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118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인문학 산책미국의 도시철도 S.F나 스릴러 영화에서 미국의 지하철만큼 끔찍하게 그려지는 곳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도시철도는 미국 주요도시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은 넓은 국토를 연결하기 위해 일찍부터 철도가 발전하였다. 1869년에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2,826km의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되었으며 이후로도 주요한 도시들이 철도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도시들이 대부분 평활한 지역에 조성되어 도시철도나 터널구간이 포함되는 도시철도는 20세기 들어서서야 시작되었다. 미국의 도시철도는 뉴욕 시카고 워싱턴 등 대도시에 잘 구축되어 있으나 도시철도 구간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시카고에는 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도시철도가 1892년 완공되었지만 대부분 고가철도로 만들어졌다. 이후 만들어진 도시순환철도를 비롯 시카고에는 8개 노선 총 360km의 도시철도가 운영되고 있다. 워싱턴 D.C는 1976년에 시내중심부를 관통하는 도시철도가 처음 건설되었다. 우리나라의 1호선 도입시기와 건설 및 운영과정이 흡사하다. 다른 도시에 비해 늦게 건설 되었지만 현재는 6개 노선 171km의 도시철도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도시철도가 가장 잘 갖추어진 곳은 뉴욕이다. 뉴욕에는 대륙횡단철도가 완공되기 이전인 1868년에 이미 고가철도를 운행하기 시작했으며 1904년에는 뉴욕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도시철도를 개통하였다. 뉴욕 도시철도(N.Y City-Subway)는 규모와 역사에 있어 미국을 대표하는 대중교통시설이다. 도시철도 구간만 따지면 337km 정도지만 주변지역과 연계되는 도시철도 전체를 포함하면 468개 역사에 총 1,355km를 운행하고 있다. 면적‧인구4)가 서울과 비슷하지만 연 수송인원은 약 16억 명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뉴욕 도시철도는 시설이 오래된 만큼 쾌적하진 않지만 무명 음악인들의 연주와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장소이기도 한다. 사진은 1987년 시작된 이래 도시철도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MUNY5) 음악회다. 대부분 거리 음악가의 연주가 선보이지만 사전 심사와 콘테스트를 거쳐 정례화 됨으로서 브로드웨이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4) 뉴욕(N.Y.City)의 인구와 면적은 2011년 기준 각각 820만명 790km2이다. 서울은 1000만명, 605km2.5) MUNY. Music Under New York의 약자.뉴욕 도시철도 MUNY 공연Vol. 21, No. 1 119도시철도, 지하공간시대를 열다동양의 철도강국 19세기부터 영국과 협력해 온 일본은 이른 시기부터 철도를 도입하여 대중교통을 발달시켜 왔다. 동경을 비롯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후쿠오카 등 대부분의 도시에 도시철도를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동경은 민자 9개 노선과 시영 4개 노선이 대중교통의 중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3개 노선 중에서 가장 먼저 개통된 것은 긴자선(도시철도 3호선)으로 1927년에 처음 운행을 시작하였다. 이 도시철도는 일본은 물론 동양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이후 1934년까지 총연장 14.3km가 건설되었다. 동경 도시철도의 특징은 지진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구조물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레일간격도 케이프 궤간6)이라고 부르는 1,076mm를 적용하였다. 케이프 궤간을 적용하면 터널이나 정거장 등 지하공간을 좁게 만들 수 있어 안정감이 있긴 하지만 수송능력과 운영속도에서는 많이 떨어지게 된다. 서울 도시철도의 최고 영업속도가 대부분 시속 80km를 넘는데 반해 동경 도시철도는 시속50km 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평균 운행속도는 거의 시속 30km 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동경 도시철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시설이 노후 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번 구축된 지하공간은 확장이나 보수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뒤늦게 출발한 서울의 경우 아직 여유가 있긴 하지만 도시철도 1호선~4호선의 경우처럼 우리도 시설확장이 요구되는 구간이 많다. 일본이 노후시설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는지 벤치마킹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도시철도 운영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스톨홀롬 스웨덴은 북구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터널이나 지하공간 구축기술이 잘 발전된 나라다. 