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88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터널 방수 시공][배면그라우팅용 파이프 설치] [터널 본선 라이닝 강재거푸집 제작][터널 횡갱 라이닝 강재거푸집 제작] ○ 기억에 남는 현장이 있다면 어떤 현장이었으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 : 지금까지 주로 장대 교량 위주의 현장에서 근무하여 터널 현장경험은 전무한 상황이어서 부득히 교량 현장 경험을 적 어보고자 합니다. 여러 현장 중 가장 기억에 또렷이 남는 현장이 하나 있는데, 아마도 남한강대교를 시공하였던 음성- 충주 7공구 고속도로 현장입니다. 10여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이유는 우선 남한강대교가 한강을 가로 지르는 2.4km의 연장을 가진 장대교량이어서 토목인으로서 한강에 교량을 시공한다는 자부심이 컸고, 그 당시 우리나 라에는 시공사례가 전무했던 경간 100m의 PCT거더를 압출공법(ILM방식)으로 큰 사고없이 무재해로 완료했다는 큰 성 취감이 아직도 제 몸 안에 각인이 되어있지 않나 봅니다. Vol. 26, No. 1 89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간단히 PCT거더에 대해 설명드리면, PCT거더라 함은 Prestressed Composite Truss girder의 약 자로서 소정의 압축력이 도입된 하현재 및 강관으로 만들어진 복부재, 고성능 콘크리트인 상현재로 구성된 복합트러스 구조체로서 거더 자중은 비교적 가벼우나, 단면 강성은 강박스 거더에 못지 않아 경제적인 교량 시공이 가능합니다. [PCT거더 시공전경] ○ 지금까지 공사를 해오면서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 들이 있었나요? 답변 : 터널현장 경험이 적은 관계로 당 현장의 굴착시 힘들었던 사례를 들어보면, 첫 번째로 고속도로의 설계 특성상 높은 고도의 산지부를 관통하고 있고, 터널 시발점인 갱구부는 편경사지에 위치해 있어 편토압이 발생하며, 갱구부를 구성 하는 토질 또한 오랜 풍화로 인해 암강도가 저하되어 있어 갱외 선지보 공법과 부분 강관다단그라우팅공법을 적용하여 약 3개월 동안 갱구부 보강을 철저하게 시공한 후 본격적인 굴착(NATM)을 착수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로 터널내 심부층은 인성이 강한 극경암으로 구성되어 있어 폭약에 의한 정밀한 발파가 쉽지 않아 정확한 설계 단면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었고, 그로 인해 여굴이 많이 발생하여 기계굴착을 병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시공난90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이도 상승으로 굴착이 전반적으로 지연됨에 따라 원가적인 측면에서 현장관리가 곤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셋째로, 터널 갱문에서 약 500m 정도 이어진 저토피구간의 존재로 설계 굴착장을 최소화하며, 제어발파를 시행하였음 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터널붕락이 발생하여 굴착공기 지연(*붕락부 보강설계 3개월+붕락부 보강시공3개월)이 발생하 였습니다. 이와 같이 NATM공법의 특성상 매번 전면부 막장면 상태를 확인 후, 절리 및 용수, 풍화 정도 등을 감안하여 보강 수준을 정하여 지중을 뚫고 가는 공사이다 보니 터널 주변부 토질(특히, 터널 상부 지질층)에 대한 상시 확인이 쉽지 않아서 항상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상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터널 붕락 등에 의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 우 사회,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보니, 선진수평보링 이나 지진파 해석에 의한 지반 확인에 의한 정밀 시공이 항상 요 구됩니다. 넷째로, 터널공사에 대해 잘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터널공사에서 갱구부만 조성하면,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에 아무 런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장 실정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터널공 사 관련 다양한 민원(ex)도심지 공사에서 아파트단지 집단민원, 발파 소음/진동로 인한 축사 피해, 지하수 저하로 인한 과수원 피해 등)이 발생하며, 민원 해결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부득이 다양한 소송(피해보상소송, 공사중지가처분 등)이 제기될 수 밖에 없으며, 그로 인해 시공사는 공사 지연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 터널 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답변 : 터널 현장에서는 여러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며, 천단부 붕락, 낙석, 용출수에 의한 막장 연약화, 누전으로 인한 감 전, 부석 낙하가 있으며, 예전과 달리 요즘은 무선 인터넷을 활용하여 터널내 변위에 대한 계측값 및 작업 상황을 실시 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발주처/시공사/협력사간 실시간 소통 및 확인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막장에 서 작업하는 근로자는 경험이 풍부한 자로 최대한 배치하고, 안전장비 착용에 소홀하거나 안전의식이 부족한 