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시론 시 론 Vol. 27, No. 2 9 AI 시대에도 반복되는 도심지 터널 붕괴사고: 근본적 해결책은 어디에 있는가? 장수호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부회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 최근 서울 강동구 명일동 지하철 공사 현장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연이은 터널 붕괴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고 소식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터널 공사에 대한 안전성과 사회적 신뢰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산악지형과 날로 심화되는 도시화라는 우리나라의 제한적인 국토 조건을 고려할 때, 터널과 지하공간의 활용이 각종 사회적 ․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던 상황에서 전공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두 사고 모두 시민들이 먼저 사고 조짐을 인지하고 신고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을 각종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점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적인 화두로 대두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고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우리는 왜 이렇게 근본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가? 싱크홀, 지반함몰, 땅꺼짐 등의 용어도 혼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고들을 노후 매설물로부터의 누수 원인 등의 모호한 추정으로 언제까지 회피 아닌 회피를 할 것인가? 과연 AI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은 붕괴 사고를 예방 ․ 예측하는데 얼마나 활용될 수 있는가? 등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10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국내에서만 무려 2,000건이 넘는 지반침하 사고가 보고되고 있고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도심지 터널 공사 현장 주변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붕괴사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붕괴사고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음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사고조사 위원회에서 상세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겠지만, 다양한 전문가들이 대규모 터널 붕괴사고의 주된 원인들을 다음과 같이 공통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사전 지반조사의 부실 문제가 자주 지적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지반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어 충분한 지반조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반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설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이는 시공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지반조건을 만나게 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심지, 특히 저토피 구간, 하천 인접 구간 등에서는 지하수위 저하와 충분한 지반 지지력을 확보하지 못함으로 인해 터널 붕괴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NATM터널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배수터널로 건설됨으로 인해 이번 사고 이후로 도심지 구간에서 비배수터널의 채용을 확대하자는 의견들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는 도심지 저토피 구간에 비배수터널, 특히 쉴드TBM을 적극 활용하여, 이를 통해 붕괴 사고 위험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습니다. 그라우팅 등 보강 ․ 차수 공법의 품질관리 미흡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라우팅은 지반 보강과 차수를 위한 핵심 기술이지만, 시공 품질 확인이 어렵고 품질관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 외 터널 전문가들은 그라우팅 품질관리 기준 강화와 품질 검증 방법 다각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계측과 관련해서도 현대 기술의 발전으로 IoT 기반 실시간 계측 시스템과 이상징후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술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정책 ․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공사기간과 공사비용 상의 제약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공기 단축에 대한 압박은 안전관리 소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다 인식하고 있습니다. 최저가 낙찰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공사비 절감 압박으로 인해 안전관리와 품질관리에 필요한 비용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터널공사와 같은 고위험 공종에 대해서는 최저가 낙찰제 적용을 제한하고, 적정 공사비가 확보될 수 있는 대안 입찰 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Vol. 27, No. 2 11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 증가와 기술전수 부족 문제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건설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언어 소통 문제와 안전 교육의 효과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복잡한 지시사항이나 비상상황 대처 요령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안전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을 바탕으로, 이제 우리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입니다. 기술적 측면 에서는 도심지, 특히 위험 구간에 대해서는 비배수터널 공법의 적극적인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쉴드TBM은 공사 중에 터널 붕괴사고 위험을 상대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TBM 기술력과 경험이 부족한 점을 고려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TBM 기술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첨단 계측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축도 중요한 해결 방안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IoT와 AI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계측과 이상징후 조기 경보 시스템은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효과 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형식적인 계측 및 모니터링이 아닌 실제 시공 프로세스와 매칭되어 즉각적으로 현장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체계로의 활용이 필요합니다. 급속한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의 기술개발 과정에서는 AI를 포함하지 않으면 새로운 연구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AI와 첨단 기술이 모든 터널 붕괴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와 첨단 기술은 분명 강력한 도구이지만, 이들이 인간의 경험과 판단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우리 터널 ․ 지하공간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AI 모델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므로,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위험이나 예외적인 상황을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AI의 판단은 최종적으로 인간에 의해 검증되고 실행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간의 오판이나 지연된 대응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AI와 첨단 기술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먼저 구축 되어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는 “Back to the Basics”라는 접근법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충분한 지반조사, 신뢰적인 첨단 설계방법, 적정한 공법 선정, 철저한 품질관리, 엄격한 시공 감리 등과 같이 기본에 충실한 접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AI 시대에도 터널 붕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기술의 한계보다는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과 시스템의 문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AI 기술이라도 부실한 데이터로 학습되거나, 그 결과가 현장에서 적절히 활용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기술 도입과 함께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과 안전 문화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책 ․ 제도적 측면에서도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적정 공사비와 공기를 보장하는 발주 제도 개선은 12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기본 전제조건일 것입니다. 