수도 스톡홀름(Stockholm)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시이긴 하지만 인구가 75만명에 불과하고 도시공간에 여유가 있어 도시철도가 도시교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현재 도시철도 규모는 7개 노선 108km 정도이다. 1933년 스톡홀름에 처음 도시철도가 구축될 당시에는 트램7) 형태로 만들어졌으나 지금과 같이 도시철도로 6) 케이프 궤간(Cape gauge). 1076mm의 협궤로 과거 우리나라 수인선에 적용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후 1435mm의 표준궤간을 적용하였다. 동경 도시철도는 13개 노선 중 8개 노선이 케이프 궤간을 적용하고 있다.7) 트램(Tram). 도로면에 부설된 괘도를 따라 운행되는 전동차. 동경 도시철도(긴자선)120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인문학 산책개량된 것은 1950년대 이후의 일이다. 규모나 역사로 보면 특이할 게 없지만 스톡홀름의 도시철도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바로 지하공간을 아름다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데 있다. 스톡홀름의 도시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긴 화랑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도시철도 10호선(T10 Line)과 11호선(T11 Line)은 공사과정에서 노출된 암반을 그대로 노출시켜 지하동굴이 주는 아늑함과 자연스러운 효과가 잘 드러나도록 하였는데 색채감과 조형미에 있어서 창의성이 돋보인다. 스톡홀름 대학교역에는 과학의 발전을 상징하는 12개의 도자기 전시공간이 만들어져 있으며 리스네(Rissne) 역의 벽면을 장식하는 프레스코화에는 동굴속의 삶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문명의 역사가 채워져 있다. 말 그대로 화랑이라고 불려질 만하다. 스톡홀름의 도시철도를 보면 지하공간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하다. 쾌적성과 편리함은 골고루 잘 갖추고 있는 서울 도시철도가 스톡홀름의 도시철도를 밴치마킹하여 예술적 공간으로 변모한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스톡홀름 도시철도(10/11호선)마드리드스페인의 마드리드 도시철도는 시 전체를 하나로 잇는 중심교통체계를 갖추고 있다. 마드리드의 면적8)은 서울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330만 정도로 그리 혼잡한 도시가 아니다. 그럼에도 도시철도 연장이 282km에 이르며 지금도 계속 건설 중에 있어 런던 파리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도시철도망이 잘 갖추어진 나라다. 1919년 마드리드에 처음 만들어진 도시철도 1호선은 3.5km 구간에 8개 역사를 8) 마드리드 면적은 607km2으로 서울 605km2과 거의 같다.마드리드 도시철도(5호선)Vol. 21, No. 1 121도시철도, 지하공간시대를 열다갖추었다. 하지만 이후 1936년까지 2호선(오페라), 3호선(노르테)이 개통되었으며 현재는 12개 노선에 316개 정거장이 만들어져 있다. 이중 약 90% 이상이 지하공간에 만들어져 있다. 정거장은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건축양식이나 규모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과정을 통해 지하공간 축조기술의 변모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 만들어진 정거장은 길이가 60m 정도로 노면전차와 유사한 형태이지만 후기에 지어진 것일수록 점점 규모가 커지고 색감이나 조형미가 돋보인다. 2000년대 들어서 건설된 도시철도는 대량수송능력을 갖춘 현대적인 시설과 교통약자의 편의를 배려한 기능을 잘 갖추고 있다. 특히 선라이트를 이용하여 자연광을 지하정거장까지 끌어들이거나 출입구의 개방감을 확장시켜 지상과 지하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한 것은 마드리드 도시철도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두바이 두바이9)는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혼잡한 도시이며 최근 활발하게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도시이다. 국토 대부분이 건조지대 또는 사막인 중동지역 국가들은 도시철도의 필요를 거의 느끼지 않아 최근까지 도시철도가 건설되지 않았다. 개통일자가 2009년 9월 9일이어서 999프랜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두바이 도시철도는 아랍반도에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비록 시작이 늦기는 했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현대화된 도시철도로 완전 자동화된 첨단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레드 옐로우 2개 노선에 52km 구간이 운행되고 있으며 그린 노선 18km구간이 건설 중에 있다. 열차의 운행과 출입문 스크린도어 등 모든 시설은 중앙사령실에서 자동으로 운영한다. 도시 외곽부는 고가철도로 놓고 중심부를 통과하는 구간은 도시철도로 만들었다.두바이 도시철도(Red/Yellow Line)9) 두바이 면적은 693km2 인구는 226만명 정도이지만 인구 대부분이 해안과 중심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혼잡도가 심하다. 122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인문학 산책모든 열차와 정거장에는 냉난방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40도를 웃도는 외부에서 도시철도구간으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쾌적함을 느끼게 된다. 