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350∙Kim, Ji-un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맞지만 완전히 동일한 대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자연어의 연접어와 이접어의 가장 큰 특징은 이들이 범주 제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위에서 밝혔듯이, 논리적 운용자로서의 연접과 이접은 명제만을 연결하는 데 반해, 자연어의 연접어와 이접어는 명제 의미를 갖는 문장단위 만이 아니라 그 보다 더 작은 문장을 이루는 구성소들도 연결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보는 이유는 표면적인 구조 때문은 아니다. 초기의 변형 문법적 접근에서는 아래 (1)의 예문에서 연결어가 연결하는 것이 각각 문장들이며 단지 표면적으로 명사구, 동사구 등을 연결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환원주의적(reductionist) 입장을 취했다.(1)a.Mary and John were smiling in the picture. (=Mary was smiling in the picture and John was smiling in the picture.)b.Mary visited John and went to a movie. (=Mary visited John and she went to a movie.) c.John or Mary visited grandmother. (=John visited grandmother or Mary visited grandmother.)하지만 아래 (2)의 예제에서의 연접과 이접 연결구들은 단순히 문장 단위들의 연결이 생략을 통해 축소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a.Mary and John met on the street. (≠Mary met on the street and John met on the street.)b.Everyone was singing or dancing. (≠Everyone was singing or everyone was dancing.) 진리치를 갖는 의미 단위가 아닌 다른 의미 단위를 연결할 때 연접과 이접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답은 이들이 각각 만남(meet)과 이음(join) 운용자의 기능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 연결어로 연결되는 언어의 구성소 단위들이 모두 불대수적 격자구조 (boolean algebraic lattice structure)를 이룬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운용자로서의 쓰임은 순수한 집합 이론에서는 교집합과 합집합의 기능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이러한 접근에서 논란의 소지를 가진 문제들은 명사구들의 연결에서 나타난다. 첫째, 연접어와 이접어들이 만남과 이음의 운용자 기능을 한다고 볼 때, 이 운용자가 기능할 수 있는 의미 타입은 불대수 격자를 이룰 수 있는 타입들이어야 한다. 이는 개별 개체 타입(individual entity type)의 의미를 가지는 것들은 격자구조를 이루지 못함으로서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통 개체 타입으로 여겨지는 ‘민수’나 ‘John’과 같은 고유 명사들의 경우 어떻게 운용자의 적용을 받는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보통 명사구들의 이러한 문제는 Partee and Rooth (1983), Partee (1987) 등에서 다룬 유형 변환(type shifting)을 통해 쉽게 해결된다 하더라도 고유 명사의 연접 연결이 특정 유형의 서술어와 결합할 때 만남 운용자의 의미보다는 오히려 이음 운용자의 의미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는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위 (2a) 예문의 ‘Mary and John’은 그 연결어 ‘and’가 ‘Mary met’과 ‘John met’이라는 두 명제를 연결하는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and’는 ‘Mary’와 ‘John’을 연결하고 있는데, 이는 두 개체들의 합의 의미로 여겨지고 합은 만남이나 교집합이 아닌 이음이나 합집합의 의미이기에 이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Hoeksma 1983, 1988; Krifka 1990; Winter et al., 2001). 특히 이것은 연결어구에 관한 의미론의 측면에서 나아가 복수성(plurality)과 집합성(collectivity)에 관한 연구로 이어진다. 이와 같이, 영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 명사구의 연접의 의미가 복수 개체를 형성함으로써 복수성과 연결되는 경우에 불대수적으로 분석해야 할지의 여부에 대해 흥미로운 논의들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명사구의 이접 연결에 대해서는 불Algebraic Properties of Conjunctive and Disjunctive DP Co-ordinations∙351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대수적으로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John’이나 ‘Mary’같은 고유 명사를 연결하는 기본적인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의미가 형성된다고 여겨진다.