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8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은 이미 건설 산업 전반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복잡한 지반 정보를 다루는 터널 분야에서는 그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2D 도면은 복잡한 지층 구조, 지하수 흐름, 단층파쇄대의 분포, 인접 구조물과의 간섭 등 다차원적 정보를 온전히 표현하는 데 명백한 한계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터널 분야의 BIM은 3차원 지반 모델과 BIM 모델을 통합하는 GeoBIM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추 정보, 물리탐사 데이터, 시추공 영상 등 다양한 지반조사 결과를 3차원 지질 모델로 구축하고, 이를 터널의 3D 구조 모델과 연계하여 설계-시공 전 과정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설계 단계에서는 가시화된 지반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노선 선정과 합리적인 지보패턴 설계, 정밀한 간섭 검토가 가능해집니다. 시공 중에는 TBM의 굴착면 정보나 막장관찰 결과를 설계 모델과 실시간 으로 비교하며 예측하지 못한 지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정밀 시공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추진 중인 건설기준 디지털화 사업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중요한 제도적 기반입니다. 터널 설계 표준절차와 수많은 기준 항목을 디지털 라이브러리 형태로 구축하는 이 사업은, 향후 AI가 BIM 모델의 설계 적정성을 자동으로 검토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AI 기반 자동 설계 검토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핵심적인 기틀이 될 것입니다. 이는 엔지니어의 반복적인 검토 업무를 줄이고, 보다 창의적인 대안 설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의 직관을 보완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답을 찾는 강력한 조력자로 기능합니다. 터널 분야에서 AI의 활용은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쳐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TBM 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크, 추력, 굴진 속도, 커터 마모 등 수많은 센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학습 ․ 분석함으로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전방 지반 상태를 예측하고, 굴진 속도와 챔버 압력 등 운전 조건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며, 이상 징후를 조기에 경보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강 하저터널 현장에 적용된 TBM 통합운전관리시스템은 이러한 기술이 국내 현장에서도 성공적으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한 최근의 AI 기술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를 넘어, 생성형 설계 기술을 활용하여 최적의 대안을 직접 창출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지반 조건, 구조적 제약 조건, 환경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많은 터널 노선과 단면 설계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그중 가장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최적의 안을 엔지니어에게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과거 경험에 의존하던 초기 설계 단계의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시도입니다. 한편 감리와 품질 관리 영역에서도 AI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드론과 고정밀 카메라로 촬영한 터널 내부 영상을 AI가 분석하여 콘크리트 라이닝의 균열, 누수, 박리 등 구조물의 미세한 변화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감리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성과 정확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24시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잠재적 위험을 Vol. 27, No. 3 9 사전에 인지하는 강력한 안전장치로 기능합니다. 더 나아가 현실의 터널을 가상공간에 쌍둥이처럼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AI 시뮬레이션과 결합될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됩니다. 가상 터널에서 화재나 침수 등 재난 상황을 수만 번 시뮬레이션하여 가장 효과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실시간 교통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기 시스템을 최적으로 제어하여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예측 기반의 선제적 유지관리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AI와 BIM의 융합은 터널 엔지니어링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지만, 그 빛이 밝은 만큼 넘어야 할 현실적인 장벽 또한 존재합니다. 우선 기대효과는 매우 명확합니다. 