특히 최저가 낙찰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치 기반 발주 방식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공사비용 외에도 안전성, 품질, 환경영향 등을 고려하여, 비용 측면에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더라도 안전성과 유지관리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총생애주기 비용(Life Cycle Cost) 관점에서의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터널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토질 및 기초, 구조 등의 기술 분야는 있지만 터널 분야의 기술자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터널기술사 제도를 신설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산업 현장과 연계한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학회에서는 “터널과 지하공간 미래가치 창출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비전과 “지하는 소중한 국토, 살기 좋은 새로운 지하국토 개발의 선도학회로!”라는 슬로건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비전과 슬로건을 실천하고 터널 붕괴사고의 방지를 위해서 우리 학회를 중심으로 관 ․ 산 ․ 학 ․ 연의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입니다. 고대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Vitruvius)는 “좋은 건축물은 튼튼함(firmitas), 실용성(utilitas), 아름다움(venustas)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튼튼함’은 모든 인공 구조물의 가장 기본 적인 요건일 것입니다. 아무리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터널이라도 안전하지 않다면 그 가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으로 잘못 알려진,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인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정확히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不殆)”로 해석됩니다. 이는 주어진 지반조건을 정확히 알고 최적의 공법을 선택해야만 100% 안전한 터널 시공이 가능하다는 말로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분명 AI와 첨단 기술의 발전은 터널공학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기본 원칙과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기술했듯이 AI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기술개발의 추진이 어려워진 최근의 상황에서, 과연 조사 ․ 설계 ․ 시공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의 개선과 발전을 외면해도 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함께해야 할 때입니다. “Back to the Basics”와 “Safety First”라는 기본 철학 위에 AI와 첨단 기술이 우리의 터널 기술들과 조화롭게 결합할 때, 비로소 안전한 터널 건설이 가능할 것입니다. 더 이상 터널 붕괴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부회장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 장 수 호Vol. 27, No. 2 13 1. 서 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High-level radioactive waste, HLW)은 원자력 발전소 사용 후 핵연료로부터 발생하는 폐기 물로, 방사능의 세기가 매우 높고 긴 반감기를 가져서 장기간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1,2]. 방사성폐기물 중 HLW는 특히 강한 방사능과 높은 발열성으로 인해 인간과 환경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이의 처리는 과학적 ․ 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장 건설: 현황과 시공기술 발전 방향 이기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최순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터널지하공간 그룹장 장수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본부장 <그림 1> Multi-barrier disposal concept (Image: Posiva)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장 건설: 현황과 시공기술 발전 방향 14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술적 ․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안이다[3]. 세계 각국은 이 폐기물의 장기적이고 안전한 처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왔으며, 그 결과 지하 심부의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암반층에 HLW를 처분하는 심층 지질 처분 방식(그림 1)이 가장 안전 하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4,5]. 심층 지질 처분 방식은 폐기물을 지하 약 500~1000m의 안정된 지질 구조 내에 처분함으로써 인간 및 환경과의 격리 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6]. 이 방식은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암반층이 방사성폐기물을 장기간 격리하고, 환경으로의 방 사성 물질 확산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처분 심도의 깊이가 크기 때문에 지표로부터의 지진이나 자연재해에 의한 영향이 최소화되고, 인위적 간섭의 가능성도 크게 줄어든다[7]. 현재 전 세계적으로 HLW를 처리하기 위한 심층 처분장 건설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핀란드의 Onkalo 시설은 세계 최초의 운영 사례로 인정 받고 있다[8,9]. 이러한 국가들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기술개발,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처분장 구 축 사례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국제적으로 HLW 관리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로 매년 상당한 양의 HLW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심층 처분장 건설이 구체적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의 문제에서도 기인하고 있다 [10]. 특히 후보지 선정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반발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장기 적으로 심각한 사회적 비용과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본 특집기사는 심층 처분장 건설의 국내외 추진 현황을 검토하고, 건설에 요구되는 핵심 시공 기술을 분석하여 제시함 으로써 한국의 HLW 처분장 구축에 필요한 기술적 과제를 명확히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본 기사에서는 처분장 건설의 성공적 실현을 위한 제언을 제시함으로써, HLW 처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기술적 ․ 사회적 합의 형성을 촉 진하여 국내 심층처분장 건설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장 추진 현황 한국 정부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2053년까지 심층처분장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부지 선정과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11]. 