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98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후에 다시 조여야 한다. 또 그 후에도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소요 긴장력이 도입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완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시 조여야 한다(3.5.4). 이상과 같이 터널표준시방서의 내용 중 몇 가지를 발췌해 보았다.또한 각 기관의 전문시방서를 살펴보면 록볼트는 봉합(매달음)작용, 보형성작용, 내압작용, 아치형성작용, 지반개량작용 등에 기여한다는 설명은 물론 지반공학적 기술들을 하고있어 마치 록볼트가 터널의 안정성에 크게 기여하는 듯하다. 그러나 국내의 실상은 어떠한가? 언제부터인지 어느 터널 현장을 가보아도 설계도면에는 표시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록볼트 설치 현황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지적을 하면 전부 답변들이 한결 같다. 숏크리트 속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위에 설명한대로 록볼트의 기능이 발휘되려면 터널표준시방서의 내용이 지켜져야 하는데 어느 한 가지도 지킬 수 없는 방식대로 시공들을 하고 있으며 누구도 그것을 시정시키려고 하거나 지적을 하지도 않는다. 이유는 단 한 가지 터널 방수 작업에 불편하다는 것이다. 록볼트의 설치 수량을 확인할 수 없음은 물론 록볼트에 작용하는 내력의 변이 추적을 할 수도 없다. 설령 이완될 경우 다시 너트를 조여 주어야 하는데 숏크리트 속에 파묻혀 있어 조일 수도 없다. 마치 터널단면도에 록볼트 표기가 없으면 NATM공법이 아니라는 듯이 모든 터널(TBM제외)에 록볼트를 반영하는 중요한 공종 중의 하나로 취급하면서도 전 현장에서 비기능적인 시공들을 하고 있는데 이를 방치하고 있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92년 7월부터 감독을 맡았던 5호선 한강하저터널(여의도~마포)의 경우 한강 하부 지반은 통일분류법에 의한 SM층(약 22m)과 토사, 풍화암, 연암, 경암 및 파쇄대층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설계는 NATM공법이 적용되었으나 록볼트는 한 개도 안 박았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원형단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시공 상황은 어떠 했는가? 하저터널 때문에 5호선 전구간 개통에 차질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상부반단면 터널을 수 백 미터를 굴진 해놓고 뒤에서 하부반단면을 굴착하는 약간의 무리수를 두었었다. 원형단면은 축력만 받고 모멘트가 작용 않는다고 록볼트를 생략한 것이다. 원형단면은 상하부단면 전부 굴착 완료해야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공사 도중에 터널을 확인하러 막장을 드나들면서 항시 의문에 쌓였었다. 하부반단면이 완료될 때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상부반딘면은 일종의 마제형 형상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현장과 같이 록볼트를 설치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특별한 이상 변위 없이 터널을 전구간 완공해 놓고 나서 생각해 보면 국내 터널들이 너무 록볼트에 대해서 개념없이 습관적으로 반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국내 SOC 사업이 줄어들어 가능한 한 해외로 진출해야 되는데 이러한 방식을 가지고 진출을 하려고 하는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그러면 유럽의 터널은 어떠한가? 대부분 터널 설계도에 록볼트를 표시 안하고 하더라도 점선 등으로 표시를 하여 필요시 박으라고 하는 식이다. 특수한 경우 터널 설계도에 록볼트를 실선으로 표시를 했어도 반드시 록볼트를 시공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도면의 노트란에 지반책임자의 지시에 따른다고 기입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알제메트로 1호선 LOT2구간의 터널 록볼트 시공 전경이다(설계사; 포루투갈 FERCONSULT社).Vol. 20, No. 4 99유럽 엔지니어링사의 터널 설계 소개 - 알제 메트로의 터널을 중심으로 –<사진 3> 록볼트 설치작업 전경<사진 4> 록볼트 설치 후 정착 전경사진을 보아서도 알겠지만 막장 가까이 록볼트를 설치하고 있지만 최종 숏크리트면에 지압판을 설치 후 너트로 조여주고 있다. 오히려 해외에서 한국의 국내 터널표준시방서를 철저히 준수하는 모양새이다.2.3 대구경 강관다단보강터널의 막장 보강을 위하여 강관다단 보강공사를 적용한 배경을 돌아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의 제2기지하철(5,6,7,8호선) 건설 구간 중 5호선의 영등포 구간은 23~25m 두께의 두터운 충적층 하부에 터널을 건설해야만 했었다. 영등포 구간의 여러 현장에서 터널의 붕괴사고가 자주 발생하였다. 일단 터널이 붕괴되면 토사로 완전히 되 메운 다음 지반 보강을 한다. 그 당시 대부분의 사고가 갱구에서 20여 미터쯤 굴착하다가 발생하여 “마(魔)의 20미터 벽을 극복해야 돼.”