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98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도시개발‧ 재생과 관련하여 스마트시티(Smart City)가 화두다. 스마트시티에 대해서는 컨설팅회사, 국제기구, 학자마다 정의가 다양하지만 이들 정의를 종합해 보면 스마트시티란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단절적 요소들 간의 연결(connectedness)을 추구함으로써 도시관리 효율성 항상, 시민 삶의 질 제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도시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이는 도시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지능화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1) 이처럼 연결성을 강조하는 스마트시티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것이 정보통신기술이다. 즉 스마트시티란 정보통신기술을 도시의 인프라, 일상 용품, 심지어 우리 몸과 결합하여 사회, 경제, 환경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개념이다(표 1).<표 1> 다양한 스마트시티의 개념구분스마트시티의 개념유럽연합(EU)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시민을 위해 더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등 시민 삶의 질 개선 및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도시딜로이트(Deloitte)인간, 사회, 전통적 인프라 및 단속적(disruptive)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효율적인 자원의 활용, 지속적인 경제성장,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도시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주요 인프라 구성요소 및 도시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스마트 컴퓨팅 기술을 사용하여 좀 더 지능적이고,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효율적인 도시관리, 교육, 의료, 공공안전, 부동산, 교통 및 유틸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스마트도시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건설 및 정보통신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건설된 도시기반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1) 조대연, “4차산업혁명시대의 플랫폼, 스마트시티”, 건축과 사회 31호, pp 90~95.건설과 정보통신 그리고 4차산업혁명의 결합, 스마트시티신재준서울시정책수출사업단 단장Vol. 21, No. 2 99건설과 정보통신 그리고 4차산업혁명의 결합, 스마트시티UN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을 기점으로 50%를 넘은 세계도시인구가 2030년에는 60%, 2050년에는 67%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지구면적의 2% 밖에 안 되는 도시에서 에너지소비와 이산화탄소배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니, 향후 도시의 발전으로 인한 환경파괴 및 인류의 삶의 질이 큰 문제가 될 것은 자명하다. 벌써 중국의 경제발전과 이에 따른 대도시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로 우리나라의 삶의 질도 위협받고 있지 않는가? 지금의 시대는 증기기관의 발명에 따른 1차산업혁명, 전기에너지 기반의 2차 산업혁명,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과 데이터기반의 4차 산업혁명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정보통신기술로 초연결이 가능한 스마트시티는 5G 네트워크와 이를 통해 확보된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등 미래신기술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정부주도로 알리바바와 손잡고 시티 브레인(City Brain)이라 불리우는 스마트시티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인구 7백만의 항저우시는 중국에서 5번째로 교통체증이 심한 도시였다. 그러나 자동차와 버스 등의 GPS 데이터와 교차로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채집한 동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결과, 교통체증 순위가 57위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 가처분 시간이 늘어났으며, 위급환자를 싣고 가는 구급차가 교통체증에 막혀 쩔쩔 맬 확률이 급격히 저하될 것이기 때문이다.전 세계는 스마트시티 열풍(?)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관련사업의 발전이라는 경제적 이슈는 물론, 효율적 자원활용을 통한 환경적 이슈의 해결, 그리고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결합되어 전 세계는 – 선진국이던 개도국이던 – 스마트시티정책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500개, 100개 스마트시티를 만들겠다고 이미 장기적 플랜을 세웠으며, 베트남의 경우 우리나라 신남방 정책과 궤를 같이하여 코이카(KOICA)와 손 잡고 북부와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중부지역에 스마트시티 벨트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후에성은 문화와 관광, 다낭시는 자연재해, 꽝남성 땀끼시는 행정데이터베이스 및 도시 인프라건설과 – 보건 등의 문제도 논의 되고 있음 – 관련한 스마트시티 정책을 논의 중이다.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 중국이나 개도국에 비해 도시규모가 작은 편이다. 따라서 이들 도시들은 각 도시에 적합한 주제에 따라 차별화된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다보다 국토가 낮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도시의 안전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관리에 보다 많은 공력을 집중하고 있다. 구글(Google)의 도시재생기업인 사이드워크랩(Sidewalk Lab)은 캐나다 토론토의 이스트베이프론트(Eastbay Front) 부둣가를 스마트시티로 변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원래 이곳은 항구로 번성했지만 이제는 거의 폐허로 버려진 땅이다. 구글은 이곳에 센서와 자율주행차를 이용하여 ‘혼잡 없는 도로’ 를 건설할 예정이다. 자동차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가변(可變)도로에 설치된 LED 패널로 자동차, 자전거 및 보행자를 유도하게 된다. 대중교통은 버스보다 작고 앙증맞은 자율주행 택시인 택시봇(Taxibots)이 그 역할을 맡을 것이다. 지하를 관통하는 도로를 만들어 폐기물 등을 운송할 예정이며, 건물은 용도에 따라 즉시 변형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그림 1). 구글 사이트워크랩100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의 이 계획은 202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2)<그림 1> 자동차 수요가 많을 때는 주차장으로 활용하다가 사무실 수요가 많을 때는 신속히 그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2004년 동탄 신도시에 U-City를 적용한 이래, 70개 이상의 도시에 스마트시티 초기단계인 도시통합관제형 모델을 보급하고, 2015년부터 사물인터넷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지자체에 보급해 오고 있다.3)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마트시티라 하면 마곡단지와 인천 송도를 들 수 있다. 