설계의 정확성을 높여 시공 오류와 재시공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AI 기반의 실시간 위험 감지를 통해 현장의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엔지니어가 보다 창의적이고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생산성이 혁신적으로 향상됩니다. 더 나아가 설계부터 유지관리와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관점에서 데이터가 축적 ․ 활용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인 인프라 구축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넘어야 할 한계와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데이터의 부족과 편향성이 가장 큰 기술적 장벽으로 꼽힙니다. AI의 성능은 양질의 학습 데이터에 좌우되지만, 국내의 경우 프로젝트별 데이터가 발주처와 기업 내부에 파편화된 채 축적되어 있어, 이른바 데이터 사일로(Data Silo) 현상이 심각 하며, 데이터 형식 또한 표준화되지 않아 통합 활용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BIM 적용을 위한 제도 및 표준 미비 역시 현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3차원 모델링에 투입되는 추가적인 비용과 노력을 정당 하게 인정할 수 있는 대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기술 도입 의지를 저해하는 현실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AI의 판단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은 발주자와 엔지니어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며, 기술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무엇보다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지반의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입니다. 이러한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엔지니어의 공학적 통찰력과 직관이 필요하며, 이는 그 어떤 첨단 기술로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AI와 BIM이 터널 기술의 새로운 표준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변화도 필요 하고 학회와 엔지니어들의 노력도 요구됩니다.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에서 생성되는 모든 지반 정보, 구조물 계측 데이터, 사업 관리 데이터를 표준 화된 형식으로 축적하고 공익적 목적으로 공유하는 터널․ 지하공간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는 AI 기술 개발의 토양이자, 국가 디지털 트윈의 근간이 될 것입니다. 법 ․ 제도 정비와 표준화가 실질적으로 뒤따라야 합니다. AI ․ BIM 기반 설계 ․ 감리 절차를 명문화하고, 특히 새로운 기술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하는 대가 기준의 현실화가 시급합니다. 또한, AI의 판단을 보조 적 수단으로 활용할 때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하고, 새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규제 샌드 10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박스 도입을 검토하여 기술 도입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합니다. 기술과 공학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투자해야 합니다. 데이터 과학을 이해하는 터널 엔지니어, 터널 공학을 이해하는 AI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기존 엔지니어들을 위한 체계 적인 재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개방형 산학연 협력 플랫폼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학회와 연구기관이 중심이 되어 개발된 기술과 실증 사례를 공유하고, 특히 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엔지니어링 기업도 쉽게 첨단 기술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여 산업 전반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AI와 BIM은 의심할 여지없이 터널 설계 및 감리의 미래를 열어갈 강력한 동력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첨단 기술의 도입이 곧바로 안전과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철저한 지반조사, 합리적인 공법 선정, 빈틈없는 품질 관리라는 엔지니어링의 기본 원칙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을 때, 비로소 AI와 BIM은 그 잠재 력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 터널 기술자는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을 넘어(Back to the Basics, and Beyond)” 라는 정신을 견지해야 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며 새로운 기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기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며 엔지니어로서의 최종적인 책임을 다하는 균형 잡힌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엔지니어의 역할은 이제 단순 계산과 도면 작성을 넘어, 데이터를 해석하고 AI와 협력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이터 기반의 문제 해결사로 진화해야 합니다. 