하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복구 공사를 하면서 원인을 조사해보니 훠폴링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3·4호선 건설 시에는 훠폴링 길이를 3m로 했었지만 영등포 구간은 지반이 취약하여 4m로 늘렸음에도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굵기 25mm의 훠폴링 길이를 더 늘려 보았자 강성의 증대 보다는 후렉시블한 상태가 된다고 생각하여 단면계수를 키우고 강성을 높이고자 생각한 것이 2인치 직경의 구조용강관을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점점 개선되어 자천공 대구경 강관다단 보강으로 까지 발전되어 널리 시공되고 있다.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92년7월부터 내가 감독을 했던 5호선 한강하저터널(NATM공법)은 소구경 강관다단 길이 15m에 터널 굴착 10m 패턴으로 하여 5m의 중첩 구간을 유지했다. 터널 길이가 1,288m로서 중첩 구간을 더 늘리려고 해도 공기가 상당히 늘어나게 되어 할 수가 없었다. 다른 공구들은 강관 길이 12m에 굴착 6m를 하여 6m의 중첩 구간을 주로 적용하고 있었다. 그 후 턴키 발주가 많아지면서 기술적인 접근 이외에도 심사위원들의 눈에 띄거나 의중에 들도록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강관 길이 12m에 굴착 4m를 하여 8m의 과도한 중첩 시공까지 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다.100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이곳 알제메트로 1호선 LOT2구간 터널(1,421m 복선터널 D10m)은 대부분 아파트 단지 하부를 통과하며 지반은 제4기층의 이회토층과 제3기층의 실트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3.5~5m 터널상부에 건물들이 분포되어 있기도 하지만 자천공 대구경 강관다단 보강 적용은 선단1액형 주입 방식과 강관 길이 12m에 터널 굴착 8m를 시행, 중첩 구간은 4m를 유지하는 패턴으로 터널 굴착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돌이켜 보면 국내에서는 정량적 보다는 정성적 접근 방식으로 쓸데없이 불필요한 공사비를 낭비하는 부분이 있지 않은지 좀 찜찜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사진 5> 자천공대구경 강관다단보강 전경<도면 1> 자천공대구경 강관다단보강 종방향단면2.4 가인버트터널을 굴착함에 있어 양호한 발파암 구간이 아니면 대부분 상하부 분할 굴착을 하게 된다. 지반이 취약하게 되면 봉지공법 시대에는 작은 도갱을 여러 개 뚫어 목적하는 크기의 본 터널을 완성하기도 했었지만 요즈음에는 많은 보조공법과 보강공법 등이 개발되었고 장비들도 고성능화 되어 터널 공사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 그러나 도심지의 천층 터널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심지에는 수많은 주요 시설물과 지하 매설물이 산재해 있어 굴착영향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터널이나 주변 지반의 변위를 적극 억제하여야 한다. 여기서 잠시 터널표준시방서(8-3 가인버트)를 살펴보기로 한다. 터널 주변 지반이 연약하여 지반의 지지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이 과대 변위가 예상될 경우에는 가인버트를 시공하여야 한다(1.1.1). 가인버트 설치는 숏크리트 단독 혹은 강지보재와 병행하여 설치하여야 한다(1.1.2). 가인버트는 소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두께와 적절한 형상으로 시공하여야 한다(3.1.1). 가인버트가 설치되는 바닥부 지반을 가능한 한 교란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3.1.2)고 되어 있는데 실상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터널 도면을 보면 미고결층에 건설하게 되는 터널 설계도의 경우 상부반단면 바닥에 CAD로 선 두개를 약간 둥그스름하게 긋고 두께 100mm라고 표기하고는 그만이다. 가인버트에 대한 상세도는 물론 주의사항에 대한 노트도 전혀 없다. 마치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것 같다. 이는 설계사의 터널 설계 담당자들이 가인버트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못하고 또한 감독기관에서도 그에 대한 관련 지식이 없으니 모르는 척하는 것 같다. 그동안 수없이 Vol. 20, No. 4 101유럽 엔지니어링사의 터널 설계 소개 - 알제 메트로의 터널을 중심으로 –그에 대하여 강조를 하기도 했지만 전혀 바꿀 생각도 없이 미동도 않는다.한 가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퇴직전 현직에 있을 때 서울 2기 지하철 인수 점검을 하면서 75가지의 개선사항을 정리하여 현장점검 시 강조를 하고, 발주청 강당에 감리단장과 현장소장들을 모아놓고 설명을 해주어도 개선이 잘 안되더니 어느 날부터 전국적으로 개선이 되는 것이었다. 이 어인 일인가 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당시 턴키 발주가 많았던 것이다. 