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특별기고 58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3. 겨울철 기상분석 및 제설작업 현황[’19(하)~’20(상)]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은 북극에 찬 공기가 갇혀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화되고 잦은 남풍기류의 유입으로 기온 이 역대로 가장 높았다고 했다. 전국 평균 기온은 3.1°C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으며, 평균최고기온(8.3°C)과 평균최 저기온(-1.4°C)도 가장 높아, 기후변화 속에서 이례적으로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기록되었으며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비구름에 의한 잦은 강수로 눈 보다는 주로 비가 내려 눈이 가장 적은 겨울이었다. 또한, 겨울철 고속도로 주변 기상상황 분석결과 전년대비 적설일수는 비슷했지만, 적설량1)은 대폭 감소하고 강수 일수는 증가하였다. <표 3> 겨울철 고속도로 주변 기상상황 분석결과 구분’19(하)~’20(상)’18(하)~’19(상)비고 평균 누적적설량(cm)16.618.4감 1.8(10%↓) 적설일수(일)5352증 1 강수일수(일)7744증 33(75%↑) 이번 겨울철 기상여건이 적설량은 대폭 감소하고 강수일수는 증가함에 따라 제설제 사용량 中 도로살얼음 대비 제 설제 사용량은 약 67%, 제설작업일수2) 中 도로살얼음 대비 제설 작업일수는 약 86%를 차지하고 있어, 도로살얼음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이 더욱더 필요한 실정이 되었다. <표 4> 도로살얼음 대비 제설제 사용량(단위: 톤) 구분’19(하)~’20(상)’18(하)~’19(상)증감(△) 계125,13595,46629,669(31%↑) 적설시 41,575(33.2%)53,311(55.8%)△11,736(22%↓) 도로살얼음 대비(예비살포)83,560(66.8%)42,155(44.2%)41,405(98%↑) <표 5> 도로살얼음 대비 작업일수(단위: 일‧ 지사) 구분’19(하)~’20(상)’18(하)~’19(상)증감(△) 계1,6181,062556 (52%↑) 적설시232(14.3%)391(36.8%)△159 (41%↓) 도로살얼음 대비(예비살포)1,386(85.7%)671(63.2%)715 (107%↑) 1) 제설대책기간 지사인근 기상청 관측소 누적적설량의 합(cm‧ 지사인근 관측소) 2) 제설대책기간 지사(56개)별 제설작업 일수의 합(일‧ 지사)Vol. 22, No. 2 59 겨울철 고속도로 터널 內 대형 교통사고가 주는 교훈 참고로 고속도로 제설작업은 소금을 염화칼슘용액에 젖은상태로 살포하는 습염살포 방식이다. 살포된 제설제는 눈 을 녹이고 어는온도(염화칼슘 -54°C, 소금 -21°C)를 낮추어 준다. 눈이 지속적으로 내리면 차량통행이 없는 상태는 도로에 눈이 쌓이며, 차량이 통행하게 되면 도로표면의 제설제와 반응하여 녹게 되며 노면은 젖은 상태나 슬러시 상 태로 변화된다. 제설작업으로 인해 도로표면이 젖게 되면 강우시와 마찬가지로 미끄러운 현상이 발생됨에 따라 도로 운전자는 속도를 감속하여 운전을 하여야 한다. 살포주기는 기온과 적설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1~2시 간 간격으로 재살포를 하고 있으며 강설 종료 시 제설제를 다시 살포하여 결빙을 방지하고 있다. ① 염화칼슘용액 제조② 염화칼슘용액 보관③ 소금 상차 ④ 염화칼슘용액 적재⑤ 습염 살포⑥ 리무빙 <그림 4> 습염살포 절차 4. 겨울철 고속도로 제설대책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겨울철 기상상황을 감안하여 향후 고속도로 제설작업 시 도로살얼음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기 위하여 「겨울철 안전한 고속도로를 위한 도로살얼음 사고예방 특별대책」을 수립하여 추진 중에 있다. 주요 대책으로는 결빙취약구간 확대 선정, 제설작업 기준 강화, 취약 시간대 도로순찰 강화, 결빙취약구간 안전시 설물 확충 및 선진제설기법 활용 등이 있다.특별기고 60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4.1 결빙취약구간 확대 선정을 통한 관리 강화 결빙취약구간 선정기준(시설특성, 기하구조, 기후특성 및 교통운영의 4개 분야의 14개 평가 항목에 따라 계량화)에 따라 “도로살얼음 취약구간” 99개소를 추가하여 총 159개소의 결빙취약구간을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표 6> 결빙취약구간 선정기준 및 현황 구분계A등급B등급C등급 기준68점 이상64점~67점50점~63점 대상(개소)159464667 4.2 제설작업 기준 강화 기존의 예비살포는 기온이 2°C 이하일 경우 강우‧강설 시작 시 교량부, 응달구간, 계곡부 등 취약구간 위주로 시행 하였으나, 대기온도 4°C, 노면온도 2°C 이하가 예상되고 강설, 강우, 안개, 서리 등으로 도로살얼음 우려 시 예비살포 를 의무화하였고, 결빙취약구간에 대한 예비살포 시 제설제 밀도를 14~21g/㎡에서 21~29g/㎡으로 상향하였다. 