(3)a.John or Mary sings.b.〚John〛= λP<e,t>. P(John), 〚Mary〛= λP<e,t>. P(Mary), 〚sing〛= λxe.sing(x)c.〚John or Mary〛= λP<e,t>. P(j') ⊔λP<e,t>. P(m')d.〚John or Mary sing〛= [λP<e,t>. P(j') ⊔λP<e,t>. P(m')] (λxe.sing(x)) = sing (j') ∨ sing(m') Keenan and Faltz (1985)를 비롯한 많은 연구들은 이접 연결어로 연결된 명사구를 양화사구(quantifier phrase)로 본다. 고유 명사들이 소위 몬태규 상승(Montague Raising)이라 불리는 유형 변환의 상승 과정을 통해 양화사의 기능을 하는 것이 이 경우에만 특별히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구조들에서도 관찰됨을 고려할 때, 위 (3)의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John’과 ‘Mary’를 각각 이들을 포함하는 집합들의 집합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개체로서의 ‘John’의 의미 (위에서 ‘j’로 표현)는 격자 구조를 이루지 않아 이음 연산자가 작용할 수 없는데 반해 집합들의 집합 구조는 완벽한 격자 구조를 이룸으로써 이음 연산자가 작용하여 두 집합들의 합집합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게끔 한다. 여기에 서술어 sing의 의미인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집합이 이 합집합에 속하는 지의 여부에 따라 이 문장의 진리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렇듯 명사구의 연접 연결어구가 복수성의 형성과 서술어의 집합성 등과 연관되어 연결의 불대수적 접근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는 등 여러 문제들을 만드는 데 반해 이접어의 연결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불대수적 접근 범위 내에서 그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에 문제들이 제기되지 않았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어의 명사구 이접연결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이러한 불대수적 접근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지를 논의하려 한다. 한국어 명사구의 이접 연결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4)a.Q:직원들이 월급은 얼마정도 받나요? A:(3년차인) 아영이나 미나는 3000불정도 받아요.b.우리 반에서는 민수나 철수가 수학을 잘 하는 편이지요.(5)a.미나와 철수는 어제 드라이브를 갔거나 영화를 보러 갔어.b.아버지는 등산을 좋아하거나 낚시를 좋아하셨어.(윤재학 2000)(4)의 예문들은 명사구들을 이접어로 연결한 문장들이고 (5)의 예문들은 동사구들을 연결한 것이다. 윤재학 (2000)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한국어에서 명사구의 이접 연결이 보이는 특이점이 있다. 이들은 이접 연결어 ‘-(이)나’로 연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접 연결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a)의 대답 문장은 아영이도 3000불 받고 미나도 3000불을 받는다는 의미이지 아영이와 미나 둘 중 한 명만이 3000불을 받는 다는 의미로는 해석되지 않는다. (4b)의 문장도 마찬가지로 민수와 철수 모두 수학을 잘 하는 편이라는 의미이고 주어진 문장에서 ‘-(이)나’ 대신에 ‘민수와 철수’의 연접 연결어구로 바꾸어도 의미에 변화가 없다.이렇듯 한국어 명사 이접연결어구의 특징은 제한된 환경에서만이 아니라 상당히 일반적으로 연접어와 호환될 수 있다352∙Kim, Ji-un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호환성은 (5)에서 나타나듯이 명사구 외의 다른 범주의 연결어구들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본 논문은 이러한 현상을 연접어와 이접어의 불대수적 접근법에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 2장에서는 불대수적 접근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명사구 연접구들에 대해 비불대수적 접근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Winter, 2001). 