경쟁회사보다 차별화하고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조그마한 것도 찾아서 반영하다 보니 일거에 개선 사항이 반영되어 유지관리에 많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턴키 발주가 있어서 어느 심사위원이 가인버트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 준다면 일거에 해소 될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가인버트 시공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도면 2> 상부반단면 가인버트 설치도<도면 3> 가인버트 본체 상세도<도면 4> 가인버트와 측벽이음 상세도<도면 5> 중벽분할굴착 지보이음 상세도102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사진 6> 가인버트 철거 작업 전경<사진 7> 가인버트 설치 전경위의 사진과 도면을 보고 유럽에서는 가인버트를 본체 구조와 같은 규모로 취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인버트라고 하여 임시 지보로 취급하지 않고, 가인버트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터널의 안정성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본체 구조와 같이 중요한 부재로 취급하고 있는 것을 우리 터널기술자들도 인식을 해야할 것이다. 가인버트보다는 본인버트가 더 중요할 터인데 우리는 여기서 인버트가 왜 중요한지 가볍게라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막장이 나타났을 때 우리는 지반 상태를 조사하기 위하여 막장에 들어가서 RMR등급을 메기며 주절리면을 찾아 방향과 경사를 측정도 하고 암반의 종류를 면밀히 관찰하는 이것을 총칭하여 막장관찰기록(Face Mapping)이라고 한다. 영미계열에서는 막장을 Face라 하고 프랑스계열에서는 이마라는 뜻인 Front이라고도 한다. 사람의 얼굴은 가장 약한 것이 턱이다. 아무리 맷집 좋은 헤비급 권투선수라도 턱에 카운터 펀치를 정통으로 맞으면 캔버스에 나뒹굴거나 케이오 되고 만다. 터널도 마찬가지로 턱 부위에 해당하는 하부의 우각부가 가장 취약하다. 변위가 수렴되지 않으면 모멘트의 집중으로 파괴 되기 쉬운 취약 개소가 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미고결층의 터널단면은 대부분 계란의 형상과 같이 우각부를 둥글게 해주는 것이다.몇 자 쓰다 보니 젊었을 때의 예전 일이 생각난다. 서울지하철3호선 320공구(내자동~비원) 감독을 맡고 있던 어느 화창한 봄(82년3월?) 일요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현장사무실이 대부분 2층 구조였는데 이른 오전에 약간 소란한 발자국 소리에 창 쪽을 바라보니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장님(관리관,1급)이 감독실로 쑥 들어오시더니 옆으로 비켜서서 어떤 한 사람을 안내하신다. 어이쿠 높은 분을 모시고 왔구나 하고는 얼른 상황실로 모셨다. 그분은 굳은 얼굴 표정으로 말없이 소파에 앉으셨는데 상의는 파란색 점퍼, 하의는 군복에 군화를 신고 계셨다. 본부장님은 그분 옆에 서 계신 상태에서 우선 급한 대로 현장 브리핑을 간단히 해드리자 바로 본부장님이 앞으로 나오셔서 터널에 대해서 설명을 하시는데 옆에서 듣는 내 머리 속에는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급한 마음에 본부장님 설명이 끝나면 내가 앞에 나가서 구리스 펜으로 상황판의 아스테이지 위에 그려가며 보충 설명을 했다. 다시 본부장님 설명이 더해지면 다시 또 내가 나가Vol. 20, No. 4 103유럽 엔지니어링사의 터널 설계 소개 - 알제 메트로의 터널을 중심으로 –고 이렇게 두 세번 반복되다 보니 갑자기 겁이 더럭 나면서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그분은 굳은 얼굴이 좀처럼 펴지지 않는다. 이거 큰일 났구나. 나중에 감독이 버릇 없는 놈이라고 크게 질책을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조건 그분한테 “부시장님, 제가 한 말씀만 더 드려도 되겠습니까?”하니 해보라고 하신다. “부시장님께서 알고 계신 계란은 아무리 힘 좋은 사람도 손아귀로 쥐어 깰 수가 없지만, 속을 빼먹고 나면 어린 국민학생들도 쉽게 깰 수 있습니다. 계란 껍질은 얇은 막으로 되어 있지만 폐합이 되어 있으면 큰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중앙청 앞에서 토사 터널을 뚫어야 하는데 굴착 후에 숏크리트라는 콘크리트를 굴착면에 뿜어 붙여서 계란같이 폐합시키면 탱크가 와서 밀어 부쳐도 깨지지 않는 터널이 만들어집니다.”라고 설명을 마치자, 그분은 곧바로 함박 미소를 지으며 몇 가지 질문을 던지신다. “자네 몇 살인가? 결혼은 했는가? 앞으로 계속 근무할 것인가?”등등 개인 신상에 대한 것만 물으셨다. 추후에 본부장님한테 버릇없다는 질책을 안받은 것은 물론이다. 이와 같이 고위층이나 회사의 경영진 분들이 현장을 방문 하시어 기술적인 내용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물으신다면 이론적인 것을 가급적 배제하고 알아듣기 쉽고 이해를 쉽게 하실 수 있도록 우리 기술자들은 표현력의 요령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경험을 했었다.2.5 콘크리트라이닝의 배근1차라이닝은 장기간에 걸쳐 터널에 작용하는 토압과 자중, 상재하중, 지반반력 등에 견디면서 지반을 지지한다. 2차라이닝은 지하수 유입방지, 방진·방음, 보강, 내화 등의 목적과 1차라이닝의 영구 부재로의 불확실성에 대비 및 도심지 터널은 인접 굴착공사 증대와 추가 노선 건설의 접근 등에 대한 대비 이외에도 각종 시설물(전차선, 신호·통신선, 환기팬, 조명, 방재 등)의 설치를 위해 콘크리트라이닝을 시공한다. 