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자유기고 98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 경북대학교 터널 및 지하공간 연구실의 석사과정 강대현입니다. 대학 재학 중 학부생일 때의 제 꿈은 막연히 공기업에 들어가 빠르게 월급을 받고 승진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다양한 공기업, 건설사, 설계사를 지원하고, 공부하면서 제 삶의 목표와 꿈을 찾았습니다. 6 개월간 공부하며, 살면서 처음으로 자세한 길을 생각한 제 평생의 목표는 지반 및 터널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입 니다. 따라서 2학기 일반대학원생 모집 기간에 제 모교인 경북대학교에 석사생으로 지원했고, 지난 7월 28일 당당히 합격 목걸이를 목에 걸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훌륭하고, 터널 및 지하공간 분야에서 뛰어나신 지도교수님 밑에 서 석사생으로서의 첫 삽을 뜰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연구실에 저의 대학 동기가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훌륭한 지도교수님과 든든한 조력자 옆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차질 없이 진행 되도록 최선의 노력과 열정을 다하겠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제가 정한 목표를 달성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달려 나가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저의 목표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SCI 논문 등재를 통한 전문성 확립 SCI 논문 등재를 목표로 한 것은 단순한 외적인 영광을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제가 이 분야에 대한 진정한 열정과 공헌을 통해 학문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내적 동기의 표현입니다. 물론, 길은 가끔 험난하고 막다른 길에 다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과 동기들과 함께 협력과 도움을 받으며, 저의 꿈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새로운 도전과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반 및 대단면 대심도 초장대화를 위한 첫 단추 강대현 경북대학교 터널 및 지하공간 연구실 석사과정Vol. 25, No. 3 99 대단면 대심도 초장대화를 위한 첫 단추 터널 분야에서의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 선구자적인 연구와 설계를 통해 더 나은 미래와 목표인 초장대화, 대단면 화, 대심도화의 실현을 열어가고 싶습니다. 전문 경험을 쌓은 후 지반기술사로 성장 저는 지반과 관련된 기술 분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열정이 취업 후에는 쌓아온 경험과 지식으로 더 큰 도약을 이루고 싶다는 갈망으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제가 선택한 두 번째 목표는 지반기술사를 취득한 후 전 문가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와 노력을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저의 첫 번째 과정은 지반 및 터널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연구실에서의 연구를 통 해 이론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현장에서의 프로젝트와 협력을 통해 실무적인 능력을 키우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의 문제 해결과 기술적 도전에 대한 능력을 키워나가고, 실무에 바로 투입돼 FLAC 및 다양한 해석프로그램들을 능숙히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입니다. 저의 두 번째 과정은 지속적인 전문교육 학습과 성장입니다. 취업 후 지반기술사 취득을 위해 공부하면서 더 나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학습과 성장에 투자할 것 입니다. 산업 동향과 최신 기술을 익히며, 사용하는 설계프로그램들을 더 높은 수준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끝없이 연 구하고, 학습하겠습니다. 저의 마지막 과정은 윤리적인 가치관으로 토목 기술 발전에 앞장서겠습니다. 지반기술사로서 제 역할은 단순히 능력만이 아닙니다. 윤리적인 가치와 올바른 리더십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는 전문가로서의 책무를 갖게 됩니다. 제가 갖추고 있는 열정과 끈기를 통해,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지반 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인프라 구축과 도시 발전에 동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오히려 제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갈 길을 자세히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지반 및 지하공간 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데 있어서는, 초장대화, 대단면화, 대심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심도 깊은 연구를 추구할 것입니다. 