본 논문의 관심이 명사구의 연접연결이 아닌 이접연결에 있음에도 연접구를 주로 다룬 Winter(2001)의 2장을 살펴보는 것은 여기서 다루는 복수 명사구와 서술어의 집합성에 관한 논의가 이접구의 의미와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대수적 접근법 내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살펴보며 동일한 맥락에서 ‘-(이)나’ 연결구가 어떻게 연접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존 연접구와 달리 오직 분산적 서술 의미만을 갖는지를 3장에서 논의할 것이다. 4장에서는 명사구의 연접 의미에 대한 윤재학(2000)과 류병율(2013)의 입장과 본고의 입장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5장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정리하며 남은 문제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논문을 마무리 한다.2. 불대수적 접근법에서의 명사구 연접구의 의미자연언어에서 연결어들은 다양한 종류의 어구들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연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 연결되는 어구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불대수적 성질 때문이다: ‘t’로 끝나는 타입을 가진 모든 범주는 집합으로 표현될 수 있고 집합들은 서로 간의 포함 관계를 갖기 때문에 모든 집합 관계는 불대수적 격자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t>로 끝나지 않고 자기 자신이 본질적인 유형을 구성하는 개체 타입, <e> 타입의 개체이다. 예를 들어, 위 (2a)의 예문과 같이, ‘Mary와 John이 만났다’는 문장의 의미가 구성되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Mary와 John’에서 ‘Mary’가 Mary(m')라는 개체를 의미하고 ‘John’이 John(j')이라는 개체를 의미한다면 이 m'과 j'이 만남 운용자에 어떻게 적용이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두 가지 대답이 있다. 하나는 이 개체의 연결의 경우에 있어서만 한정적으로 만남 운용자로서의 연결구 기능에 예외를 두는 것이다. 이것이 Hoeksma(1983, 1988), Krifka (1990), Lasersohn(1995), Schwarzschild(1996) 등이 취한 입장이다. 이들은 이 개체들의 연접에 의한 연결이 복수 명사구를 생성한다는 데 주목하고 어떻게 복수성이 형성되는가를 밝히고자 하였다. 여기서 또 연결어구의 정확한 기능을 두고 두 가지 분석으로 나뉘는데 한 쪽에서는 ‘and’를 집합 형성자(set formator)로 보고 ‘Mary’와 ‘John’을 ‘and’가 연결할 때, ‘and’는 이 두 개체를 묶어 하나의 집합을 형성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 이에 의하면, 복수 개체 의미인 {m', j'}이 형성된다. 이러한 접근은 Hoeksma(1988), Krfika(1990) 등이 취한 입장이다. 사건의미론(event semantics)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Lasersohn (1995)도 기본적으로 같은 입장이다. 이에 반해, Schwarzschild(1996)는 <e>타입 개체에 대한 ‘and’는 교집합이 아닌 합집합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각 개체가 그 개체만을 원소로 갖는 단일 원소 집합(singleton set)을 형성하고 이 둘에 합집합의 기능을 가하면 역시 위와 같은 {m', j'}의 의미가 형성되고 이는 복수의 개체를 의미한다. 두 개체의 합을 의미할 때는 이러한 두 접근 사이에 차이가 없다.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은 세 개 이상의 개체가 있어 이들 사이의 결합이 두 번 이상 발생할 때이다. 이 때 집합 형성자로서의 연접어는 집합의 집합을 형성하게 될 것이고 합집합의 기능을 가졌다고 분석되는 연접어는 단순히 원소의 수가 늘어난 집합을 가질 것이다. 이 둘 중 어느 접근법이 복수성의 개념을 더 잘 설명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90년대에 많은 학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킨 주제 중 한가지였지만 본 논문에서는 이것이 중심은 아니기에 둘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한지를 가리는 것은 유보시켜 두도록 하겠다. 다만, 두 접근 모두 다 기존 다른 범주에 적용되었던 이음기능, 혹은 교집합으로서의 연접어의 기능이 개체에 적용될 때는 예외적으로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도록 하자.Algebraic Properties of Conjunctive and Disjunctive DP Co-ordinations∙353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복수의 개체가 <e,t>타입의 집합을 형성하는 것이라면 이것이 <e,t>타입의 서술어와 결합하고자 할 때 유형불일치(type mismatch)가 나타난다. 