자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여 위험 작업에서 배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근로자의 안전은 자기 자신이 지켜야 하며, 안전하지 않은 작업환경에서는 작업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발주처나 원도급사로 하여금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겠금 요구해야 하며, 관철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공사 당사자 상호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말 로 귀결되겠습니다 ○ 우리나라 터널 공사가 NATM공법으로 시공이 되고 있는데 그 외 공법 시공(TBM, Shield 등) 경험이 있으신지, 있으시면 장단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 기계굴착공법(TBM)의 경우 대형 원형 보링기계를 사용하여 굴착을 진행하므로 소음 및 진동이 적어 주변 지장물에 변 형이 적게 발생하며, 대형굴착기계로 전 공정을 소화함에 따라 근로자 재해 위험도를 낮춰 작업 안정성이 높습니다. 다 만, 장비비와 유지보수 비용이 고가여서 주로 도심지 공사에 사용되며, 단층파쇄대 및 팽창성지반, 연약지반, 다량의 용수가 있는 지반에서는 즉각적인 대응이 곤란합니다. 그에 비해 NATM공법은 실시간 막장관찰이 가능해서 지질별 막Vol. 26, No. 1 91 장보강 패턴대로 보조공법을 적용하여 경제적인 시공이 가능하고, 용수 및 이상지질대 등 상황별 즉각적인 대처가 가 능하여 대다수의 국내 터널(특히 산악지대)에 설계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무와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답변 : 학교에서는 주로 이론적인 부분을 책에 의존해서 배우지만,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 관 계가 얽혀 발생함에 따라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이나 실습내용들이 중요한 사고/판단의 토대가 되기는 하지만, 바로 접 목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득이 발생하는 그 간격은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근간으로 하여 계속 사회에 서, 현장에서 채워나가면 되기에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요약하면, 학교에서는 토목(주로 공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으로 학문적으로 접근하여 넓게 배운다고 한다면 실제 실무(공사현장)에서는 터널, 교량, 항만 등 한 분 야에 대해서 공사별로 특화되며, 여기서 좀 더 세분화되어 공사, 공무, 품질 등 직무별로 특화되어 전문성을 갖추어 간 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매 과제마다열정과 창의를 적극적으로 대처하신다면, 금방 적응될 것이니 큰 염려는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현장에 있으면서 지하공간터널학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답변 : 터널 등 각 구조물들의 지중화 및 지하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날로 커지는 추세인 만큼 터널 관련한 다양하고 유용 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소개하는 소중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터널분야의 미래전망과 후배 터널 기술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 철도 및 도로 등 중요 사회 기반 시설들이 효율적인 민원관리 및 환경관리, 공사관리를 위하여 지중화 및 지하화가 되 고 있고, 사회적 요구 또한 날로 커지는 추세입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지상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어 개발 공간이 부족한 실정으로 지하공간 개발방법이나 활용방안의 모색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또한, 지하에 이미 다양한 사회 인 프라가 빼곡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보다 더 깊은 지하공간의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 다. 앞으로 지중 및 지하 공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더 늘어날 것임이 자명하므로,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배 기술자님들도 사회적 니드 및 기술 방향성을 충분히 심사수고하여 자신의 큰 뜻을 펼칠 분야를 잘 선택하셔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좋은 기술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인문학 산책 92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사람과 자연의 경계, 공학자는 그곳에서 일한다. 그러나 공학을 경계의 학문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 경계선을 그어 안전한 범위를 정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 머무르는 인간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뜻에서도 그렇다. 공학의 목적이 인간의 삶을 위한 것이다 보니 그 안에는 삶의 다양성만큼이나 많은 분야가 있다. 