철저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통찰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실용적인 기술 발전에 결집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석사생으로서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고, 학계와 산업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 공적인 발전을 이루어나가고자 합니다.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와 지도교수님의 가르침 아래, 전문성을 키우며 성장하 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발전을 추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터널 질의 답변 100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 현재 시공 중인 공사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 경부직선화 사업은 동탄(2) 신도시를 통과하는 경부고속도로의 신도시 중심상업지역 활성화 및 동서 간 도시연결을 위 한 직선화, 지하화 공사에 대한 사업으로 SRT, 복합환승센터 등과 연계하여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도로를 개 설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이 중 경부직선화 1~2공구는 HL디앤아이한라(주)가 수행 중에 있으며 1공구 총 연장 2.26km, 2공구 0.64km로 동탄분기점, 교량 2개소, 터널 L=1.21km 등을 시공, 현재 80%의 공정이 진행되었습니다. 경 부동탄터널 하부 약 20m 지점에 SRT노선이 운행 중이고, GTX노선이 시공 중에 있으나 상시 계측 등을 통한 안전 시 공으로 2023년 12월 전면 개통 예정입니다. [과업개요] 과업명∙ 동탄(2) 경부고속도로 직선화공사 공사위치∙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방교리~청계동 일원 과업기간∙ 2017. 03. 17 ~ 2024. 06. 30 (88개월) 과업규모 구분전체제1공구(한라)제2공구(한라)제3공구 연장L=4.70kmL=2.26kmL=0.64kmL=1.80km 폭원B=45.0m(토공부), 53.96m(터널부) 터널1개소/1,210.0m1개소/270.0m1개소/640.0m1개소/300.0m 교량3소/170m2개소/104.0m-1소/66.0 가교2개소/95.0m--2개소/95.0m 터널기술자 인터뷰관련 질문 이동혁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사업(동탄JCT~기흥동탄IC) 제1공구 현장소장Vol. 25, No. 3 101 [노선도] [경부동탄터널 현황]102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 지금까지 다양한 터널 현장에 계셨는데, 기억에 남는 현장이 있다면 어떤 현장이었으며 이유는 무엇인 가요? 답변 : 2019년 9월 개통한 김포시 양촌역과 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23.63km의 김포도시철도(공사비 1조 5,086억)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포도시철도 노선도] 첫째, 사업 구성에서 소유는 김포시, 철도운영은 국가철도공단과 서울교통공사가 컨소시엄으로 구성되었다는 특색입니 다. 이로 인해 공사 착공부터 다수의 발주처를 두고 시공하는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둘째, 도심지 통과 터널이 가진 특색입니다. 당 현장은 정거장 2개소(전체 9개소), 환기구 2개소(전체 11개소) 구조물과 NATM터널로 구성되며, 노선의 100%가 도심지를 통과하는 도심지 도로건설사업 현장으로서, 터널의 경우 개착 정거 장, NATM 3.5km의 건설사업입니다. 도심지를 통과하는 공사로 많은 문제점이 있었는데, 특히 발파 소음,진동 민원 및 지하매설물 이설 및 보호, 복구가 대 표적이었으며 그 외 단층 파쇄대 등 급격한 지층 변화가 있었습니다. 소음과 진동을 저감하고 터널 지층 확인을 위해 시행한 선진시추보링은 근접한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 진동 민원을 야기했습니다. 이를 통해 도심지를 통과하는 터널 에서는 비교적 강한 암반이 예상될 경우 선진시추보링을 삭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사료됩니다. ○ 지금까지 공사를 해오면서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 들이 있었나요? 답변 : 대부분의 터널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은 터널 발파에 따른 소음 및 진동으로 인한 민원이라고 생각합 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다른 필자들이 많이 언급하였으므로 필자는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김포도시철도 현장에서 개착과 비개착 연결부 다른 방수 타입 간의 접합 시 수밀성 확보입니다. Vol. 25, No. 3 103 비개착터널의 방수는 라이닝 시공전 시행하는 비부착 방수이며, 개착터널의 방수는 구조물 표면에 프라이머와 방수재 로 부착하는 방수입니다. 또한 방수 접합부분이 갱문에서 아치형상으로 발생하므로 누수를 차단하는 것은 고난이도의 작업입니다. 누수 차단의 핵심은 2가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이형방수 접합 및 콘크리트 보강처리이고, 두 번째는 누수발생 시 우수시설로 집수하는 유도시설 설치입니다. 