터널과 지하공간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회의 핵심 기반시설입니다. AI와 BIM의 성공적인 융합은 이 공간을 더 안전하고, 더 효율적이며, 더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끌 것입니다. 우리 학회가 지혜를 모아 이 거대한 기술 혁신의 파도를 선도해 나갈 때, 터널은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국민이 신뢰하는 스마트 인프라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부회장 / ㈜동명기술공단 회장 신 희 정Vol. 27, No. 3 11 1. 서 론 우리 주변의 지하공간 개발과 대규모 인프라 건설은 도시 확장과 교통망 확보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 히 터널은 산악 지형이 많은 국내외에서 도로와 철도망을 연결하는 핵심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굴착 과정에서 노 출되는 지반과 암반은 지질 조건, 지하수 상태, 불연속면 발달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항상 잠재적인 안정성 문제를 안 고 있다. 시공 단계에서 이러한 위험을 적시에 파악하지 못하면 붕괴나 지반 침하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공사 지연 과 추가 비용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터널 시공 현장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굴착면 상태를 정량적으로 조사하고 평가하는 다양한 체계가 오랫동 안 활용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RMR(Rock Mass Rating) 분류법과 Q-system이 널리 쓰이며, 암질, 절리 발달 정도, 지 하수 상태 등을 계량화해 암반의 공학적 등급을 산출한다. 하지만 이 과정은 평가자의 경험과 직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하 고, 각 항목을 현장에서 세밀하게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표 1). 스마트 터널링 시대를 위한 이미지 기반 RMR 예측 AI 플랫폼과 현장 적용 김예진 Postdoctoral Fellow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스마트 터널링 시대를 위한 이미지 기반 RMR 예측 AI 플랫폼과 현장 적용 12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표 1> RMR과 Q-system 기반 암반 분류 체계 비교: 터널 설계 및 시공 시 고려되는 암질, 절리, 지하수 상태 등 주요 정량 평가 요소와 시 스템별 특성에 대한 요약 구분RMR 분류법Q-system 개요 1973년에 Bieniawski가 최초 제안하였으며, 1989년에 수정 및 보완된 암반분류방법 1974년 NGI 소속의 Barton, Lien Lunde에 의해 제안된 암반분류방법 암반 평가 항목 ① 일축압축강도 ② 암질계수 (RQD) ③ 절리간격 ④ 절리면의 상태 ⑤ 지하수 유출상태 ⑥ 절리의 방향성에 의한 보정 * RMR = ①+②+③+④+⑤+⑥ ① 암질계수 (RQD) ② 절리군수 (Jn) ③ 절리면의 거칠기 (Jr) ④ 절리면의 변질도 (Ja) ⑤ 지하수 (Jw) ⑥ 응력감소 계수 (SRF) * Q = RQD/Jn × Jr/Ja × Jw/SRF 특징 ∙ 간단한 평가변수 ∙ 시추조사 및 실내 시험결과로 평가 가능 ∙ 설계 단계 시 용이 ∙ 세분화된 평가변수 ∙ 지보패턴 제시가 상세하게 구분 ∙ 시공 시 지보패턴의 변경에 적함 문제점 ∙ 팽창성 암반이나 Sqeezing Rock에는 부적절 ∙ 시공 시 굴착면에서 시추조사가 불가능하여 평가항목 중 RQD에 대한 정확한 평가 어려움 ∙ 평가방법이 다소 복잡 ∙ 시공 시 굴착면에서 시추조사가 불가능하여 평가항목 중 RQD에 대한 정확한 평가 어려움 최근 터널 공사는 규모가 커지고 시공 속도도 빨라지면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역시 실시간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안전 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평가 기술의 필요성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다 신속하 고 효율적으로 암반 상태를 진단하고 기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다. 2. 암반 상태 평가의 디지털 전환: 이미지와 인공지능이 만드는 혁신 터널 시공 현장에서 굴착면 상태를 파악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숙련된 기술자의 경험과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육안 관찰과 계측 장비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 km급 장대 철도×도로 터널과 복잡한 도심 지하공간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정밀하고 신속한 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 도 GTX-A 노선과 같은 대규모 철도망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복잡한 도심 지하환경을 빠르게 연결하는 초장대 터널 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외에서는 총 연장 약 57.1 km의 스위스 고타르트 베이스터널이 세계 최장 철도 터널로 자리 잡 으며,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고난도의 시공 기술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그림 1). 