4.3 겨울철 취약시간대 도로순찰 강화 겨울철 도로의 위험 상황의 신속한 파악을 위하여 취약시간대(22~07시)의 순찰주기를 4회에서 6회로 150% 강화 하였다. 순찰원은 도로의 노면상태를 육안과 레이저 온도계를 활용하여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상황실에 보고하는 역할 을 담당하고 있다. 4.4 결빙취약구간 안전시설 확충 및 선진제설기법 활용 4.4.1 안전시설 확충 사고예방을 위하여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LED 조명식 결빙주의 표지판, 도로전광표지, 가변형 속도제한표 지 등 안내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염수분사장치, 도로열선, 노면홈파기, 구간단속카메라, 스마트 CCTV 등 안전시설 을 강화하고 있다. (a) LED 조명식 결빙주의 표지판(b) 도로전광표지(c) 가변형 속도제한표지 <그림 5> 결빙취약구간 안내시설 설치 현황Vol. 22, No. 2 61 겨울철 고속도로 터널 內 대형 교통사고가 주는 교훈 발열부분 히팅케이블 온도센서 포장면 발열선 매설 : 70mm (a) 노면 홈파기 (b) 도로열선(c) 스마트 CCTV <그림 6> 결빙취약구간 안전시설 설치 현황 4.4.2 선진제설기법 활용 선진제설기법인 자동염수분사장치와 결빙방지 표면처리 공법을 시범 적용하여 결과분석 후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도로살얼음을 예측하여 염수분사 장치, 도로전광표지 등이 자동 가동되어 이용자에게 안전운전 유도 및 관리자가 신 속하게 대응 할 수 있는 “AI 기반 도로살얼음 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a) 자동 염수분사 장치(b) 결빙방지 표면처리공법(c) AI기반 도로살얼음 관리시스템 <그림 7> 선진제설기법 및 AI기법 도로살얼음 관리시스템 5. 맺음말 이번 겨울철에는 평균기온이 높아 1973년 이후 가장 따듯했던 겨울로 기록되었다. 그로인해 적설량은 많이 감소하 였지만 강수일수가 증가로 도로살얼음에 대한 별도의 대책마련이 필요하였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도로살얼음을 예 방하기 위해 선제적 제설작업과 더불어 악천후에 운전자가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LED 조명식 결빙주의 표지판, 가변형 속도제한표지 등 안내시설과 염수분사장치, 도로열선, 그리고 연속되는 터널구간에 구간 단속카메라 설치, 노 면홈파기 등 안전 시설을 추가 설치를 계획하여 시행중에 있다. 그러나 시설투자만으로 악천후에 교통사고를 예방하 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운전자의 안전운전 준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제설작업을 하면 도로표면은 눈과 제설제가 섞여 슬러시 상태가 형성되어 평상시 보다 미끄럽고 강설로 인해 전방 시야가 제약되는 도로주행환경이 된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는 제설작업을 하면 미끄럽지 않다고 생각하여 평상시와 같은 속도로 주행을 하고 있다. 특별기고 62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특히, 대형사고가 발생한 사매2터널과 같은 터널 입구부는 조도변화에 따른 환경적 요건과 진입부가 좁게 느껴지 는 심리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습윤상태의 노면 제동거리가 길어져 터널 외 일반구간 보다 더 미끄럽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겨울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제설작업과 안전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지만 운전자 들이 악천후 시에는 평상시 보다 감속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스스로 안전운행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교통사고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본 기사는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Vol. 22, No. 2 63 지하공간의 활용 1. 