0.000 0.430 LC터널중심 1, 00 0 2,024 7,01 6 100 10,14 0 2,024 500 7,300 12,348 2,024 500 정 면 도측 면 도 개착구조물 650~1200 터널 구간정거장 구간 F.L 본선터널 잡석채움 유공관(φ250) 기초콘크리트 상세 "A" Cover Plate t=6mm W=200(용융도금)또는동판 Anchor Bolt H=24 L=150 C.T.C 500 P.V.C 반달관 (Ф100mm) 씰런트 수팽창성 지수재 채움재 동판 1.0T 고강도 콘크리트 라이닝(fck=27MPa) 터널 방수시트 고강도 강섬유보강 숏크리트(fck=35MPa) 개착(EV) 방수시트 터널 방수시트 50 0 갱 문 상세 "B" 상세 "B" S=NONE 상세 "A" S=NONE 상세 "C" S=NONE 상세 "C" (20mmX20mm) 수팽창성 지수재 (20*20T) 수팽창성 지수재 (20mmX20mm) Anchor Bolt H=24 L=150 C.T.C 500 COVER PLATE(t=6mm) W=200(용융도금) 또는 동판 채움재 수팽창성 지수재 (20*20T) 벤토나이트 알갱이 S=NONE S=NONE 평 면 도 S=NONE 상세 "D" 상세 "D" S=NONE 정거장 구조물 터널 라이닝 갱 문 정거장 구조물 터널 라이닝 수팽창성 지수재 수팽창성 지수재 (20*20T) 정거장 구조물 터널 라이닝 개착 방수시트 벤토나이트 방수쉬트 터널 방수시트 500 개착(EV)방수시트(2겹) 차수 콘크리트 정거장 구조물 터널 라이닝 갱 문 차수 콘크리트 보호 콘크리트 개착(EV) 방수시트 [김포도시철도 터널 및 개착 접속부 갱문 방수 상세도] 좋은 상세도를 작성해도 현장 관리가 수반되어야 기술자가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더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합 니다. ○ 터널 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답변 : 터널 현장에서 대학생 시절 견학 갔을 때 뛰지 말고, 고함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터널에서는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에 나온 말입니다. 시공단계별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을 발췌하였습니다. 첫 번째, 굴진시 기계굴착구간은 막장면, 지표면 등 육안확인이 가장 중요합니다. 계측기 설치 전 이미 지반 이완은 30%까지도 변형(선지보 미시행 기준임)이 수반되므로 수치만 믿을 것이 아니라 경험 있는 기술자가 상시 체크하는 것이 104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가장 중요합니다. 두 번째, 굴진시 발파구간은 발파 후 부석제거 확인입니다. 부석 낙하에 의한 터널공 안전사고가 인재인 만큼 막장면 확인 시 부석제거는 필수입니다. 세 번째, 굴진시 적기 지보설치입니다. 발파 시 지보파손을 우려하여 적기 지보가 실상 어려우나 이는 천단 붕락과 직 결되는 문제입니다. 네 번째, 굴진 시 집수정의 토립자 배출량, 숏크리트 배면 토립자 유출 육안점검입니다. 이는 배면 공동 및 지표 침하 와 연결되므로 파쇄대, 풍화암 구간, 인근 공사 구간은 필히 점검표를 통해 정량적 점검을 해야 한다. 다섯 번째, 굴진 시부터 작업 종료시까지 작업로 및 조도 확보입니다. 믹서트럭, 덤프, 페이로더 등이 상시 왕복하므로 작업자 협착 예방을 위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24시간 굴진하는 터널에서 위험하지 않은 순간이 있을까 싶은 만큼 당일 작업에 주요 공정 및 위험요소를 T.B.M.때 공지하고 관리자가 수시 점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무와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답변 : 기술적 지식을 학술적으로 습득하여 시험으로 증명하는 다소 객관적 사고가 필요한 학교에서의 방식과 달리 발주처, 협력업체, 유관기관, 상사, 부하직원 등과의 인간적 유대관계, 여기서 발생되는 갈등 등을 해소해야 하는 주관적인 요 소와 경험에 따른 스킬의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실무가 기술적 부분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단 순 기술적인 부분만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 품질, 안전, 회사의 이익까지 모두 고려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터널 기술자로서의 아쉬웠던 점과 보람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답변 : 아쉬웠던 점은 정거장 구간 가시설을 1차(본체)와 2차(출입구 및 환기구)로 분리하여 시공한 점입니다. 정거장이 교차 로 정 중앙에 위치하여 교통통제 민원에 따른 협의가 난이하여 2단계로 나누어 시공하였습니다. 이는 나중에 2차구간 굴착시 지표로부터 1m에서 연암이상이 발견되어 굴착에 장기간 공기가 소요되어 1차와 같이 굴착 시에 비해 4개월 가 량의 공기 단축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김포도시철도 해당공구 노반분야 준공은 두 번째로 마무리되었으나, 당시 개통 시기에 대해 이슈가 되었던 만큼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보람되었던 점은 정거장 환기구 굴착 단축을 위해 배기 및 급기에 영향 없이 구조물을 변경하여 굴착량을 저감하고 공기를 단축한 일입니다. 