앞서 설명한대로 서울지하철 3·4호선 터널에는 무근콘크리트로 라이닝을 시공했지만 그 이후의 지하철터널은 발파암 구간이라도 철근을 배근하고 있다. 도심지 터널 관리의 어려운 점을 한 가지 예로 들어본다. 2004년 2월28일 11시40분쯤 6호선 버티고개역 역장으로부터 본선 터널이 무너지고 있다는 다급한 보고가 올라온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알기에 버티고개역 일대는 남산의 능선 하부를 통과하며 RQD가 90%를 상회하는 매우 양호한 암반구간이고 라이닝에 철근까지 배근 되어 있는데 무너진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가고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지 하고 직원들과 현장으로 출동을 했다.현장에 도착하여 살펴보니 전동차 운행 선로에 지하수와 함께 돌덩어리와 흙무더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는 역장이 그렇게 보고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운행 중인 열차에 맞지 않고 전동차가 지난 다음 쏟아졌다고 한다. 문제는 터널 상부 34m 위에 있는 건물주가 지하수를 개발 한다고 소형 충격식 천공기 업자를 불러 심정호를 파 달라고 하여 사고가 난 것이다. 신속히 몰탈로 메우고 지상에서 보강그라우팅을 한 다음 라이닝의 마감 처리를 한적이 있었다. 만일 무근콘크리트라이닝이었다면 더 넓은 범위로 라이닝이 파손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경우를 생각하면 콘크리트라이닝에 철근 배근의 필요성이 점점 더 증대하지만 문제는 정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 토사나 풍화암 등의 미고결층 터널의 콘크리트라이닝 시공 현장을 가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박스구조물 이상으로 철근을 조밀하게 설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104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도면 6> 6호선버티고개역 단면 및 라이닝 관통현황<사진 8> 운행구간 라이닝 관통현황<사진 9> 운행선로 위 돌무더기와 흙무더기<사진 10> 보강완료 후 전경내가 지금 감리를 하고 있는 알제메트로1호선 LOT2구간의 터널은 어느 부분은 국내 같으면 터널로 설계를 하지 못할 구간도 있고 우리나라보다 지진 발생도 잦은 곳에 건설되고 있다. D12.1터널(434m)은 ‘18년10월17일 콘크리트라이닝을 끝냈는데 일체의 철근 배근 없이 대신에 복철근 식으로 와이어매쉬(150x150x8) 2겹을 설치했고 중간중간 골조철근식으로 일부 배근되는 것도 주로 직경10mm가 대부분이며 적게는 직경12mm가 일부 사용된다. 내가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차이점을 규명할 수는 없지만 연구과제가 될 수는 있다고 본다.Vol. 20, No. 4 105유럽 엔지니어링사의 터널 설계 소개 - 알제 메트로의 터널을 중심으로 –<사진 11> 라이닝 바닥 와이어매쉬 설치<사진 12> 보라이닝본체 와이어매쉬 설치<도면 7> 콘크리트라이닝 와이어매쉬 설치도<도면 8> 터널바닥 와이어매쉬 설치도나가는 말대륙별(大陸別)로 생성 시기나 지반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땅 속에 건설되는 지하공간이나 터널은 설계의 방법이나 요령이 다르거나 차이가 있을 것인데 경험이 일천한 내가 너무 무리한 표현을 한 것이 아닌지 조금 우려가 된다. 그러나 모든 기술의 발전이 작금의 현황을 의아해 하고, 걱정하고, 불편해하면서 원인을 분석하고, 연구하고, 실험을 통하여 규명을 함으로서 실용적인 공식을 만들고 공법을 개발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공식이나 신공법을 범용적으로 실용화 되었을 때에도 그것을 고착화하는 것보다는 사용 재료나 장비의 발전에 따라 그 또한 개선은 계속될 것이다. 여기에는 간과해서는 안되는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것은 신공법의 근본적인 정신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해야 되는 것이지 단순히 시공성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만으로는 변질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앞서 말한 것들이 NATM공법에 위배106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특별기고되지 않는다면 ITA(국제터널협회)콘포런스 또는 세계적인 터널학회 등에 가서 당당히 발표하고 주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또한 NATM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함에 좀 낯간지럽기도 하다. 국토부 제정 터널표준시방서나 터널설계기준 어디를 찾아보아도 NAT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곳 알제리에서도 NATM 보다는 NTM(New tunnelling method)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 분위기이다.