두바이 도시철도에서 볼 수 있는 특징 하나는 아랍 유목민의 역사와 삶 그리고 지역환경을 시설물에 반영하여 문화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데 있다. 정거장 실내 디자인은 고대부터 우주의 4원소로 생각해 온 땅(yellow), 물(blue), 불(orange), 공기(green)10)를 상징화했다. 고가 정거장 외관은 물결치는 듯한 모래언덕을 상징화한 황갈색으로 조성하였는데 주변 환경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시설물과 기둥 역무설비를 기하학적 구성을 통하여 이슬람의 독특한 무늬와 도형이 잘 드러나도록 형상화하고 있다. 북경, 상해중국의 근대화는 철도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0년 이후 활발하게 추진된 철도산업으로 인해 현재 중국의 철도 연장은 86,000km에 이른다. 북경에 처음 도시철도가 개통된 것은 1969년이다. 광대한 국토로 인해 도시간 연결을 위한 철도건설은 활발히 추진된 반면 도시의 현대화 지연으로 시내 교통을 위한 도시철도 도입도 같이 늦어졌다. 북경에서 도시철도가 시작된 것도 도시교통 문제보다는 구소련과의 전쟁에 대비한 군사 목적이었다. 북경 도시철도 1호선은 개통된 이후에도 군사용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일반 시민이 이용하게된 것은 1977년 이후다. 도시철도 도입이 이렇게 늦기는 하지만 현재 북경 도시철도는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북경 도시철도(15호선)상해 관광터널 조명2008년 북경올림픽을 기점으로 8개 노선 142km을 갖추었으며 2015년까지 16호선을 완료해 561km에 이르는 도시철도를 갖추었다. 규모에 있어 세계 최대의 도시철도망을 갖춘 것이다. 상해 역시 1995년에 1호선이 개통되어 도시철도 도입이 늦기는 했지만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해 무역박람회를 거치면서 도시전체를 도시철도망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였다. 현재는 10개 노선에 424km의 도시철도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건설된 노선은 우리나라 못10) 우주의 4원소. 그리이스의 철학자 엠페도시스(empedocies. BC490~430)가 주장한 우주의 근본을 이루는 물질.Vol. 21, No. 1 123도시철도, 지하공간시대를 열다지않게 편이시설과 운행안전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정거장 대합실은 국제도시답게 전시나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황푸강 밑으로 푸동과 와이탄을 연결하는 하저터널은 터널내부를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하여 관광열차의 면모를 과시한다. 서울도시철도에도 터널구간에 다양한 조명을 이용하여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면 지하공간이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한 공간이 될 것이다. 새로운 도시철도 강국, 서울우리나라 도시철도는 1973년 종로선11)이 착공되면서 시작되었다. 1903년 한성전기회사12)에서 서대문-청량리간 8km의 전차를 건설한 이후 70년만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에도 도시철도가 구축되어 있으며 규모면에서 지하공간을 대표하는 시설이 되었다. 특히 서울의 도시철도는 세계적인 규모와 첨단시설을 자랑한다. 서울에는 11개 노선13) 330km의 도시철도가 운행되고 있다. 이중 한강통과나 일부 고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하공간에 구축되어 있다. 40여년 만에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이나 뉴욕 파리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서울 도시철도 건설과정은 크게 3기로 나눈다. 1기는 도시철도 1호선이 시작된 1971년부터 4호선이 완공된 1985년까지다. 이 시기에 건설된 도시철도는 137.3km로 대부분 개착식 터널로 만들어졌다. 한강을 통과하는 동작 동호 잠실 당산구간에는 4개의 교량이 건설되었다. 2기 도시철도는 1990~2001년까지 건설된 5~8호선을 말한다. 총연장은 152km로 이때 건설된 도시철도는 터널굴착기술의 발달로 대부분 NATM 터널이 적용되었다. 3기 도시철도는 9호선이 착공된 2001년부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말한다. 3기에는 12호선까지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IMF의 권고로 9호선 이후 사업이 모두 취소되었다. 불과 40여 년 만에 도시철도 강국으로 부상한 서울의 저력은 실로 놀라울만한 성과다. 건설과정에서 적지 않은 사고와 인명피해가 있었고 석유파동이나 외환위기 등 경제적인 환경변화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울이 이렇게 도시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지하공간 구축기술 덕분이다. 우리나라 건설기술은 70년대 초반11) 종로선. 현재의 도시철도 1호선. 1971~1974년간 330억원을 들여 완성하였다.12) 한성전기회사. 1898. 미국인 콜부란이 설립한 회사로 전철은 도시전기사업의 일환으로 놓여졌다. 