특히 집합성을 형성하는 서술어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P(X)의 형태를 갖고 P는 집합 서술어라고 본다.1) 이러한 집합 서술어 P들은 일반 서술어가 <e,t>유형을 가지는 것과 달리 <<e,t>t> 유형을 갖는다고 본다(Bennett 1974; Scha et al., 1981). 이러한 유형 차이는 다음 Bennett의 유형 표를 참고하자.표1. Extensional bennett typingSingular/DistributivePluarl/CollectiveIndividual <e><e,t>Predicate <e,t><<e,t>t>Quantifier <<e,t>t><<<e,t>t>t>위의 표에 따르면 개체의 복수형에 관해 학자들이 확립한 {m', j'}의 의미가 만나다 (meet'<<e,t>t>)는 집합성 서술어와 만났을 때, 그 서술어의 <e,t> 타입의 논항으로 결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접 연결어의 기능에 대한 일반성만 포기한다면, 비불대수적 방법으로 {m', j'}를 도출해내는 것이 불대수적 방법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 이에 대해, Winter(2001)는 ‘and’의 기능을 교집합 형성으로 둠으로써 일반성을 유지하고 오히려 개체 타입의 명사구들을 유형 변환을 통해 다른 유형으로 변환시킬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의 핵심은 격자 구조에서의 주 거름망 성질(principal filter property)을 이해하는 것이다. Winter(2001) 분석의 결과에서 교집합 형성을 통해 형성된 복수형 의미가 결국 위의 비불대수적 접근의 주장과 맞닿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Winter(2001)는 ‘Mary’와 ‘John’이 각각 m'과 j'라는 개체가 아닌 도입에서 설명한 λP. P(m')와 λP. P(j')라고 보았다. 이러한 몬태규 상승이라는 타입 변환 과정은 다른 구조 분석들(예를 들어, 양화사와 고유 명사의 연접 등)에도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이런 유형 변환을 통해 이 고유 명사구들이 양화사의 의미를 갖는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격자 구조를 형성하게 되어 원래 고유한 연접연결어의 기능인 교집합을 형성할 수 있는 바탕을 이루게 된다. 아래는 이러한 의미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6)Context: E = {John, Mary, Sue, Bill}a.〚John〛 = {{j'}, {j', m'}, {j', s'}, {j', b'}, {j', m', s'}, {j', m', b'}, {j', s', b'}, {j', m', s', b'}}〚Mary〛= {{m'}, {j', m'}, {m', s'}, {m', b'}, {j', m', s'}, {j', m', b'}, {m', s', b'}, {j', m', s', b'}}b.〚John and Mary〛 = {{j', m'}, {j', m', s'}, {j', m', b'}, {j', m', s', b'}}c.{A: m'∈A} ∩ {A: j'∈A} = {A: {m'}∪{j'}⊆A}위 (6b)와 (6c)에 잘 드러나듯이 원래 비불대수적 접근에서 주장했던 {m'}∪{j'}의 의미가 불대수적으로 구성한 의미에, Winter(2001)의 표현에 의하면, “숨어” 있는 것이다. 편의상 이 세계의 가능 개체들을 위 E집합의 네 명으로 설정하1) 집합 서술어가 아닌 분산 서술어라면 일반 서술어 <e,t>유형을 갖고 각각의 개체에 분산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이 문장 단위로 볼 수 없는 집합 서술어들에 한정되기 때문에 이러한 복수성과 집합서술어에서의 유형불일치 차이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354∙Kim, Ji-un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고, (6b)에서 나열된 집합의 구성 요소들을 보면 E의 멱집합(℘(E))에서 거름망(filter)을 이루고 있고 거름망 중에서도 (7)의 정의에 따르자면, {m', j'}에 의해 생성되는 주 거름망(principal filter)를 이루고 있다.2) 이 주 거름망의 생성자에 해당하는 것이 비불대수적 접근에서 주장하는 연접구의 의미에 해당한다. 이에 기초해, Winter는 주거름망 성질(the Principal Filter Property, PFP)을 제안한다.(7)주거름망Let A be a boolean algebra and x∈A. The principal filter generated by x is the set {y∈A: x≤y}, which is denoted by Fx.(8)주거름망 자질Let A be a boolean algebra and x, y ∈A. Then Fx ∩ Fy = Fx∨y.(6b)에 나타난 집합은 모두 x∨y, 즉 {j'}∨{m'}에 해당하는 {j', m'}으로부터 생성되는 주 거름망 집합이다. 