시험 및 연구소 그동안 지하공간은 도로나 철도 등 주로 도시기반시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거는 물론 시험 및 연구소, 예술 문화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정 적인 환경이 요구되는 시험 및 연구소에서 지하공간은 최적의 여건을 제공한다. 오캄의 면도날 분야를 막론하고 보편적인 원리를 찾는 사람들이 흔히 쓰는 비유 중에 오캄1)의 면도날이란 말이 있다. 절약의 원 리(principle of parsimony)로 불리는 이 말을 구지 설명하자면 ‘설명은 단순할수록 뛰어나다’라거나 ‘불필요한 가정을 추가하지 마라’ 쯤이 될 것이다. 과학연구를 위해 예민하고 정밀한 실험을 수행하는 경우 외적인 영향을 완전히 배제 해야한다는 점에서 이 말은 특히 강조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실험의 목적이나 인과(因果)와 무관하다면 반드시 오캄의 면도칼로 잘라내야 한다는 것. 갈릴레이는 물체의 무게가 낙하속도와 관계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피사의 사탑 에서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떨어트렸다. 두 개의 물체는 거의 동시에 땅바닥에 떨어지며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 질 것이라는 우리의 상식을 멋지게 뒤집었다. 그러나 누군가 이를 정밀하게 관측한 사람이 있었다면 갈릴레이는 군중 의 비웃음을 샀을 것이다. 실제로 물체의 무게는 낙하속도와 관계가 없지만 공기저항이나 바람과 같은 미세한 영향 1) 오캄(William Ockham, 1285~1349). 영국 프란체스코 수도회 철학자‧논리학자. 종교적인 논문과 저서가 많으며 ‘90일 간의 일(Opus nonaginta dierum)’이 대표작이다. 지위나 성에 관계없이 종교적 평등과 자유를 주장하고 교황권 축소와 국왕 권리를 옹호하여 파문당하였다. 지하공간의 활용 1. 시험 및 연구소 김재성 (주)동명기술공단 부사장인문학 산책 64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으로 실험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다시 같은 실험을 하면서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보면 외부 영향을 덜 받는 무거 운 물체가 땅에 먼저 떨어지는 것을 우리는 확인하게 될 것이다. 아무 튼 갈릴레이가 실험할 당시 그렇게 정밀한 관측이 어려웠던 건 다행스 러운 일이다. 이러한 실험이 단순히 두 물체의 낙하속도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중력상수2)를 측정한다거나 지구의 무게3)를 구하기 위한 실험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중력상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바람 정도가 아니라 공기 분자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통제해야하므로 진공상태에 준하는 실험조 건을 갖추어야하기 때문이다. 과학문명은 크게 이론과 실험 두 분야의 공조를 통해 발전해 왔다. 아무리 이론이 완벽해도 실험으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추상적 개념일 뿐으로 노벨상을 결정할 때도 이러한 원칙 즉 실험적 확증이 있는가를 중요한 근거로 삼는다. 실험의 신뢰성은 누가 하든, 어디서 하든, 언제 하든 같은 결과를 내놓는 재현의 삼원칙에서 얻어진다. 그러므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떻게 외부영향을 통제 할 것인가에 실험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소나 실험실이 지하공간을 선호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지하공간은 기 후를 포함하여 소음 습도 온도 분진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으며 유해전파나 광선 진동영향도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원자핵 연구소(CERN) 인간이 만든 터널이나 지하공간은 대부분 실용적인 목적 때문이다. 교통이나 주거 문화시설 또는 전쟁에 대비한 공간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땅을 파내는 것은 어렵고 돈도 많이 드는 일이어서 그에 걸맞는 필요가 있어야했기 때문이다. 2) 중력 상수(重力常數, gravitational constant).