송도의 경우 친환경을 내세우고 건설을 했지만 몇몇 해외 석학들에게 “철새들과 많은 야생동물의 터전인 송도를 개발하고 친환경을 내세우는 것은 역설적”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마곡단지는 첨단 대기업을 유치하고 식물원을 조성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환경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듯 보이는 두 주제를 적절히 조합시키면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의 어두운 측면들인공지능, 자율주행차, VR 등의 최첨단 기술과, 빅데이타 등이 첨단통신망에 연결된 스마트 시티의 궁극적 목적은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삶을 제공하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이다. 그러나 스마트시티라고 극복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4)첫째, 노동시장의 변화이다. 최근 서울의 택시기사들이 차량공유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최근엔 ‘타다’서비스 퇴출을 주장하고 있다. 당장은 ‘타다’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이 미비할지 모르나 동남아의 그랩(Grab), 2) 이와 관련된 영상자료는 Youtube에서 확인할 수 있다.3) 조대연, 전게서4) Deloitte, “Smart Cities”, Ver. 1.0, November 2015. Vol. 21, No. 2 101건설과 정보통신 그리고 4차산업혁명의 결합, 스마트시티고젝(Gojek), 미국의 우버(Uber) 등을 보더라도 그 파급효과는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지 않은 택시기사들의 불친절로 인해 기사들의 저항은 시민들 지지를 받지 못하지만, 그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절박한 문제이다. 자율주행차가 정착된다면 자동차를 모는 기사직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예를 볼 때,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만만한 것은 아니다. 초기 서비스 활성화로 고젝 기사(택시는 물론 오토바이도 앱으로 호출해 탈 수 있다)들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이제는 기사 수의 증가로 그들의 수입도 하락하고 있다.둘째, 스마트시티의 발전으로 인한 이익을 모든 이가 공유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계층은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소득문제로 기기를 활용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할 수 있다. 어떤 스마트 솔루션은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의해 사용되고 다른 계층의 진입을 봉쇄할 수 있다. 마치 ‘특정 클럽’ 이 멤버십제도로 운영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럴 경우 계층간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정부만 나선다고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 기술의 영역만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셋째, 도시가 정보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될수록 개인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의 문제는 필수적으로 대두된다. 과거 소매치기가 물리적 세계에서 털 수 있는 지갑의 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사이버세계에서 이러한 한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범죄에서도 확장성(scalability)이 극대화되며, 이는 한 사람의 지갑의 범위를 넘어 사회와 경제의 오작동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도시시스템이 이러한 범죄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구조(resilience)를 갖춰나가는 게 중요하다.스마트 시티, 주민 삶의 향상이 궁극의 목적기술에는 선과 악(good or evil)이 없다. 그 기술을 옳게 쓰느냐, 악하게 쓰느냐(right or wrong)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포드가 대량생산체제를 도입하면서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면, GM은 도시 외곽에 거대한 쇼핑센터나 주거단지를 그리고,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동차 중심의 사회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지구상에 인류가 등장한 이후 함께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이들 삶의 장소가 무계획적으로 형성되었다면, 지금의 도시는 공공의 장소가 생기고 교통망도 계획되면서 그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길가 신문가판대가 단지 신문을 사는 것 외에는 아무 의미 없는 장소에 불과하지만, 교통신호등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른 얼른 신문의 헤드라인을 읽는 장소라면 길모퉁이는 정보를 주고 받는 필수적인 삶의 장소가 된다. 즉 도시 내에 복잡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다.5) 도시는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자 복잡한 신경망이다.스마트시티는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첨단기술의 활용과 발전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야 함은 물론, 그 도시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아파트형 공장이 많은 도시라면 도시의 외관보다는 이들의 건강과 보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도시가 매년 도심을 관통하는 태풍에 시달린다면 자연재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도시를 지탱하던 산업이 사양화되면서 도시가 늙어갈 때 어떻게 도시의 활력을 되5) 앤서니 타운센드(Anthony Townsend), “스마트시티, 더 나은 도시를 만든다”, MID, p207.102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찾을지? 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면 반드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개도국의 많은 도시들이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우리나라의 도시건설 사례를 전수받기 원한다. 특히 우리나라 도시들이 짧은 시간에 자생적 성장은 물론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 점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우리의 도시발전 노하우와 경험, 전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기술과 토목건설기술에, 도시에 거주하는 각계각층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도시 브랜드를 입힌다면 우리 도시도 훌륭한 수출품으로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리라 믿는다.사족을 달면…과거 유시티(U-City, ubiquitous city)가 건설 중심이었다면, 스마트 시티는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이 중심이다. 그렇다고 스마트시티에서 건설과 토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뛰어는 연결은 뛰어난 인프라가 전제된다. 대중교통 시스템이라고는 투박한 버스밖에 없는 개도국에서 우리나라 교통카드 도입을 원한다. 하지만 교통카드가 활성화되려면 최소한 2종류 이상의 대중교통시스템이 연계되어야 한다. 중앙에 버스전용차선을 구축하려면 4차선수준의 기존 도로로는 불가능하다. 정보통신시스템이 기존의 파편화된 도시 구조를 연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없는 인프라를 대체할 수는 없다. 구글의 사이드워크랩이 토론토에 구축하려는 스마트시티의 핵심 중 하나가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 그리고 폐기물을 운송하는 지하도로이다. 건설과 토목은 도시가 건설되고 발전되는 과정에 없어서는 안될 영역이다.[본 기사는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