이 결과만 보았을 때, 굳이 개체 타입의 명사구에 대해서만 'and'라는 연접 연결어가 합집합의 역할을 한다는 예외적 기능을 두는 것 보다 유연한 유형 변환을 통해 고유 명사를 양화사로 취급함으로써 연접어의 일관된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옳은 접근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러한 <<e,t>t> 타입의 연결어구가 집합적 의미를 갖는 서술어, 예를 들어, meet<<e,t>t>’같은 서술어와 결합하려면 유형 불일치의 문제가 남는다. Winter(2001)의 주요한 기여 중 하나는 이 유형 불일치의 문제를 유형 변환으로 해결함에 있어 단순히 이 불일치 문제만을 위한 규정적 법칙을 고안해낸 것이 아니라, 타당한 논리적 흐름 속에서 설득력을 갖는 유형 변환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Winter(2001)를 참고하되, 여기서는 우리의 논의와 관련된 부분만을 간단히 논의하고자 한다. 위에서 우리가 두 개체의 합의 의미로 이끌어낸 의미는 두 개체만을 원소로 하는 집합으로부터 생성된 주 거름망의 집합이었다. 여기서 다른 원소는 우리 논의 밖이기 때문에 실질적 의미는 이 주 거름망의 생성자인 {j', m'}이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직관이고 이러한 직관을 Winter(2001)에서는 최소 분류(Minimum Sort)라는 단계로 형식화 시킨다.(9)최소 분류min(τt)(τt) =def λQτt.λAτ.Q(A) ∧∀B∈Q[B⊑A → B = A] 위의 최소 분류 과정을 거친 (6b)의 의미는 {{m', j'}}가 된다. 일단 이렇게 우리의 직관에 들어맞는 개체의 복수 의미가 형성이 되면 Partee(1987)의 유형 변환 과정 중 하나인 존재양화 상승(Existential Raising)이 이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본다.2) 거름망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다음은 Winter(2001)에서 원문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Let A be a boolean algebra and let F be a non-empty subset of A. F is called a filter of A iff the following hold:1. For all x, y∈F: x∧y∈F.2. For all x∈F, y∈A: if x≤y then y∈F.Algebraic Properties of Conjunctive and Disjunctive DP Co-ordinations∙355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10)존재양화 상승E(τt)((τt)t) =def λAτt.λPτt.∃Xτ[A(X) ∧ P(X)] ‘John and Mary’의 의미인 {{j', m'}}와 집합동사 ‘meet’가 만날 때 둘 다 <<e,t>t> 유형이기 때문에 두 집합의 집합에 공통적으로 속하는 집합이 하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개체 타입 명사구 연접구에 대해 (9)의 최소 분류 과정과 (10)의 존재양화 상응 과정을 차례로 적용하는 것이 집합적 상승 (Collective Raising)의 과정이다. 이로써, 명사구와 서술어구가 분산성과 집합성에 따라 유형이 상이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명사구의 연접 연결어구가 불대수적으로 설명되고 집합적 서술어와의 결합도 자연스럽게 설명됨을 보였다. 이에 따르면, 집합적 상승을 적용시키지 않을 때는 위의 {{j', m'}}라는 의미가 <e,t>타입의 분산 서술어와 자연스럽게 결합함을 알 수 있다. 이제 연접 연결어구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답이 나왔다. 그리고 명사구를 연결하는 영어의 ‘or’에 관해서는 이미 도입부에서 보았듯이 양화사의 연결로 볼 때 문제가 없었다. 남은 문제는 한국어 ‘-(이)나’ 연결어구가 연접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3. 연접적 의미의 ‘-(이)나’ 연결어구이번 장에서 우리는 ‘-(이)나’가 명사구를 연결할 때 도출되는 연접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위 (4)의 예문들에서 보았듯이 ‘아영이나 미나는’은 ‘3000불 정도 받는다’는 서술어에 둘 다 각각 적용을 받는다. ‘-(이)나’가 영어의 ‘or’과 동일한 이접어라면 ‘다’라는 부사어와 공기할 수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나’는 ‘다’라는 부사어와 자연스럽게 공기한다.(11)a.아영이나 미나 (둘) 다 3000불 정도 받아요.b.민수나 철수 (둘) 다 수학을 잘 하는 편이지요.이는 일반적으로 영어나 타 많은 언어의 이접어들이 배타적 이접의 의미를 갖는 것과는 상반된다. 앞선 2장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나’구의 불대수적 의미를 생각해보도록 하자.3.1 ‘-(이)나’ 구의 불대수적 의미위 1장 도입부에서 보았듯이 이접구는 연접구와 달리 각 연결어구를 개체 타입, <e>로 볼 때, 그 이접구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 구를 양화사로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이렇게 각 구를 양화사로 취급하여 의미를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 각 명제 의미를 이접어로 연결한 것과 동일한 의미가 구성됨을 확인했다 (위 (3)번 참조). 