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해외전문가기고128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AcknowledgementsThis work was carried out at the University of Bath, UK. The contribution of the Institution in terms of access to computational-software resources and library reference material is gratefully acknowledged.References1. Avgerinos, V., Potts, D.M. and Standing, J., 2016. The use of kinematic hardening models for predicting tunnelling-induced ground movements in London clay. Géotechnique, 66(2), 106-120.2. Basile, F., 2014. Effects of tunnelling on pile foundations. Soils and Foundations, 54(3), 280-295.3. Boussinesq, J., 1885. Application des potentiels a l’etude de l’equilibre et du movement des solides elastiques. Gauthier-Villars, Impromeur-Libraire. 4. Bym, T., Marketos, G., Burland, J.B. and O'sullivan, C., 2013. Use of a two-dimensional discrete-element line-sink model to gain insight into tunnelling-induced deformations. Géotechnique, 63(9), p.791.5. Chen, L., Poulos, H.G. and Loganathan, N.,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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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3180년경 처음 만들어진 뒤 700년이나 사람이 살았지만 알 수 없는 재해로 마을 전체가 땅에 묻혀 버렸다. 이 때문에 1850년 퇴적층이 제거되었을 때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볼 수 있었다. 이 움집은 5200년 전 유적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돌쌓기와 내부구조를 갖추고 있다. 집의 구조는 전형적인 움집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먼저 경사지를 파낸 다음 자연석을 맞물리게 쌓아 바닥과 벽체를 만든다. 그 다음 잡목으로 지붕 뼈대를 놓고 갈대나 흙을 얹으면 완성되는 것이다. 방의 크기는 6m2 정도다. 바닥은 평평한 돌을 깔고 벽에는 가재도구를 얹어놓을 수 있는 선반을 두었다. 방 가운데는 화덕이 있는데 이 주변에 모여 고기를 굽거나 음식을 나누어 먹었을 것이다. 규모가 조금 작은 방은 배수구의 흔적도 보인다. 이외에도 물건을 만드는 공방(工房)과 움집을 서로 연결하는 지하통로가 있다. 이렇게 만든 반지하 형태의 움집은 선사시대의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재료나 구조의 차이는 있지만 움집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형식이다. 스코틀랜드 Skara Brae 유적황하의 랴오동(窯洞)랴오동은 황하 범람과 고비 풍적토가 만들어낸 충적지대의 토굴이다.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흔적이 있지만 많이 만들어진 것은 14세기 무렵이다. 명의 중국통일 과정에서 도시와 숲이 파괴되자 서민들이 어쩔 수없이 선택한 주거형태인 것이다. 이후 공산혁명의 와중에서 중국이 다시 혼란에 빠져들자 랴오동은 다시 주거지로 각광을 받았다. 현재 남아있는 랴오동은 대부분 중국 혁명기의 유물이다. 황토지반 자체가 약해서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시 공산군이 머물던 연안에는 마오쩌둥의 집 등 세련된 랴오동이 많지만 일반적인 형태는 아니다. 대부분 토굴이 그렇듯이 랴오동 역시 단순하게 만들어진다. 황토지반 측면을 아치 형태로 파낸 다음 전면에 문을 설치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는 비교적 정교하게 꾸밀 수 있다. 지반이 물러 바닥이나 벽면을 식탁 침대 수납공간 등으로 용도에 맞게 파낼 수 있기 때문이다. 랴오동은 황토의 부족한 지지능력으로 크기나 내부 구조에 제한이 있지만 앞으로 생태주택으로 발전될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부족한 강도는 시멘트나 목재 또는 금속재료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으니 말이다.Vol. 21, No. 2 135지하주거, 아늑한 삶의 공간 연안일대의 랴오동(좌), 마오쩌둥의 랴오동(우)석굴사원단순히 주거를 위한 공간은 아니지만 수많은 승려가 삶을 꾸려온 석굴사원 역시 지하주거의 형태가 분명하다. 중국의 돈황(敦煌)과 운강, 그리고 용문은 3대 석굴사원이 있는 곳이다. 돈황은 서부 사막에 운강과 용문은 중부 섬서성과 하남성에 있다. 거리상으로는 꽤 떨어져있지만 모두 비단길로 연결되는 고대 통상로의 요충지다. 그 덕분에 세 곳은 서로 문물을 교류하며 불교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지만 형태나 규모 예술적 가치를 보면 석굴마다 나름대로의 특징과 차이가 있다.중국 3대 석굴사원, 돈황(좌), 운강(중), 용문(우)운강석굴(雲崗石窟)은 5세기경 육조시대 북위의 유물이다. 무주강변 절벽에는 지금까지 바위를 깊이 파서 조각한 5만여 점의 불상 탑 부조가 남아 있다. 조각기법은 중국은 물론 인도 페르시아의 다양한 양식이 어우러져 있다. 높이 17m가 넘는 거대좌불(제5굴), 힌두신을 조각한 비슈누굴(제8굴), 다양한 악기가 조각된 음악굴(제12굴), 화려한 그림이 가득한 오화굴(제13굴), 최대걸작으로 꼽히는 노천대불(제20굴)이 유명하다. 