<사진 13> EMA강당에서 터널 관련 발표 전경필자(筆者)는 ‘75년10월 서울시에 7급공무원으로 입사하여 77년10월 지하철건설본부에 발령 받은 후 지금까지 지하철분야를 벗어나서 근무해본 적이 없다. 정년퇴직 전까지는 건설과 유지관리분야를 두루 경험해볼 수 있었다. 지나온 길을 회상해 보면 그 당시에는 전혀 몰랐으나 몇 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대면도 못해본 어떤 위인이 나타나 도와주기도 하고 윗 분들이 잘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주위의 선배들이나 윗 분들이 가볍게 툭툭 던지는 말들 중에 한동안 지나다 보면 어떤 한마디가 가슴을 쿵 치며 기억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부터 나는 생활방식과 근무 자세가 달라지는 뚜렷한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후배 중에 어느 누구가 나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에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알제메트로1호선 LOT2구간의 지반책임자로 감리를 수행함에 있어 언제까지 근무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기회가 닿는 대로 알제리 토목기술자들의 기술 전파에 노력을 다하여 나의 기술 인생의 황혼을 후회하지 않도록 멋지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e-mail: kcsuh500@hanmail.net).[본 기사는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특별기고Vol. 20, No. 4 107서울에서 자카르타까지 비행기로 약 6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섬에서 파푸아까지도 약 6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내가 끝에서 끝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본 적이 없어 정확히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면적의 19배에 달하는 땅덩어리, 2억 4천만에 이르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G17 경제대국이 인도네시아(우리나라는 G11)이다. 인도네시아 친구 왈, 잠재력만 놓고 보자면 향후 아시아에서 중국에 맞설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일면 근거는 있다. 2015년 기준, 인도네시아 중위연령(median age)은 28.4세로 우리나라의 40.6세에 비하면 젊다 못해 어리기까지 하다. 이미 학교 밀집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이들 모습 보기 어려운 한국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어디를 가도 아이들과 청년들로 넘쳐난다. 인구통계학자들 추론에 의하면 2050년 인도네시아 중위연령은 36세, 한국은 54로 예상된다. 한국은 나라 전체가 양로원화하는 대신 인도네시아는 20~30대 젊은이들이 경제의 주축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매년 6%대에 이르는 경제성장률, 그리고 이러한 경제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젊은 세대들은 인도네시아의 밝은 미래이다.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듯,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현재 전체 인구의 11.1%(약 2,850 만 명)가 빈곤층이다. 10명 중 한 명이 가난에 시달리는데 반해, 이 나라 부자 150명이 소유한 재산이 국가예산보다 많을 정도로 빈부격차는 극복하지 못하는 문제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부가 화교들에게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몇 년 전 화교를 대상으로 집단 테러가 발생해 수백 명의 화교가 사망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 이후 넓은 저택에 살던 화교들이 안전한 아파트로 옮겨가 한 때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화교들이 소유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 70%를 상회하고, 10대 민간기업 중 9개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반도체와 같은 첨단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 아니라 담배, 팜유, 펄프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들을 주로 생산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이 나라의 제조업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젊은 나라 인도네시아, 그 밝은 면과 어두운 면신재준서울시정책수출사업단 단장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