우리는 2장에서 연접구의 의미를 파악함에 있어 주 거름망 속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이 속성이 이접구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살펴보도록 하자.(12)Context: E = {John, Mary, Sue, Bill}a.〚John〛 = {{j'}, {j', m'}, {j', s'}, {j', b'}, {j', m', s'}, {j', m', b'}, {j', s', b'}, {j', m', s', b'}}356∙Kim, Ji-un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Mary〛= {{m'}, {j', m'}, {m', s'}, {m', b'}, {j', m', s'}, {j', m', b'}, {m', s', b'}, {j', m', s', b'}} b.〚John or Mary〛 = {{j'}, {j', m'}, {j', s'}, {j', b'}, {m', s'}, {m', b'}, {j', m', s'}, {j', m', b'}, {j', s', b'}, {m', s', b'}, {j', m', s', b'}}c.{A: m'∈A} ∪ {A: j'∈A} = {{j'}↑, {m'}↑}3)위 (12)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6)의 연접구에서 발견된 것과 달리 여기서는 주 거름망을 생성하는 집합이 단일 집합이 아니라 두 개의 복수의 집합임을 알 수 있다. 즉, (9)의 최소 분류 과정을 적용시킬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최소 분류를 적용시키지는 못하지만 화용적 장치인 보수적 대체 원소 분류라는 분류 과정이 있다고 제안한다.(13)보수적 대체 원소 분류개체 타입 명사가 양화사로 다루어질 때, 그 의미는 발화에서 명시적으로 언급된 (혹은 문맥상 뚜렷한 (salient)) 개체들만을 집합 형성의 대상으로 한다.(13)이 의미하는 바는 이접 연결어가 연결 대상으로 삼는 집합들이 John의 개체가 포함된 문맥상 가능한 모든 집합일 필요 없이 화자가 언급한, 혹은 문맥 상 아주 뚜렷한, 원소들이 형성하는 집합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즉, 위 (12)에서 ‘John’이라는 양화사 의미를 생각할 때 모든 개체의 집합 E를 대상으로 하여 구성하는 것이 의미적으로 맞지만, 화용적으로 화자가 언급한 개체들 이외에 다른 가능한 개체들을 서술어와 결합함에 있어 고려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주장하는 ‘John이나 Mary’의 의미는 (13)의 제안에 따르면 (12b)가 아니라 {{j'}, {m'}, {j',m'}}이 될 것이다. 연접 어구의 의미를 다룸에 있어서 이 (13)의 과정이 동일하게 포함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이접 어구에서 이러한 과정이 포함되어 의미가 형성된다면 연접 어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연접 어구의 경우는 최소 분류의 과정에 이미 이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즉, 최소 분류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발화에서 언급되고 우리가 대상으로 삼는 개체들을 제외한 “우리의 관심 밖”의 개체들을 솎아내는 기능까지 함께 하는 것이다. 이렇게 명사구 이접구의 의미가 형성된 상태에서 이것이 서술어와 결합했을 때 형성되는 명제 의미는 두 가지가 가능하다.(14)〚John이나 Mary는 떠났다〛= 1 iff P={x: x leave} & P ∈ {{j'}, {m'}, {j'. m'}}4)a.화자는 ‘떠났다’는 서술어가 정확히 어떤 개체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 다만 주어진 여러 개체들, 여기서는 John, Mary, Sue 와 Bill 중에서 John이 떠났을 수 있고, Mary가 떠났을 수 있고 혹은 둘 다 떠났을 수 있는 가능성, 이 세 가지 집합들 중 하나로 ‘떠났다’는 서술어가 구성된다는 사실만을 안다.b.화자는 ‘떠났다’는 서술어를 {{j'}, {m'}, {j'. m'}} 이 세 집합에 다 적용시켰을 때 가능한 가장 강력한 의미(strongest meaning)라고 생각한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명제 의미가 형성되었을 때 세 번째 명제는 첫 번째 3) ‘{j'}↑’의 의미는 {j'}로부터 생성되는 주 거름망을 의미한다.4)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과거형 시제를 사용했으나 본 의미를 전달함에 있어 시제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므로 형식화할 때 시제에 관한 부분은 생략하였다.Algebraic Properties of Conjunctive and Disjunctive DP Co-ordinations∙357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명제와 두 번째 명제를 함의 한다:{{j'}}(P), {{m'}}(P), {{j'. m'}}(P). 따라서 가능하다면 가장 강력한 세 번째 명제 의미가 (14) 문장의 의미이다.