< Previous터널 질의 답변 58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 현재 시공 중인 공사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시공 현장 사진 첨부) 답변 : 현재 시공 중인 공사는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7공구 노반건설공사로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사업은 국토의 균형발전과 강릉~태백권 관광수요 및 경북권 관광수요 분담, 동남권~동해안권과의 연계로 환동해안축, 국가기간철도망 터널기술자 인터뷰관련 질문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사업 전체 노선도 박인희 두산건설 차장Vol. 24, No. 2 59 구축을 목적으로 매원~삼척간 15.164km 구간의 단선철도 노반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동해선 포항~삼척 구간 중 1단계인 포항~영덕 구간은 2018년 1월 개통을 완료하였으며, 영덕~삼척 구간은 전철화사 업을 반영하여 2024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포항삼척철도 17공구 구간은 전체 연장 15.164km 중 교량 6개소(동막교 외 5개소, 1.335km), 정거장 1개소(삼척정거 장), 터널 9개소(궁촌터널 외 8개소, 9.505km)로 터널의 비중이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율 96%로 교량 및 터널은 구조물 공사를 완료하였으며 삼척정거장 구간의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7공구 노반건설공사 조감도 터널 9개소 중 장대터널은 궁촌터널, 광태 제2터널, 맹방 제2터널로 궁촌터널은 총 연장 2.315km로 시· 종점부 국도7 호선 하부 통과 및 토피고가 낮아 비개착공법인 UPRS 공법을 적용하였으며 그 외의 구간은 NATM공법을 적용하였습 니다. 궁촌터널 종점 비개착공법(UPRS)궁촌터널 시점 갱구 가시설 및 굴착 궁촌터널 작업 공정 사진60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궁촌터널 방수공사궁촌터널 라이닝 완료 궁촌터널 작업 공정 사진(계속) 광태 제2터널은 총 연장 2.33km로 종점부의 교가마을을 제외하면 민가와 많이 떨어져 있는 산악지에 위치해 NATM 공 법으로 굴착을 완료하였습니다. 광태 제2터널 시점 가시설 및 굴착광태 제2터널 굴착 광태 제2터널 라이닝 및 보조도상광태 제2터널 라이닝 시공완료 광태 제2터널 작업 공정 사진Vol. 24, No. 2 61 맹방 제2터널은 총 연장 3.125km로 공용중인 국도7호선 한치터널 하부통과 및 굴착 및 라이닝, 바닥 보조도상 공사를 완료하고 후속 분야인 궤도분야에 인계하여 궤도 부설 중에 있습니다. 맹방 제2터널 시점 가시설 및 굴착맹방 제2터널 굴착 맹방 제2터널 방수 및 배수공동구광태 제2터널 라이닝 시공완료 맹방 제2터널 작업 공정 사진 ○ 지금까지 다양한 터널 현장에 계셨는데, 기억에 남는 현장이 있다면 어떤 현장이었으며 이유는 무엇인 가요? 답변 : 모든 현장에 터널이 있었지만 두 번째 현장이었던 경부고속철도 14-1공구 현장의 금정터널이 기억에 남습니다. 개통당 시 국내 최장 철도 터널로 20.323km 구간을 3개 공구가 분할하여 시공을 완료하였습니다. 최장 터널이라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금정터널 구간은 동래단층대가 위치하고 있어 예측할 수 없는 터널 붕락이 빈번히 발생하였으며 그 중 14-1 공구 구간은 3차에 걸쳐 대규모 붕락이 발생하여 터널학회를 포함한 4곳의 용역사가 안정성 검토 및 보강방안을 수립 하고 보강 공사를 시행하였습니다. 또한 공사 중 초장대터널의 특징 상 환기가 잘 되지 않는데 설상가상으로 14-2공구 구간의 붕락 발생으로 최악의 환기 상태로 작업효율이 현저히 떨어져 원활한 공정추진이 불가능 하였으며 이를 만회하 기 위해 원도급사 직원을 포함한 현장의 전 직원이 투입되어 돌관공사를 시행함으로써 후속분야 인수인계 및 개통공기 를 준수할 수 있었습니다.62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경부고속철도 금정터널 구간 경부속철도의 금정터널은 초장대터널 및 작업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기억에 남았다면 호남고속철도 1-3공구 구간에 위 치한 영곡터널은 다양한 공정과 공법으로 설계된 터널이어서 기억에 가장 많이 남습니다.Vol. 24, No. 2 63 영곡터널의 기본 설계는 NATM 공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터널내 건늠선 구간은 굴착 시 확폭이 필요하 여 정밀 발파가 필요하였으며 라이닝 시공시에도 라이닝폼에 힌지를 두어 확폭구간 시공 시 라이닝 폼을 확대하여 시 공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으며 저토피 구간은 Cut & Cover 공법을 적용하였습니다. 대전~당진간 하부통과 구간은 발 파 진동이나 도로 침하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대구경 심발 및 다단식 발파로 공사를 수행하였으며 종점부 의 국도32호선 하부 통과구간은 대체 우회도로의 설치가 불가능하고 지반조건이 매립층, 풍화토, 풍화암으로 불량하여 지반보강을 시행하더라도 상부 지반침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어 비개착공법을 적용하여 굴착을 완료하였습니다. 80 0 77 0 77 0 77 0 77 0 75 0 70 0 1, 00 0 99 0 75 0 780 800 1,000 780 800 800 1,000 1,000 1,000 1,000 520 750750 80 0 80 0 800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하부통과 발파패턴영곡터널 종점부 비개착 공법(DSM) 위와 같이 영곡터널 6.3km 구간에 NATM공법, 비개착굴착공법(DSM), Cut & Cover 등 다양한 공법이 존재하고 발파 진동 및 소음 저감을 위한 선대구경, 멀티 선대구경 등 다양한 발파공법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64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 지금까지 공사를 해오면서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 들이 있었나요? 답변 : 대부분의 터널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은 터널 발파에 따른 소음 및 진동으로 인한 민원이라고 생각합 니다.