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의 세기를 나타내는 상수로 헨리 캐번디시가 처음 측정하였으며 현재 사용되는 중력상수(G)값은 다음과 같다. ±× ∙ 3) 중력은 두 개의 물체가 서로 작용하는 힘으로 낙하물의 무게와 높이 그리고 떨어지는 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면 이를 통해 지구 무게를 구할 수 있다. 주2)의 헨리 캐번디시 실험은 지구의 무게를 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아래 식에서 r은 낙하시키는 높이, m은 낙하물의 무게, F,G는 각각 중력과 중력상수). ∙ ∙ 에서, 지구의 무게 ∙∙ 피사의 사탑Vol. 22, No. 2 65 지하공간의 활용 1. 시험 및 연구소 그러나 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4)에 만들어진 입자가속터널(LHC)5)은 실용적인 시설이 아니다. 앎에 대한 순수한 추 구가 바로 목적이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던 인간이 동굴에 그림을 그리면서 동물적인 삶에서 결 별하였듯이 LHC는 인류의 지성을 단계 도약시킨 시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소내의 다른 시설은 제외하고 입자가속터널 하나만 보더라도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6). 터널 규모가 거대한 만큼 건설과정 또한 만만치 않았다. CERN 입자가속터널7) CERN에는 1957년 처음으로 연구소 지하공간에 입자가속기8)가 설치되고 이후 계속 시설이 개선되었지만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 입자를 연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CERN은 양자역학 표준이론의 증명과 우주의 근본입자를 규명하 기 위하여 LEP9)계획을 세웠다. 지하 100m 깊이에 만들어진 터널의 직경은 2km가 넘는데 당시 유럽의 최대 건설사 업이었다. 그 효과를 입증한 이후 차세대 계획으로 추진된 것이 바로 LHC다. LHC는 거대입자가속기라는 말에 어울 4) 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CERN, Conseil Europeen pour la Recherche Nucleaire). 1954년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12개 국이 공동 투자하여 설립한 연구소로 이후 대부분의 유럽국가가 참여하여 지금은 20개의 회원국이 함께 운영 하고 있으며 유럽 외에도 많은 국가와 국제조직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5) 입자가속터널(LHC, The Large Hadron Collider). 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의 가장 중심적인 시설로 정식 명칭은 ‘거대 강입자 충돌기’다. 1984년 3월 FCFA-CERN 워크샵에서 처음 제안되었으며 세계 각국의 공조로 2008년 완공되었다. 6) 원형으로 만들어진 이 터널의 지름은 8.5km로 총 길이는 27km에 달한다. 7) 자료출처 : www.public.web.cern.ch LHC.jpg 8) 입자가속기의 성능은 입자 에너지와 속도를 얼마나 가속시킬 수 있는가로 구분되며 터널의 크기 규모와 관계된다. SC 입자가속기는 양성자를 600Mev까지 가속하여 당시 세계최고의 성능을 자랑했지만, 이후 CERN에 설치된 PS 입자가속 기는 47배(28Gev), SPS 입자가속기는 670배(400Gev)로 성능이 개선되었으며, 현재 터널에 설치된 LHC는 양성자를 574 Tev까지 가속시킬 수 있다. 9) LEP(Large Electron Positron Collider). 양자역학의 표준모형이론을 입증하기 위한 대규모 입자가속기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으로 1983~1988년 추진되었다. 인문학 산책 66 자연,터널 그리고 지하공간 리게 세계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미국 텍사스주의 초전도초입자가속기10)를 제치고 최대시설이라는 명예를 얻 게 되었다. 터널 연장이나 크기와 같은 규모는 물론이고 성능에 있어서도 비교할 만한 시설은 찾기 어렵다. 미국 페르미 연구소(Fermilab) 시카고의 페르미 연구소(Fermi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11)는 1967년에 세워졌다. 10km2에 이르는 광활 한 부지에 조성되어 있으나 땅 위에 있는 시설물은 16층 규모의 본관 건물 하나뿐이다. 그 외 작은 건물이 있기는 하 지만 대부분 지하공간과 연결되는 시설물이다. 페르미의 핵심시설인 입자가속기 ‘테바트론(Tebatron)’을 비롯하여 거 의 모든 연구시설은 지하 깊은 곳에 있다. 