현재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후보지 검토가 진행 중이며, 정부는 지속적으 로 기술적, 환경적 평가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한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술적 연구와 관련 시설 건설 을 위한 국제 협력 및 공동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심층처분장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핀란드의 Posiva Oy가 가장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Posiva는 오랜 연 구와 기술 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Onkalo 처분장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Onkalo 시설(그림 2)은 약 500m 깊이의 안정된 암반층에 위치하며,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술적 기준과 환경적 안전성을 충족하였다[6].Vol. 27, No. 2 15 <그림 2> Onkalo repository concept (Image: Posiva) 스웨덴의 SKB는 깊이 약 500m에 Forsmark 처분장 건설(그림 3)을 활발히 추진하였다[7]. SKB는 첨단 굴착 기술 및 지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안전성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한 성공적 사회적 합의를 이 루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지시각으로 2025년 1월 15일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고준위방사 성폐기물 심층처분장) 건설을 착공하게 되었다. <그림 3> Forsmark repository concept (Image: SKB)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장 건설: 현황과 시공기술 발전 방향 16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프랑스는 ANDRA 주관 하에 Cigéo 프로젝트를 통해 점토층을 기반으로 한 지하 처분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Cigéo 프로젝트는 프랑스 동부 뫼즈(Meuse)와 오트마른(Haute-Marne) 지역 경계에 위치한 뷔르(Bure) 인근의 Callovo- Oxfordian 점토층(깊이 약 500m)에 방사성 폐기물을 최소 100년 이상 안전하게 격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8]. 특히, 프랑스에서 추진하는 이 처분장은 기존의 암반층 기반 처분장과는 달리 점토층을 기반으로 설계된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 며, HLW의 회수 가능성을 고려한 유연한 설계가 도입된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일본 역시 NUMO를 중심으로 심층처분장 후보지 선정과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일본은 지진 빈발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처분장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였으며, 정보 공개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신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9]. 미국의 Yucca Mountain 프로젝트는 장기간 연구와 투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 부족과 기술적 난제로 인해 추진 이 지연되고 있으나, 최근 다시 재추진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사례들은 한국의 처분장 추진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각국의 기술적 발전, 사회적 합의 과 정, 환경적 안전성 확보 전략 등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면밀히 분석하여 국내 추진 과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 회적 합의 달성을 위한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이고 투명한 소통 전략과 함께, 기술적 안전성 입증을 위한 국제적 기준 준수 및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3. 심층처분장 건설을 위한 핵심 시공기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장 건설을 위한 시공기술은 매우 다양하며, 주요 기술은 크게 설계기술, 암반굴착 기술, 완충재 설치기술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설계기술은 처분장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술이다. 처분장 설계는 지질 및 지구물 리학적 조사, 지반역학적 평가 및 열역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12]. 지하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암반의 강도, 열전도도, 투수성 등 다양한 특성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설계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13].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 과정에서 암반 특성과 처분장의 위치선정이 매우 중요하며, 지진 위험 평가와 장기적 환경 변화 분석이 필수적이다[14]. 둘째, 암반굴착 기술은 실제 처분시설 구축에 핵심적인 기술로서, TBM(Tunnel Boring Machine)이 주로 사용된다. TBM은 정확하고 신속한 굴착이 가능하며, 지질 조건에 따라 맞춤형 설계가 이루어진다. TBM 기술은 굴착 중 발생하는 암반 안정성 문제를 최소화하며, 장기적인 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TBM장비의 굴착 메커니 즘 상 TBM 부속 장비가 연결되기 위한 공간적 제약으로 Drill and Blasting 공법을 이용하여 굴착을 하기도 하며 처분장 굴착 환경에 적합한 기계식 굴착 장비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완충재 설치기술은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격리를 위해 필수적이다. 벤토나이트는 대표적인 완충재로서, 방사 성 핵종의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완충재는 열적, 수리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 평가를 거쳐 처분장 내부에 정밀하게 설치되며, 특히 사전 예측한 장기적인 열-수리-역학-화학적 거동을 위해 균열 없이 안전하게 설치되어야 한 다. 스웨덴의 SKB는 완충재 설치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완충재 설치중 처분공 내의 수분이나 공기중의 습기로 인해 완충재가 팽윤하지 못하도록 완충재 설치 전 처분공 내에 습기방지시스템을 설치하게 된다[15,16](그림 4).Vol. 27, No. 2 17 <그림 4> The protection sheet installed in a deposition hole [15,16] 이러한 핵심 기술 외에도 로봇 기술 및 AI 기반의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과 같은 첨단 기술들이 심층처분장 건설 현장 에 필요하다. 특히 로봇 기술은 방사성 물질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굴착 및 폐기물 취급 작업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건설중 처분장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잠재적 위험 요소를 조 기에 탐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처럼 심층처분장 건설을 위한 기술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국제 협력을 통해 발전하고 있으며, 각국의 다양한 경험 과 기술적 노하우는 국내 처분장 건설 추진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4. 향후 시공기술 발전 방향 및 개발 필요 기술 향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장 시공기술 발전 방향은 정밀성 향상, 안전성 강화, 첨단기술 융합 및 환경영향 최 소화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밀성 향상 기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AI 기반의 예측 및 분석 기술이 도입될수 있으며 실 시간으로 처분장 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센서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들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암반 내 균열과 불안정성을 조기에 탐지하여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안전성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특히 로봇 및 원격제어 기술은 인력의 방사능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로봇 기술을 활용한 암반 굴착과 폐기물 처분 자동화는 현재 여러 국가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이 기술은 실제 시공 및 처분 과정에서 인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을 효과적으 로 보완할 수 있다. 셋째, 고온 환경에서의 재료 내구성 향상 기술이 요구된다. 순수벤토나이트 완충재외에 고온에서 열-수리-역학-화학 적 특성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처분장 부지면적을 저감시킬 수 있는 고기능 완충재 개발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 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나노소재를 활용하여 핵종을 가두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천연나노물질을 이용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