기계 전자 건축 재료 식품 토목......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신소재 나노로봇 유전자 등 공학이라는 틀 안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분야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분야에 속하든 경계의 학문이라는 점에서 공학은 서로 통하는 점이 있다. 어쩌면 경계라는 말은 공학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선 공학은 인문학 과 자연과학의 경계에 있다.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고 자연과학이 자연의 원리를 찾는다면 공학은 인간 과 자연의 경계에서 삶의 안정과 행복을 추구한다. 강을 건너기 위해 다리를 놓는다거나, 살기 위한 집을 만든다고 할 때 우리는 인간의 편리를 위해 자연에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학자를 떠올릴 수 있다. 그 모습은 공학자가 위치하는 곳이 인간과 자연의 경계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 학을 경계의 학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비단 그 때문만은 아니다. 공학자는 무언가를 만들 때 인간이 이용하는 데 있 어 허용할만한 수준은 어디까지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수학적인 엄밀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과학과 공학이 다를 바 없지만 이를 적용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이렇게 차이가 있다. 지구는 둥글다. 인공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정말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지표면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볼 때 지 구는 둥글지 않다. 높은 산과 언덕 강이 어울려 있는 모습은 울퉁불퉁하기 이를 데 없다. 10km쯤 높이로 날아가는 비 공학, 경계를 찾는 사람들 김재성 (주)동명기술공단 부사장Vol. 26, No. 1 93 공학, 경계를 찾는 사람들 행기에서 보면 조금은 세상이 평평해 보인다. 강이나 산 경작지 길을 나누어 볼 수는 있지만 높낮이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지구는 둥글거나 평평하다고 말할 수 있고 울 퉁불퉁하다고 해도 틀렸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공학자에겐 어림도 없다. 답이 맞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조건을 붙여서 말 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공위성에서 보면 둥글지만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평평하고 지상에서 바라보면 울퉁불퉁하다는 식이 다. 질문과 답 사이에 어떤 조건을 명시하여 답의 한계를 정하 는 것을 경계조건이라고 한다. 답이 맞는 범위가 어디까지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계라는 말이 가지는 뜻을 잘 이해하면 공학이 무슨 일을 하고 공학자가 어떻게 일을 해나가는지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더블싱크와 최종이론, 그리고 공학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는 더블싱크 double think 라는 말이 나온다. ‘서로 다른 두 개를 같은 것으로, 또는 같은 것을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 는 능력’을 의미한다. 가령 손가락 두 개를 들면서 하나라고 말할 때 ‘그 래,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별다른 저항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다. 조지 오웰은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는 전체주의적 사고를 경고하기 위해 더블싱크라는 말을 썼지만 한편으로는 인문학의 특징을 잘 드러내 는 말로 생각된다. 인문학에서는 같은 대상을 보고 얼마든지 다르게 말 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 보다는 의미와 상징을 먼 저 생각하고 그 차이를 받아들인다. 중국의 오래된 지리서인 산해경2)에 는 특이하고 신비로운 식물과 기상천외한 동물에 대해 나온다. 그리스 신화나 영웅 서사시 역시 상상하기 어려운 기적과 모험으로 가득하다. 상식적으로는 하나같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거짓말이라고 하지 않고 상상력이 가득한 소중한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1)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3). 영국의 소설가. 동물농장, 1984년 등이 있다. 2) 산해경(山海經). 기원전 4세기경 전국시대 백익의 저서로 지리, 동물, 식물, 광물, 종교, 신화 등 당대 여행이나 상상을 통해 얻은 모든 지식에 대하여 쓴 책이다. 총 23권이었으나 현재는 18권만 전한다. 우주에서 본 지구 조지 오웰 1)인문학 산책 94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인문학은 상상과 다양성 그리고 모든 차이를 존중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과학은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따진다. 