이처럼 대규모 프로젝트와 까 다로운 지질 조건이 점차 일반화되면서, 현장 위험 요소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 중심 평가 방식으 로의 전환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Vol. 27, No. 3 13 (a)(b) <그림 1> (a)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으로, 복잡한 도심 지하를 연결하는 국내 초장대 도시철도 터널 사례이다. (b) 스위스 알 프스를 관통하는 고타르트 베이스터널로, 세계 철도 교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초장대 터널의 대표적 사례이다. 두 사례는 국내외에 서 추진 중인 장대 터널 프로젝트의 규모와 기술적 난이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라이다(LiDAR), 3D 포인트클라우드 등 첨단 센서 기술이 보급되면서 시공 기록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터널 굴착 직후 암반 상태를 고해상도로 촬영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설계 검증과 분석에 적극적 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시공 기록의 표준화와 자동화가 앞당겨지고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과 결합되어 암반 특성을 자동으로 정량화하고 분석 및 해석하는 수준으로 발전하 고 있다. 특히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은 이미지 속 복잡한 텍스처와 패턴을 학습해 엔지니어의 경험에 의존하던 평가 과정을 보완하고, 기록을 실시간 의사결정 지원 데이터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나아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의 결합으로, 암반 상태 평가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설계와 시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이터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지와 인공지능의 융합은 터널 안전성과 시공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 을 만들어가고 있다. 3. AI 기반 암반 상태 평가의 작동 메커니즘 터널 굴착 현장에서 촬영된 이미지는 단순한 시각 기록을 넘어, 암반의 구조적 특성과 잠재적 위협 요소를 정량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된다. 그림 2는 각각 1등급과 5등급으로 분류된 대표적인 터널 굴착면 이미지를 매 핑 결과와 함께 보여주며, 굴착면 이미지가 담고 있는 정보의 복잡성과 정밀한 암방 상태 평가의 중요성을 잘 나타낸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현장 이미지를 활용해 딥러닝 기술로 암반 특성을 자동 분석하고, RMR 분류법과 연계한 정량적 평 가 접근법을 제시한다.스마트 터널링 시대를 위한 이미지 기반 RMR 예측 AI 플랫폼과 현장 적용 14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a)(b) <그림 2> (a) 상대적으로 균질한 암질과 적은 절리군으로 구성된 안정적인 굴착면 구간. 일부 균열과 습윤 부위가 관찰되지만 구조적 불연 속면의 발달은 제한적이며 높은 RMR 값으로 평가된다. (b) 다수의 절리군과 충전물(filling)이 분포한 복잡한 터널 굴착면 구간. 교차 절리 와 파쇄대가 집중되어 쐐기 파괴(wedge failure) 가능성이 높은 구간으로 평가되며, RMR 분류법에서 고위험 구간인 5등급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대비는 이미지 기반 분석이 암반 상태와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해석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미지 기반 분석의 핵심은 시각 정보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추출해 구조화된 정량적 지표로 변환하는 것이다. 기존에 는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한 수작업 평가가 일반적이었지만, 여기서는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을 통해 픽셀 단위 패턴을 인식하고 수치화하는 과정을 적용했다. 접근법은 크게 다음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데이터 전처리와 표준화: 다양한 현장 조건에서 촬영된 터널 굴착면 이미지는 촬영 환경의 조도, 촬영 각도, 색상 편차 등에서 차이가 크다. 안정적 학습을 위해 데이터 정규화 또는 일반화 과정이 필수적이며, 여기서 색 보정(color calibration)을 통한 데이터 증강(data augmentation), 기하학적 왜곡 보정(distortion correction), 유효 굴착면만 을 이미지 분할(segmentation) 하는 등 전처리 과정을 거쳐 학습 데이터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2) 특징 추출과 패턴 학습: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기반 모델을 사용해 절리 간격, 불연 속면 밀도, 암질 질감 등 공학적으로 중요한 요소를 자동 인식하도록 학습했다. 다층 CNN 필터를 활용해 가장자리 (edge), 곡선(curve) 같은 저수준 특징(low-level feature)부터 절리군 집합 및 방향성과 같은 고수준 패턴(high- level pattern)까지 분석하며, Grad-CAM 기반 히트맵(heatmap)으로 모델의 분석 영역을 시각화하여 모델의 판단 근거를 모델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Vol. 27, No. 3 15 3) 정량 평가와 등급화: 추출된 특징은 RMR 기반 암반 분류 체계와 연계되어 정량적 점수와 등급으로 변환된다. 모델은 현장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문가/엔지니어 간 편차를 줄이고, 평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표준화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을 지원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이미지 기반 암반 평가의 전체 구조를 설명하며, 제안하는 데이터 중심 접근법의 핵심을 이룬다. 