용문석굴(龍門石窟)은 북위가 낙양으로 수도를 옮긴 494년 이후 조성된 것이다. 3대 석굴사원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예술성도 뛰어나다. 이하강변 암벽 13km에 동굴을 뚫고 10만점이 넘는 불상과 탑을 만들었는데 역시 다양한 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천정화가 부조된 고136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인문학 산책양동, 80만명이 동원된 11기의 거대불상, 측천무후가 모델이라는 비로자나불, 연꽃 천장화로 유명한 연화동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 개의 석굴 중에서 첫 번째로 꼽는 것은 단연 돈황이다. 석굴 자체는 두드러진 형식이나 계획 없이 벽면에 숭숭 뚫려져 있다. 형태도 소박해서 그 자체로는 운강이나 용문석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돈황을 중국의 대표 석굴사원으로 꼽는 것은 왕오천축전을 비롯하여 고대 문화교류를 파악할 수 있는 많은 벽화와 사료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이탈리아 세시(sasse)세시(Sasso)는 이탈리아 마테라에 있는 응회암 동굴가옥이다. 8000년 전에 그려진 암각화가 주변에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선사시대 이전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중세에는 종교의 중심지가 되면서 주거용 동굴뿐 아니라 아폴리아 대성당 등 바위를 직접 조각해 낸 대규모 건축물도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지금은 깨끗이 정비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생활환경이 극도로 열악했다. 하수도와 같은 위생시설이 전무한 산언덕에 3천여 개나 되는 세시가 빼곡히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다. 20세기초 카를로 레비가 쓴 소설 ‘예수는 에블리에서 멈추었다’ 를 보면 가금과 함께 생활하던 이곳의 환경 그리고 삶의 고난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잘 알 수 있다. 1952년 ‘마테라 보호조례’를 통해 주거환경이 개선된 이후 이곳은 관광지로 변모하였다. 지금은 새로운 형태의 생태주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카파도키아 석굴에서 터키 당국이 주민을 모두 소개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시의 변화는 중국의 랴오동이나 터키, 튀니지 등 과거의 동굴주거를 생태주택으로 탈바꿈해 나가는데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튀니지 마트마타(Matmata) 혈거주택스필버그의 영화 스타워즈에는 두 개의 태양이 빛나는 행성 타투인(Tatooin)이 나온다. 이 행성에 사는 스카이워커는 태양빛을 피하기 위해 땅밑에 사는데 그가 사는 집이 바로 튀니지에 실재로 있는 마트마타 혈거주택이다. 랴오동이나 세시와는 달리 마트마타는 평지에 만들어져 있으며 최고 40°C를 넘나드는 기후에 잘 맞게 만들어져 있다. 혈거주택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다. 먼저 직경 10m 내외로 땅을 파내려간 다음 옆으로 다시 뚫으면 되는 것이다. 파낸 흙은 주변에 쌓아 둔덕을 만드는데 이는 빗물을 막거나 울타리 역할을 한다. 중앙부는 자연스럽게 주민이 어울리는 마당이 된다. 마트마타 혈거주택은 최근 공동체가 함께 생활하기 위한 건축물을 설계하거나 미래 도시를 계획하는데 있어 신선한 모델이 되고 있다. 세시 동굴주거지역Vol. 21, No. 2 137지하주거, 아늑한 삶의 공간 최근의 지하 생태주택꽃잎 형태로 공간을 배치해 조형미가 돋보이는 영국 볼튼(Botton)의 생태주택은 고대의 지하 주거공간을 현대적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이러한 형식은 마트마타의 혈거주택과 유사하지만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신석기 시대의 움집만큼이나 역사가 깊다. 알프스 볼의 생태주택 역시 경사지를 이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하면서도 지하공간의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에 지어지고 있는 생태주택은 정적이고 아늑한 지하공간의 특성을 부각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친환경적인 이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대지 자체가 지붕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에너지 효율이 높지만 녹지공간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건축구조와 형태를 통해 지하와 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서 지하공간의 심리적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랴오동이나 움집 혈거주택 등 과거의 지하 주거공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지어지는 생태주택은 정적이고 아늑한 지하공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설계기술과 재료공학의 발달 그리고 건축가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인해 지하는 점점 더 특별한 삶의 공간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볼튼 생태주택(좌), 알프스 볼 생태주택(우)마트마타 혈거주택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