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민원, 소음/진동치가 기준을 초과할 경우 발파 패턴 변경 및 지발당 장약량 조절 등을 통해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터널 기술자들이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터널 및 공사장 주변에 있는 주민들은 가옥 균열 등이 모두 공사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을 하기 때문에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정지연을 우려하여 법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대부분 민원인들과 합의하여 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터널 공사를 시행하면서 또 하나의 어려운 점은 굴착 사이클을 맞추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수 허가에 대한 기준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장대터널의 경우 굴진을 하면 할수록 장비의 이동거리가 길어져 효율이 저하되고 굴착 싸이클을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장비 추가 투입 등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 2회 발파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철도 단선 터널의 경우 버력처리 시간이 굴착 사이클 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버력처리가 지연될 경우 1회 발파밖에 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협력사 및 원도급사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 터널 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답변 : 터널 굴착 작업과 구조물 작업을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굴착 작업시에는 기본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1회 굴 진장 및 장약량 준수, 보강 싸이클 준수 등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고 그 다음 작업장 투입 시 눈으로 한 번 더 확 인하는 것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한된 발파 횟수와 시간으로 인해 과굴착을 할 가능 성이 높으며 주간에는 굴진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락볼트, 숏크리트 타설 등은 야간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관리 감독자가 상주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 및 현장 관리자가 항상 설계 기준을 준수하여 시공을 하여야 하며 근로자들은 작업장 투입 시 상부, 측벽 등 항시 눈으로 한 번 확인을 하고 작업 투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가 장 기본적으로 계측을 통한 변위 발생 여부를 매일 확인하여 터널의 안전성을 확인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조물 작업시에는 대부분 장비 작업과 근로자의 작업이 병행되어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근 로자의 안전한 작업공간 및 통행로 확보, 장비의 주행로 확보, 상부 작업 시 하부 통제 등 작업공간에 대한 안전 확보 와 근로자의 안전의식 제고가 필요합니다. 과거 현장에서도 장비의 이동 중 근로자 협착으로 인한 사고, 상부 철근 작 업 시 근로자가 하부에서 휴식을 취하다 철근이 낙하하여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구조물 작업시 에는 굴착시와는 다르게 기술적인 안전사고가 아니라 인재형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안전교육 및 시설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ol. 24, No. 2 65 ○ 우리나라 터널 공사가 NATM공법으로 시공이 되고 있는데 그 외 공법 시공(TBM, Shield 등) 경험이 있으신지, 있으시면 장단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 TBM, Shield 등 직접적인 기계굴착은 아니지만 DSM공법과 UPRS공법을 적용하여 터널 굴착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두 공법 모두 기계식 굴착 방식인 Shield터널의 적용이 어려운 구간에 주변 지반 변형을 극소화 하여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는 공법인데 DSM공법은 Shield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어서 한 장씩 추진하는 방법으로 대형 단면인 경우 단면을 분할하여 굴진한다는 개념으로 Divided Shield Method라 합니다. UPRS 공법은 강관을 중첩되게 묶음 또는 강관과 강 관 사이를 곡선인 철판 부재로 연결한 강관다발 구조체를 제작하며, 강관다발 구조체를 압입하고 내부를 굴착하는 공 법입니다. 두 공법의 특징은 우선 지하구조물 축조 시 기존의 개착식 공법에서 발생되는 공사장 주변의 소음, 분진 등으로 인한 공해와 교통장애로 인한 보행자 및 차량의 불편사항, 민원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굴착을 위한 가설 구조물을 본 구조물로도 이용이 가능하고 기계화 시공도 가능하여 공기단축 및 공사비가 절감된다는 공통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DSM공법은 굴착 시 작업공간 및 조건이 NATM 터널과 동등하여 단계별 시공에 의한 다양한 추가보강 및 기계굴착, 발 파공법 적용이 가능하므로 지반변화 대응성이 우수하여 토사-연암 지반에 적용이 가능하나 단계별 시공에 따른 공정 및 품질관리가 다소 복잡한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UPRS공법은 콘크리트가 채워진 강관의 아치형 구조로 안정성이 우수하나 작업공간 협소에 따른 시공성 취약 및 품질 관리가 복잡하고 별도의 반력벽이 필요하며 지반변화 대응성이 취약하고 풍화암 이상의 경우 시공성이 저하되어 토사- 풍화암 지반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무와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답변 :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일차방정식이라고 하면 실무는 매개변수 방정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터널의 경 우 다양한 매개변수가 존재하는데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물인 x와 y는 같지만 매개변수로 인하여 목적물에 도달 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터널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변수는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구조물이나 마찬가지겠 지만 터널에서는 특히 용수 발생 유무에 따라 용수 처리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도 있고, 락볼트 시멘트 밀크나 숏크리트 의 배합비, 팽창제, 급결제 사용량 등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무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즉시, 즉각적 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차이점이 또 있습니다. 