그림 3은 이 과정을 간략히 나타낸 개요도로, 이미지 입력부터 결과 산출까지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정리했다(Kim and Yun, 2024). <그림 3> 제안된 굴착면 이미지 기반 암반 평가 모델의 학습 및 추론 과정 개요. 학습 단계에서는 전문가가 평가한 RMR 등급과 매핑 데이 터를 레이블로 활용하고, 추론 단계에서는 새 이미지를 별도의 전처리 없이 분석해 불연속면, 습윤 상태 등 암반 내 주요 공학적 특성을 추 출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당 굴착면을 등급화 한다. 4. 이미지 기반 RMR 예측 모델의 성능 이미지 기반 딥러닝 모델은 학습에 포함되지 않은 독립적인 두 개의 터널 현장(터널 DB, SW)을 대상으로 성능을 검증했 다. 그림 4는 두 개의 시험 구간에서 전문가가 평가한 RMR 값과 모델이 예측한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파란색 실선은 현장 에서 전문가가 평가한 RMR 값이며, 빨간색 실선은 훈련된 모델이 터널 굴착면 이미지를 기반으로 산출한 예측 값이다. 터널 DB 구간에서는 약 100-150 m 굴진 동안 RMR 값이 50점 가까이 급격히 변화하며 실제 암반 등급이 2-3단계나 바뀌는 큰 지질 변화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모델은 전체적인 추세를 안정적으로 재현하며 전문 가 평가와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 예측 값이 다소 낮게 나타났는데(STA. 6+240.0 ~ STA. 6+420.0, STA. 6+650.0 ~ STA. 6+700.0), 이는 학습 데이터에 RMR 80점대 이상의 양질의 암반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실제 현장에서도 1~2등급의 양호한 암반이나 5등급의 극도로 불량한 암반은 관측 빈도가 낮아 데이터 편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향후 추가 데이터 확보를 통해 이 오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널 SW 구간은 전반적인 변화 폭은 작지만 약 600 m에 걸친 굴진 구간 전반에서 암질이 꾸준히 변하는 특징이 나타 났다. 모델은 이러한 세밀한 변화 경향을 충실히 반영하며 전체 흐름을 안정적으로 재현했다. 또한, 일부 구간에서 예측 값이 실제 평가보다 높거나 낮게 나타난 부분이 있었지만(STA. 4+000.0 ~ STA. 4+150.0), 이 구간의 실제 RMR 또한 최대, 최소 차이가 9점, 표준편차가 약 2.4로 변화 폭이 매우 작아 이러한 차이는 모델 한계보다는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 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스마트 터널링 시대를 위한 이미지 기반 RMR 예측 AI 플랫폼과 현장 적용 16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a) (b) <그림 4> 두 시험 구간에서의 RMR 예측 결과 비교: (a) 터널 DB, (b) 터널 SW. 모델 예측 값은 전문가 평가 값과 높은 유사성을 보이며, 급격한 지질 변화나 등급 변화를 효과적으로 포착한다. 모델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미지 전처리 기법을 적용하고 분석한 결과는 그림 5에 제시되어 있다. ROI (Region of Interest) 크롭, 제로 패딩(Zero-padding), 인페인팅(Inpainting) 기법을 적용한 이미지에 대한 예측 결과 를 비교한 결과, ROI 크롭을 적용한 모델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RMSE 7.1로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반면 제로 패딩 기법은 모델이 외곽 경계에 집중하도록 유도해 오히려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Grad- CAM을 활용한 시각화 결과는 모델이 이미지 내에서 절리, 균열, 습윤 구간 등 암반 상태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영역에 주로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는 모델이 단순히 전체 이미지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암반 내 구조적 특징에 기 반해 RMR 값을 산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Vol. 27, No. 3 17 <그림 5> Grad-CAM을 이용한 터널 굴착면 이미지 내 반응 영역 시각화 결과. ROI 크롭이 적용된 경우에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모델이 절리와 균열 등 암반 내 구조적 특징에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5. 실시간 현장 적용 사례 이미지 기반 RMR 예측 모델은 실제 터널 공사 현장에서 실시간 평가 플랫폼으로 구현되어 검증되었다(그림 6). 개발 된 플랫폼은 터널 굴착 직후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해 RMR 값을 산출하고, 그 결과를 히트맵과 수치 정보로 시각화해 현장 엔지니어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철도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던 현장에 적용되어, 굴 착 진행 상황과 암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공법 조정 및 보강 설계 검토를 지원했다. 분석 결과는 자동으로 데이터 베이스화되어 시공 이력 관리와 후속 설계 검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되었다. 이번 사례는 이미지 기반 AI 모델이 경험 중심의 평가를 보완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 가 능성을 보여주었다. 향후 다양한 지질 조건과 더 많은 현장 데이터를 반영해 모델을 고도화한다면, 보다 정밀하고 신뢰성 있는 실시간 암반 평가 시스템으로 발전할 전망이다.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