(14)와 같이 두 명제 의미를 상정할 때 즉시 생기는 의문은 왜 영어 및 많은 언어들의 이접연결어구들은 (14b)의 의미가 아닌 (14a)의 의미만을 취하는가라는 것과 (14b)의 의미를 이접어의 의미로 상정했을 때 연접구와 동일한 의미인데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가라는 것이다. 사실 두 번째 질문대로 이접 의미를 (14b)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연접구와의 중의성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연접어를 이접어의 척도 상응어로 보고 이접어를 사용하는 것이 연접의 의미를 배제한다는 화용적 척도 함축을 생성해내어 (14b)의 의미를 배제시키는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 앞서 우리가 2장에서 연접어의 의미에 대해 논의한 이유가 여기서 명시적으로 드러난다. 우리가 논의한 바에 따르면, 자연어의 연접어와 이접어가 단순히 어휘적 실현형(lexical representation)에 따라 이분법적 척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복잡한 의미상 척도를 구성한다고 가정해보자. 언어의 매개 변수가 단순히 복수성을 형성하는 연접의 의미가 아닌 집합성의 변인까지 고려한 척도 설정을 택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어휘적으로는 두 가지 실현형, ‘-(이)나’와 ‘-와/과’가 아래 세 가지 의미를 표현하지만 어휘적 구분이 아닌 의미적 구분을 하자면 이 세 의미를 다른 그룹으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표 2. John, Mary로 만들 수 있는 가능 연결어구의 의미⊔Distributive{j'}↑⊔{m'}↑= {{j'}, {m'}, {j', m'}}‘-(이)나’⊓Distributive{{j', m'}}'-와/과‘⊓CollectiveC{{j', m'}} = {{{j', m'}}} '-와/과‘ 위 표의 분류에 따르면 우리가 명사구 연접구를 사용할 때 서술어가 분산 서술어가 아니고 집합적으로도 해석가능하다면 그 연접구는 중의성을 갖게 된다 (⊓Distributive 연결어구와 ⊓Collective 연결어구 간의 중의성). 서술어가 분산적 성질을 갖는다면 ‘-(이)나’의 사용과 ‘-와/과’의 사용이 중의성을 갖게 된다 (⊔Distributive연결어구와 ⊓Distributive연결어구 간의 중의성). 그러므로 예를 들어, (4a)의 서술어 ‘3000불을 받다’와 같은 경우, ‘-와/과’를 사용해 연결한 명사구 연결어구와 결합하면 중의적 문장이 된다. 각각이 3000불씩 받았다는 의미도 가능하지만 동시에 둘이 합쳐 3000불을 받았다는 집합적 의미도 가능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이)나’ 연결어구가 명확하게 각각이 받았다는 분산적 의미를 잘 드러낸다. 따라서 ‘-(이)나’의 사용이 ‘-와/과’의 두 번째 줄의 의미({{j', m'}})를 배제하는 것만이 언어적으로 경제적인 것이 아니다. ‘-(이)나’가 연접적 의미를 유지하고 서술어가 중의적일 때 그 중의성을 해소하는 것도 한 가지 경제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한국어의 ‘-(이)나’같은 경우 이러한 것을 매개 변인으로 삼을 수 있다. 3.2 ‘-(이)나’ 구와 ‘-와/과’ 구의 서술어 결합 양상위 3.1장의 논의를 조금 더 자세히 이어가기위해 본 소절에서는 다음의 내용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나’ 구의 서술어 종류에 따른 결합 양상을 일반적으로 그것과 척도성 관계를 갖는다고 여겨지는 연접어 ‘-와/과’의 서술어의 결합 양상과 비교해 보며 ‘-(이)나’의 의미적 기능을 생각해 보도록 하자.358∙Kim, Ji-un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15)a.민수는 지금 베를린이나 뮌헨에 있어.b.#민수는 지금 베를린과 뮌헨에 있어.(16)a.정아나 미나는 웃고 있잖아.b.정아와 미나는 웃고 있잖아.(17)a.정아나 미나는 (다) 피아노를 옮겼어.b.정아와 미나는 (다) 피아노를 옮겼어.(18)a.#정아나 미나는 외나무 다리에서 딱 마주쳤어.b.정아와 미나는 외나무 다리에서 딱 마주쳤어.먼저, (15)에서 사용된 서술어 중에서 언어적 이유가 아닌 상식적(world knowledge) 이유로 복수의 명사구를 논항으로 취하는 것이 불가능한 서술어, λx. x is a place where Minsu is at the utterance moment, 와 ‘-(이)나’와 ‘-와/과’를 사용한 각 연결어구의 결합 양상을 살펴보자. x의 자리에 복수 개체가 온다면 그 문장 자체가 비문법적인 것은 아니나 명제 의미 해석 과정에서 우리의 상식에 의해 부적절한 문장으로 판명될 것이다. 따라서, 단수(singular)인 {베를린}이나 {뮌헨}을 포함하는 ⊔Distributive 연결어구 의미만이 단수인 경험자가 존재한다는 서술어와 공기할 수 있고 여기서 ‘-(이)나’는 (14a)에 상응하는 의미만을 가질 수 있다. (15)의 예문들을 통해 우리는 ⊔Distributive연결어구와 ⊓Distributive연결어구의 의미 차이를 알 수 있다. (16)의 서술어 ‘웃다’의 경우, 어휘적 의미상으로 무조건 분산성 서술어이다. 