스스로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한 상급자나 단위 공종의 기술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합니다.66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 현장에 있으면서 지하공간터널학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답변 : 학회에 소속되어 있거나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학회에서 발행하는 간행물이나 기술정보를 최전방 전선인 현장 에서는 습득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술이 보급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경험사례를 취합하여 보급하는 중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가 적격이라고 생각합 니다. 현장 터널 기술자들의 다양한 기술정보와 경험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시추조사 결과 및 지하 구조물 등에 대한 지질도, 지하공간 통합지도 등을 활용하여 최적 의 설계 및 시공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기술자문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고, 터널 발파에 따른 문제점 및 민원이 많으므 로 터널 시공장비의 개량, 개발 등의 연구 개발에 더욱 힘써 사용자와 시공자 모두 안전한 터널을 구축하는데 앞장 서 주시기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터널분야의 미래전망과 후배 터널 기술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 우리나라의 대부분은 산악지형으로 차량 및 열차의 고속화에 따른 직선화된 선형으로 교량 및 터널이 필수 요소로 수 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미 국가의 교통망 정책에 따라 대부분의 노선이 완공된 시점에서 신규 노선이 발생할 경우 지하로 더 깊게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사를 보아도 이는 충분히 알 수 있 는 상황입니다. GTX 노선의 경우 지하 40~50m, 영동대로 개발 지하 50m, 동부간선 및 서부간선 지하화의 경우 지하 40~60m 터널로 시행이 됩니다. 지상이 포화된 상태에서 늘어나는 교통량 소화 및 고속화를 위해서는 대심도 터널만 이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터널분야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터널분야라고 해서 단순히 터 널을 굴착하고 시공하는 개념만 있는 것이 아니라 Smart Tunnel,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하이퍼루프 등 첨단 기 술이 접목된 터널의 구축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터널 기술자뿐 아니라 공학도인 우리 기술자들은 최적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발휘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 니다. 학창시설 담당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물이 흘러가는 수로를 만든다고 했을 때 초등학생도 수로를 설 계하고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공학자는 유량, 단면 등을 검토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가진 구조물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후배 기술자들은 단순히 전문지식의 함양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수에 따른 경 제성을 고려한 최적의 공법을 선정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 및 경험을 사전에 습득하여 익힐 수 있 다면 진정한 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기사는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Vol. 24, No. 2 67 숨겨진 세계, 로마의 지하공간 로마의 지반은 처음 도시가 세워졌던 BC9세기보다 약 15m 위로 올라와 있다. 테베레강이 범람 할 때마다 기존 도로와 건축물 위에 흙을 채우다 보니 도시 전체가 이렇게 높아진 것이다. 이는 3천 년간 지어진 도시가 지표면 아래 고스란히 숨겨져 있음을 뜻한다. 테베레강과 로마의 싸움 로마에는 두 개의 도시가 있다. 지금 사람이 사는 도시 그리고 또 하나는 3천 년간 살아온 고대도시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도시가 지표면을 경계로 상·하부 공간을 점하고 있다. 지상의 로마,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오래전에 지 어진 건물에서 밥을 먹거나 미사를 드리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들이 사는 건물은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지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집기와 가구들은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 건물은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현재의 건물이다. 지표면 아래에 또 하나의 도시가 있다. 여기에도 많은 건물이 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 의 삶을 받쳐주기 위한 목욕탕 공중화장실 가로 시설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과거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하던 집 기와 가구, 그들이 쓰다가 버린 물건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살던 사람들이 아직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보통 도시에서는 낡은 건물은 헐어내고 그곳에 다시 새 집을 짓는다. 돌이 중요한 건축 자재였던 때라 건물을 다시 지을 때는 쓸만한 돌은 모두 골라 놓았다가 다시 사용했다. 길이나 수로를 다시 놓 을 때도 마찬가지다. 거둬내었던 자재는 대부분 다시 사용되었다. 그러나 로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냥 살던 도시 에 흙을 채워 모두 묻어 버리고 그 위에 새로운 도로와 건물을 만든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들어오는 물자로 늘 풍족 숨겨진 세계, 로마의 지하공간 김재성 (주)동명기술공단 부사장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