옳은 건 하나뿐이며 결코 두 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과학 자가 단 하나의 최종이론 T.O.E, Theory of end 을 꿈꾸는 것도 이 때문이다. 뉴턴은 중력 법칙으로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이유부터 행성이 태양주위를 도는 이유까지 우주 만물에 작용하는 힘의 원리를 깔끔하게 설명했다. 이를 정리한 논문 프린키피아Principia3)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된 과학혁명이 이제 종지부를 찍었다며 흥분했다. 그 러나 중력법칙은 20세기에 들어서자마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그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물론 지금은 상대성이 론 역시 별의 움직임과 같은 거시세계에서는 잘 맞지만 원자의 움직임 같은 미시세계에서는 이론과 실제가 잘 맞아떨 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과 거시세계를 다루는 상대성이론이 합쳐질 때까지 최종이론이라는 말은 일단 유보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공학자는 그것이 최종이론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구조물을 설계할 때 정확도를 어느 정 도까지 하면 될까하는 생각뿐이다. 만약에 공학자가 생각하는 구조물이 다리나 자동차라면 뉴턴의 중력법칙을 적용해 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인공위성이나 화성 탐사를 위한 우주선을 설계하고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구의 중력은 물론 우주선 가속에 따른 시간지연 효과 도 고려해야 하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적용해야 한다. 만약 공학자의 책상에 원자의 움직임 같은 미시세계를 다루는 사이클로드폰 설계도면이 놓여 있다면 어떨까. 당연히 양자역 학이론에 따라 시설물 배치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공학자는 무엇이 절대적으로 옳은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딱히 고민 하는 게 있다면 허용할 만한 오차의 수준이 어 디까지인가 정도이다. 경계를 찾는 일 자연의 물질은 아날로그Analog 상태 즉 연속선상에 있다. 파도나 바람의 세기, 소리 진동의 크기, 빗물의 범람 등이 모두 그렇다. 파도나 바람이 얼마나 세면 인간이 위험해질까. 비가 얼마나 오면 제방이 넘치게 될까. 자동차를 인간이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속도는 얼마일까. 다리를 안전하게 지으려면 교각을 얼마나 두껍게 만들어야 할까. 공학자는 3) 프린키피아(Principia). 임마누엘 뉴턴이 1637년에 발표한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원제는 ‘자연과학의 수학적원리’다. 4) 세른의 사이클로드폰(LHC). 소립자 검출을 위한 입자충돌장치로 27km의 터널로 만들어져 있으며 스위스와 프랑스 경 계에 있다. 새른의 사이클로드폰4)Vol. 26, No. 1 95 공학, 경계를 찾는 사람들 그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자연을 조사하고 연구한다. 그리고 자연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안전한 범위를 찾아 낸다. 만약에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이나 이용하는 구조물이 그러한 범위를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물질이 산성이냐 염기성이냐를 따지는 수소이온농도 PH농도5) 를 예로 들어 보자. 자연 속에 있는 물질은 수소이 온농도에 따라 1에서 14까지 나뉜다. 1에 가까울수록 산성이고 14에 가까워질수록 염기성에 해당한다. 중성은 중간쯤 인 7 정도가 될 듯하다. 그렇다면 중성의 범위 즉 산성과 중성 그리고 알칼리성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일까. 그냥 삼등 분해서 4.5에서 9.5 사이를 중성이라고 하면 될까. 그러나 그 범위가 사람의 건강 또는 물질의 안전을 위해 정하는 경 계라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없다. 그 경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건강은 물론 구조물의 안전에도 큰 영향을 줄 테니 말이다. 그래서 공학자는 자신이 다루는 물질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을 반복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계를 찾아낸다. 가령 먹는 물은 수소이온농도가 6.5에서 8.5 사이에 있어야 한다. 누구든지 음용수를 만들어 팔거나 수돗물 을 공급하려면 이 기준을 지켜야 한다. 콘크리트를 생산할 때는 8.5에서 13.0 사이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 조물에 문제가 생기거나 작업자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얼마전 소주가 알칼리성이니 산성이니 하며 업체 간에 설 전이 오간 일이 있었지만 어쨌든 소주를 생산할 때는 PH 농도를 6.51에서 8.24 사이에 있도록 해야 한다. 공학자는 항상 이러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애쓴다. 