성능에 문제가 없다면 결과(개통)를 위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해결책이 된다는 것을 배웠습 니다.Vol. 25, No. 3 105 ○ 현장에 있으면서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답변 : 터널공사 경험이 다소 부족한 기술자를 위해 공법/형태별 설계 및 시공 상세 가이드북과 주요 기술검토 사례(기술자문 등), 시공 실패 사례 등을 상시 공유 받아 볼 수 있고 손쉽게 검색/접근 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 시공계획 수립 및 공정 투입시 경험 부족에 따른 공정 누락, 부실 시공, 원가 초과투입 등의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주 시면 업무 수행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학회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터널분야의 미래전망과 후배 터널 기술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 국내외 동향 또는 건설경기 하락 등의 영향에 따라 철도 및 도로, 터널 사업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우리의 터널 기술력이 오랜 기간 진일보하여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으며, 향후 첨단기술이 집약되는 미래 사업으로서 터널 공사가 국내외적으로 지속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수 분야에 몸 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한 지식 습득 노력과 경험을 겸비하여 같은 분야에서 함께 나아가기를 기원하며 그 길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인문학 산책 106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선사시대를 석기 청동기 철기로 나누는 것은 그들이 다룬 재료로 본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에도 유용하다. 프라스틱, 세라믹, 유리, 탄소 등 새로운 소재가 선보일 때마다 인류의 삶은 빠 르게 변해왔다. 돌이 떨어져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집을 짓거나 다리를 놓고 조각상을 만드는데 돌은 없어서는 안 될 재료다. 석회암을 깍아 만든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밀로의 비너스를 보면 재료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법은 지속해서 변해왔다. 물론 청동이나 철도 마찬가지다. 과거부터 사용되어 온 유 리나 수지 목재 섬유 등은 물론이고 현대 인류가 사용하는 재료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기존의 재료 를 다루는 기술 그리고 좀 더 강하고 질긴 물질이나 다양한 특성을 가진 재료를 찾아내고 가공하는 모습을 보면 문명 의 중심에 재료가 있다는 말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공학에는 얼마나 많은 분야가 있을까. 적당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나뉘며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을 위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가령 음식을 만들거나 바느질 청소 등 집안일에서 항공기를 만들고 우주탐사선을 보내는 일까지 공학을 벗어나는 분야는 없다. 그러나 공학이 아무리 다양 하고 분화되어 있다고 해도 이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재료다. 무엇이든 인간 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료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재료를 찾아내고 다루는 기술, 공 학을 그렇게 정의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인류가 사용해 온 재료에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기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공학자로서의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데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재료로 본 문명의 역사 김재성 (주)동명기술공단 부사장Vol. 25, No. 3 107 재료로 본 문명의 역사 좌로부터 뮐렌도르프의 비너스, 밀로의 비너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선사시대의 재료 우리는 선사시대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 분하는 데 익숙하다. 여기서 시대를 구분하는 데 쓰인 돌이 나 구리 쇠는 말할 것도 없이 재료다. 인류가 동물의 세계 에서 벗어나 문명의 길로 들어선 것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명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오래전부 터 있었다. 자연철학자 루크레티우스1)는 ‘만물의 본성에 대 하여’에서 인류가 만든 도구가 나무 돌 청동 쇠로 점차 바 뀌어왔다고 주장한다. 선사시대를 재료를 통해 바라봄으로 서 인간은 비로소 신화나 종교에 의지하지 않고도 인류의 유래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고고학자 톰센2)은 루크레티우스의 생각을 좀 더 구체화시켜 고대의 유물을 석기와 청 동기 철기로 구분하고 이에 근거하여 선사시대 구분에 기준을 마련하였다. 1) 루크레티우스(Titus Lucretius. BC.94~55). ‘만물의 본성에 대하여(De rerum nature)’에서 진실로 실재하는 것은 더 이 상 나눌 수 없는 원자라고 보고, 지상의 자연현상과 인류의 제도 관습에 대하여 합리적인 설명을 하려고 하였다. 2) 크리스티안 톰센(C.J.Thomsen. 1788~1865). 덴마크의 선사고고학자. 북유럽 고대학 입문(1836)에서 유물을 통해 선사 시대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하였다. 농경무늬 청동기(한국)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