페르미는 그동안 세계의 핵물리학 실험을 이끌어왔지만 시설이나 규모면에 서 월등히 앞서는 CERN에 임무를 넘겨주고 현재는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를 검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하고 있다. 중성미자는 우주의 90%를 차지하는 암흑물질(dark matter)의 성분으로 추정되어 왔지만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12)에 그동안 검출해 내기가 어려웠다. 하늘에서 본 Fermilab13) 10) 초전도초입자가속기(SSC, Super conducting Super Collider). 1980년대 말 미국 텍사스에 계획된 입자가속기로 원둘 레를 80km로 계획하였으나 14억 달러(1조 6000억 원)가 투입된 시점에서 1993년 10월 경제적인 이유로 중단되었다. 11) 페르미 연구소(Fermi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약칭 Fermilab). 미국의 입자가속기연구소로 1967년 설립되었으 며 현대물리학의 최첨단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해 왔다. 12) 아인쉬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어떤 물질이든 빛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인위적인 가속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며 애초부터 빛 속도 이상으로 움직이는 물질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13) 사진출처 : www.en.wikipedia.org Fermilab.jpgVol. 22, No. 2 67 지하공간의 활용 1. 시험 및 연구소 페르미는 그동안 운영했던 기자재를 철거하고 모든 시설을 중성미자 검출을 위해 교체하고 있는데 2014년에 완공 된다. 일명 미노스(MINOS)라고 불리는 중성미자 검출시험은 시카고 페르미연구소에서 입자를 발사시켜 735km 떨어 진 미네소타의 지하실험실에서 검출하는 방법으로 행해지는데 입자는 지하 710m 깊이에서 암반을 따라 이동하게 된 다. 실험을 위한 모든 시설물은 깊이 100m가 넘는 지하공간에 만들어진다. LBNE 시험14)은 미노스보다 한층 더 규모 가 커진 시험으로 시카고에서 동북부의 사우스다코다주의 샌퍼드 지하실험실까지 약 1,300km를 날아가게 한 뒤 지하 1,478m에서 검출하는 시험이다. 정밀하게 시험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러한 실험을 위해서 엄청난 규모의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핀란드 기술연구소(VTT) 건국대학교 FDRC연구소15)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여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핀란드 기술 연구소(VTT)16)는 자국 내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순수 연구기관 이다. 미국 실리콘 벨리를 비롯 세계 여러 나라에 지사가 설립되어 있다. 에스포 시 대부분은 점토층으로 구성 된 평평한 계곡지대에 위치하고 있지 만 하부 지반은 단단한 화강암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던 화강암은 무늬가 아름답고 독특해서 중세시대의 교회를 비롯 헬싱키 공과대학, 타르바스페 박물관 등이 에스포의 돌로 만들어졌다. 핀 란드 기술연구소는 이렇게 단단한 화강암 암반지대를 굴착하여 만들어져 외부영향에 극히 예민한 정보통신기술이나 전자소재개발과 같은 IT 연구의 중심이 되었다. 최근에는 음향이나 바이오 에너지 등 지하공간의 특성을 이용한 연구 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하공간은 40m 깊이에 수직으로 내려간 곳에 만들어져 있다17). 각 공간에는 30여개가 넘는 개별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고 연구인력은 3천명에 이른다. 14) LBNE(Long Baseline Neutrino Experiment). 장거리 중성미자 검출시험 15) FDRC(Flexible Display R2R Research Center). 최근 핵심 IT 기술로 각광 받고 있는 FD(유연성 액정소자) 개발을 위해 건국대학교 내에 설립된 KU-VTT 공동연구센터. 16) VTT. 헬싱키 외곽 에스포(Espoo)시에 있으며 1942년 설립 이후 전국에 모두 45개의 연구센터를 거느린 거대 조직이다. 17) 지하공간의 규모는 폭 19m 길이 90m 높이 15m의 개별 공간이 중앙터널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전체공간은 15,000m2이 넘는다. 핀란드 기술연구소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