이런 서술어와 결합할 경우, ⊔Distributive 연결어구와 ⊓Distributive 연결어구는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물론 전자의 경우 둘 중에 누가 웃고 있는지 화자가 정확히 모른다는 의미도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16a)의 경우 문장 어미 ‘-잖아’로 인해 그런 의미보다는 복수형 명사구를 형성하는 연접적 의미가 더 강하다. (17)의 경우가 흥미로운데 ‘피아노를 옮기다’는 서술어는 분산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집합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서술어이다. 연접 연결어를 사용한 (17b)의 경우 이렇듯 두 가지로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17a)와 같이 ⊔Distributive를 사용할 때는 분산적 연접의 의미를 갖는다. 피아노를 옮긴 사건에 정아와 미나는 각각 참여했다는 의미이다. 개개인의 참여도를 평가한다는 서술어로 위 (17)의 서술어를 이해할 때는 피아노 하나를 옮기는 작업에 개별 참여도를 서술하는 것이고 옮기는 사건 자체로 이해한다면 두 가지 사건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요지는 ‘-(이)나’ 구가 연접적 의미로 서술어와 결합할 때는 그 서술어를 각각의 어구와 따로 결합하는 의미로만 해석이 되지 결코 그 연결어구들의 합과 연결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나’의 사용이 척도 상 배제하는 것이 어휘적 형태에 기초한 연접 어구가 아니라 집합적 상승을 한 연접 어구의 합의 의미만을 척도 어휘로 인정하고 배제한다고 볼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마지막 유형의 서술어는 어휘적으로 복수의 논항을 요구하는 (18)의 서술어이다. 쉽게 예상되듯이 (18)의 ‘마주치다’ 같은 경우 ⊔Distributive와 결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18a)는 의미적 비문이 된다.이와 같이 우리는 연결 어구의 속성에 주어지는 두 가지 변수와 서술어의 속성에 주어지는 두 가지 변수가 결합하여 (15)에서 (18)에 나타나는 네 가지 결합 양상을 살펴보았다.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15)와 (18)의 경우 중의성 없이 각각 오직 이접 연결어와 연접 연결어만이 가능한 결합 양상을 보였다. 그와 달리, (16)-(17)은 이접연결어와 연접 연결어의 Algebraic Properties of Conjunctive and Disjunctive DP Co-ordinations∙359The Journal of Studies in Language Vol. 34, No. 3, 2018분산적 의미간의 중의성과 연접 연결어의 분산적, 집합적 의미간의 중의성을 보이는 예들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어 ‘-(이)나’의 경우 화용적으로 배타적 이접 의미를 생성해 낼 필요가 없다고 일반화시키며, 그 이유가 ‘-와/과’를 어휘적으로 경쟁하는 경쟁자로 두지 않고, ‘-와/과’의 집합적 의미를 경쟁자로 둠으로써 생기는 가능성을 논의해 보았다.4. 연접적 ‘-(이)나’구에 대한 선행 연구와의 비교 분석본 장에서는 연접적 의미를 갖는 ‘-(이)나’구들에 대한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고 본고의 입장과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이에 대한 비교적 최근의 논의는 윤재학(2000)과 류병율 (2009, 2013)이 있다. 두 연구들에서 주장하는 바를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먼저 윤재학(2000)은 ‘연접적 ‘이나’’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연접의 의미로 쓰이는 용례들을 이접의 의미로 사용되는 용례들과 구분하였다. 그는 이 두 의미 간의 차이가 언뜻 보기에는 해당 서술어의 무대성/개체성에 기인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문장 전체의 총칭성에 기인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가 제시한 다음의 두 예문들의 분류를 보면 이러한 주장이 잘 뒷받침되고 있다.(19)a.젊었을 때, 아버지는 낚시나 사냥을 좋아하셨다.b.내 동생은 스페인어나 불어에 능통하다.c.할아버지께서는 시간이나 돈에 후하시다/인색하시다.d.할머니는 동생이나 나에게 친절하시다/ 관대하시다.e.조카는 우표나 그림 엽서를 수집한다/ 모은다.(20)a.김교수는 역사나 철학을 강의했다/ 가르쳤다.b.그는 어려서 지하철이나 시외버스에서 앵벌이를 했다. c.그 극장에서는 연극이나 고전 영화가 상영된다. d.아버지는 젋었을 때 통장이나 반장을 맡았다. e.삼촌은 오토바이나 트럭을 몰았다.(19)의 서술어들은 개체성 서술어들이고 (20)의 서술어들은 무대성 서술어들이다. 이 비교는 서술어의 종류와 ‘-(이)나’의 연접 의미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드러낸다. 대신 다음의 문장들을 살펴보자.(21)a.범인은 그 때 아마 사과나 배를 먹었다.b.지금 어머니나 아버지가 집에 계십니다.c.내일 전화나 팩스가 올 것입니다.위 (21)은 (19), (20)과 달리 이접적 의미를 가지고 무지의 함축(ignorance implicature)을 전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