공학자가 자연을 측정하거나 계산을 하는 것은 모두 그 기준에 맞는 값을 찾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설계기준과 시방서 컴퓨터나 자동차는 물론이고 교량이나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그것을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설명서가 장황 하게 따라붙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용기한은 언제까지이고 힘을 가하는 조건, 온도는 어느 한계여야 한다는 등 열거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항목이 있지만 어쨌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전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그것은 5) 수소이온농도(Hydrogen ion concentration). 간단히 페하(PH)라고 한다. 어떤 물질이 산성 또는 염기성 정도를 판단하 는 기준으로 대상용액 1리터에 들어있는 수소이온의 몰수로 판단한다. 1부터 14까지로 구분하며 순수한 물을 중성으로 볼 때 1에 가까울수록 산성 14에 가까울수록 염기성으로 분류된다.인문학 산책 96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공학자가 만드는 구조물이 완전한 것이 아니라 어느 조건 이내에서만 제대로 작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용할 수 있는 횟수나 기간에 대해서도 제한이 가해진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운행거리가 얼마 이상이면 엔진오일이나 브레 이크 라이너를 바꾸어 주라는 것과 같다. 다리를 만들 때도 건널 수 있는 자동차의 무게와 달리는 속도를 정해주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얼마 가지 못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건설 분야 역시 이렇게 경계를 정해놓고 일한다. 설계기준은 구조물을 계획하고 설계할 때 그리고 시방서는 실제로 현장에서 구조물을 만들어나갈 때 적용하는 경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오차의 범위를 얼마까지 허용할 것인지, 바람이 얼마나 불면 작업을 멈추어야 하는지, 어떤 재료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일하는 속도는 얼마가 적당한 지 세세한 부분 까지 꼼꼼하게 적혀 있다. 이러한 설계기준과 시방서를 잘 지키면 구조물은 안전하게 만들어지고 또 사용할 때도 문 제를 일으키지 않게 된다. 그러나 어느 한 부분이라도 이를 소홀히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밥솥과 같은 작은 물건이든 해상교량과 같은 거대한 구조물이든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는 한계, 즉 경계선을 명 확히 긋는 것은 공학자들이 가장 신경쓰고 명심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공학자는 늘 제한된 조건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 재료조건 기술조건은 물론이고 비용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공학자가 가지고 있는 공학적 지식 자체도 절대적 인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존한 상대적 인 지식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자연에 설치하는 인간의 구조물은 결코 완전할 수 없다. 자연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 운 힘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인 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정해놓은 경계조 건 즉, 기준에 따라 잘 대처한다면 구조 물 실패나 자연재해는 최소한으로 줄어 들 수 있을 것이다. 끝. 두바이 해상교량 계획도최신 터널 뉴 스 Vol. 26, No. 1 97 편집위원 : 도종남(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 교량거더가 지하차도로 진화 교량 전문업체인 (주)홍지이앤씨(대표:어철수)와 (주)지승씨앤아이(대표:박종면)가 교량거더 기술인 PSC(Prest- ressed Concrete)거더를 이용해 지하차도를 시공하는 공법을 개발해 지하차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f-UTS(fireproof Underground Tunnel of prestressing System)공법’이라 이름지은 내화 합성형 지하차도 공 법은 그동안 교량거더에서 닦은 PSC거더 제작기술과 풍도슬래브 생산에서 확보한 내화기술 그리고 거더와 벽체를 연결하는 우각부 강결기술이 한데 어우러져 개발된 복합기술이다. ▲ 토피하중을 고려한 구조물 단면 이 공법은 기둥 및 벽체의 시공 이후에 하부에 내화피복된 PSC거더를 벽체 상면에 거치한 다음 바닥판 콘크리트 타설과 동시에 기둥벽체와 상부를 강결시키는 방법의 PSC거더 합성형 지하차도 공법이다. 특히, 이 공법의 특징은 프리텐션방식의 거더제작, 우각부 강결 기술, 거더하부면에 내화피복이 접목한 공법이다. 프리텐션방식으로 제작되며, 고강도 콘크리트(50Mpa)를 적용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우수하고 강연선이 최적화 배치되어 있어 횡방향변형이 방지되어 구조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지하차도 특성상 많은 수의 거더가 사용되며, 운반길이와 중량도 법적기준 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대량생산 방 식에 적합한 프리텐션기술을 적용하여 쉬스관 및 정착구, 보강철근, 그라우팅 등이 배제되며 유지보수시스템 적용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