당시 일본에도 교토와 나고야에 전차가 운행되긴 했지만 도쿄에는 마차철도가 운행되고 있었다. 13) 서울 도시철도 노선. 1~9호선과 분당선 신분당선을 합쳐 11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노선명연장(km)구간 1기1 7.8서울역-청량리260.2강남북 순환선338.2구파발-수서431.2당고개-남태령2기552.3방화-상일,마천635.2응암-봉화산746.9장암-온수817.8암사-모란3기927.0개화-논현기타14.0분당,신분당선총연장330시외곽구간 제외서울 도시철도 현황(2012)124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인문학 산책까지는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도시철도 1호선을 건설할 때만 해도 설계나 시공기술이 거의 전무한 상태여서 일본의 도시철도 기술을 그대로 베껴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호선 건설 이후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건설기술을 개발하면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교육수준이 높은 기능공과 잘 훈련된 엔지니어 그리고 중동 건설 붐을 통해 얻은 해외건설 경험이 밑받침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서울의 도시철도는 지하공간을 새로운 유비쿼터스(Ubiquitous)14)로 변모시키고 있다.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시민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 아무런 장애 없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블루투스(blue-tooth)15)를 통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열차 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어로 다양한 컨텐츠를 감상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도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정거장에 설치된 모니터는 길찾기뿐 아니라 관광 독서 영화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민의 편리와 안전을 위한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는데 뒤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서울의 도시철도는 이러한 환경구축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우더룸이나 스크린도어등 각종 편이시설을 갖춘 서울의 도시철도16)의 를 보면 벤야민도 생각을 바꾸게 될 것이다.① 파우더룸. 여성 화장실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켜 휴식공간(Rest Room)으로 만든 여성전용시설이다. 아이와 함께 외출한 여성들은 이곳에서 편하게 젖을 먹이거나 기저기를 갈아줄 수 있다. 물론 화장을 고치거나 간단하게 머리손질을 하면서 쉴 수도 있다. 파우더룸은 서울시의 여행 프로젝트17)와 함께 여성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시설이다.② 자연채광. 도시철도는 조명 환기가 잘 갖추어져 있어도 지하공간 자체로 인해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선라이트(Sun light)나 솔라드림(Solar dream)18)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상태의 햇빛을 지하공간으로 끌어들인 시설이다. 지하 정거장에서도 지상과 같은 조명과 식생환경을 접하면서 승객들은 심리적 개방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③ 스크린 도어. 플랫폼은 열차 진입시 소음과 먼지로 환경이 열악한 상태이며 승객이 궤도로 추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스크린도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차 운행구간과 승객 대기공간을 차단시킨 것이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소음과 분진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또한 추락사고를 막을 수 있고 냉난방의 효율도 높아져서 더욱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14)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공간 구애없이 언제든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구축한 환경.15) 블루투스(blue-tooth). 근거리에서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통신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주는 기술 16) 도시철도 9호선. 2009년 1단계 구간이 개통되었으며 이후 송파 강동구간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17) 여행은 ‘여성의 행복’을 줄인 말이다. 서울시의 여성정책으로 추진되는 여행 프로젝트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편리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일련의 사업을 말한다. 18) 솔라드림(Solar Dream). 지하공간에 태양빛이 들어오도록 만든 자연채광시스템. 지상에서 빛을 모으는 장치와 지하로 빛을 옮기는 광섬유 그리고 이를 다시 분광시키는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Vol. 21, No. 1 125도시철도, 지하공간시대를 열다④ 운행안내 시스템. 도시철도나 버스와 같은 서울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외국인들이 놀라워하는 시설의 하나는 GPS 또는 CTC19)와 연계하여 운행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안내시스템이다. 승객들은 플랫폼은 물론 정거장 밖에서도 언제 열차가 도착할지 다음 열차가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지루하지 않게 대기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⑤ 시설물 디자인. 디자인은 건축 환경 미술 등 관계분야의 전문가와 도시철도 이용시민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단계별로 검토한다. 의사를 결정할 때는 실제 모형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파우더룸 자연채광운행안내 스크린도어이외에도 에스컬레이터나 수평이동보도 엘리베이터가 잘 구비되어 있어 일반승객은 물론 노약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계속 정비해 나가고 있다. 쾌적하고 아늑한 지하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시설물 디자인도 눈여겨볼만하다. 도시철도 구간에서 발생되는 지하수는 주변공원 식생 또는 가로환경 정화에 활용하고 있으며 실개천을 만들어 도시미관에 일조하고 있다. 도시철도가 이렇게 단순한 교통수단에서 벗어나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변모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게 된 것은 끊임없이 지하공간 구축기술을 향상시켜온 결과일 것이다.19) CTC(Centralized Traffic Control). 열차중앙제어장치. 중앙사령실에서 전 노선에 운행되는 열차와 정거장의 신호설비를 원격제어하는 시스템126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인문학 산책고대 이집트 왕국 연대기 고대 이집트의 역사는 크게 ‘선왕조 시대’와 ‘왕조시대’로 나뉜다. 선왕조 시대Predynastic Period는 ‘왕조시대 이전의 시기’라는 뜻이다. 즉 국가로써 본격적인 체제가 갖추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미성숙 단계라는 뉘앙스를 띈 표현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남아있는 기록이 거의 없어 ‘선사 시대’라고 본다. 하지만 훗날 등장하게 되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이때부터 조금씩 나타나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주류 학계의 설명이다.주류 학계에서는 이 선왕조 시대의 뒤를 잇는 왕조 시대Dynastic Period를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시대라고 자리매김한다. 그 명칭대로 이 시기에 이집트에 땅에 고대국가가 형성되고 그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 파라오가 군림하게 된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문자가 사용되기 시작하며 다양한 종류의 기록들이 남겨지게 되기에 진정한 문명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3000년에 이르는 왕조 시대는 다시 초기왕조시대Early Dynastic Period, 고왕국Old Kingdom, 중왕국Middle Kingdom, 그리고 신왕국New Kingdom으로 나뉘는 세 왕국 시대와 그 사이에 있는 세 번의 중간기Intermediate Period, 그리고 말기 시대Late Period와 프톨레마이오스 시대Ptolemic Period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왕국’이라고 불리는 시기는 이집트가 통일 왕국을 이루고 있던 시기다. 반면에 이들 왕국시대 사이에 끼어있는 3번의 중간기는 통일 왕국이 해체되어 이집트 각 지역에서 여러 정권이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 경쟁하던 시기다.이렇게 통일과 균열을 반복하면서도 그 정체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던 고대 이집트 문명은 신왕국 26왕조의 마지막 부흥 조짐이후 급격히 쇠퇴하며 그리스와 로마의 통치 하에 들어간다.고대 이집트 시대에 돌항아리를 어떻게 만들었을까?맹성렬우석대학교 교수Vol. 21, No. 1 127고대 이집트 시대에 돌항아리를 어떻게 만들었을까?각력암 돌항아리의 미스터리 고대 이집트 돌 항아리의 모양과 제작에 사용된 재료의 변화한 추이를 살펴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주류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는 기원전 3100년 경에 왕조가 시작된다. 그런데 그 이전에 만들어진 돌항아리일수록 더 정교하게 가공되었고 더 단단한 석재를 사용했다. 한 예로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기원전 3300년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각력암 항아리를 보자. 각력암(角礫岩, breccia)은 4mm 이상의 모가 난 암편岩片으로 구성된 퇴적암으로 암편들 사이 공간이 탄산염, 실리카, 실트 등 작은 입자의 교결물질膠結物質이 채워져 있다. 각력암을 구성하고 있는 암편은 그 자리에 있던 암석이 깨져서 된 것처럼 한 종류의 암상岩狀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기존의 여러 암석들로부터 유래된 다양한 종류의 암상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렇게 모가 난 암편들은 단단한 화성암 등이 운석 충돌이나 화산 폭발, 또는 지진이나 단층작용에 의해 깨져서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 퇴적 기간 동안 작용하는 강한 압력으로 암편들은 교결물질에 의해 다시 단단하게 뭉쳐진다.각력암을 가공해 만든 고대 이집트 선왕시대의 돌항아리 반암을 가공해 만든 고대 이집트 제1왕조 돌항아리섬록암을 가공해 만든 고대 이집트 돌그릇 현무암을 가공해 만든 고대 이집트 선왕조시대 돌항아리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