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78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국제&회원기고2016년 4월 부서장이 나한테 알제리 좀 가셔야겠다고 한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1992년9월 5호선 한강하저터널(여의도~마포)감독을 맡던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도 서울시에서 마땅한 주감독을 못 찾아 공석 상태였는데 “목숨 걸고 제가 수행하겠습니다”라는 의사 표명에 감독으로(그 당시에는 책임감리제도가 없었음) 부임을 하여 무사히 하저터널(NATM공법)을 관통 했었고, 1981년 8월에 맡았던 3호선 320공구는 경복궁 앞 율곡로 하부(토피11m, 터널 막장 N치 15)에 터널을 굴착해야 했는데 그 당시에는 서울에 터널기능공이 없어서 광산인부들을 투입 했었고 터널 강지보공도 밴딩할 수가 없어서 철판을 산소로 잘라 H형강을 만들어 사용했음은 물론 막장은 자립력이 약한 화강풍화토를 인력굴착해야 했으며 터널 상부반단면의 버력 처리는 리어카를 이용했었다. 경호실의 엄격한 통제를 받아가면서 무사히 관통할 수 있던 일들…….이러한 여러 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알제리로 가는 것은 나의 숙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MA(발주청)로부터 단장과 지반전문가를 당장 투입하라는 공문을 받아 2016년5월8일 알제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앞으로 기술하고자 하는 것은 전적으로 터널 분야를 위주로 하고 감리단 운영 및 현지 생활을 비롯하여 다른 분야는 각 분야별로 자세한 내용을 분야별 책임자가 기술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간주하여 여기서는 간단한 일부를 제외하고 일체 언급을 안 할 예정이다.2. 감리 수행초기에 단장은 발주청과 협의 하에 감리 조직을 확정하고 현지인 기술자를 채용하는 등 다음과 같이 감리단 조직을 구성하여 2016년8월23일 계약을 하고 ODS(착수지시서)는 9월1일 발급을 받았다.감리단은 주관사인 도화가 단본부를 운영하고, 콘소시엄사 유신은 현장을 담당하기로 하여 단본부(단장, 설계, 공정, 품질, 지반, HSE) 한국인 6인, 현장(코디네이터, 정거장, 7번환기구 터널, 유타입 터널)은 한국인 4인으로 구성하였다. 이중 HSE(보건.안전.위생)는 유신 직원으로서 각 사 공히 한국인 5인씩 투입하였다. 현지인으로는 단본부에 EMA 설계국장 출신인 ‘아크릴’씨를 채용하여 코디네이터 역할을 부여하고 설계책임자로 ‘세샬리’(‘51년생)씨를 배치했으며, 현장에는 현지인 기술자들을 채용하여 한국인 기술자들과 함께 근무토록 배치했다. 국내와 달리 조금 상이한 점은 EMA 직원 또는 계약직 감독을 별도로 채용하여 작업장 별로 한 명씩 배치하여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모든 민원이나 보상 및 지장물 이설 관련 업무는 감리단에 맡기지 않고 EMA에서 알아서 처리를 한다. 국내에서와 같이 각종 외부전문가 점검도 없고 교통부 등 상급기관에서 현장 방문을 해도 감리단에는 잘 알리지도 않으며 안내나 보고는 EMA 담당국장이나 현장소장이 하여 감리단은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하면 된다.이러한 분위기에서 감리 업무가 수월할 것 같지만 한가지 주의할 일이 있다. 평소에는 EMA의 주감독 및 담당 국장이 현장 방문을 하여 직접 감리원들의 근태를 확인하는 적은 없지만 우리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아주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음을 볼 때 우리가 채용한 현지인들이나 시공사 직원들 모두가 우리의 동태를 소상히 EMA에 알려주는 정보원들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Vol. 20, No. 3 79알제리 지하철 터널 감리에 대한 小考발주처, 감리단, 시공사 간의 의사소통은 설계, 공정, 가격, 품질, HSE, 현장 등 각 분야별로 또 총괄 업무에 대해서는 시공국장, 현장소장 및 감리단장과 관련자들이 모여 EMA에서 매월 1회씩 매니즈멘트 회의를 하여 현안 문제점, 개선책, 권고사항 등에 대하여 토의를 하고 지시사항을 수명한다. 회의를 마치면 각자 이견이 없는지 확인을 한 후 회의록을 작성하여 배포하게 되는데 이것에는 대부분 공신력을 갖게 된다.<그림 2> EMA 매니즈멘트 회의알제리로 출발하기 전에 걱정했던 것은 기존의 해외 감리가 공통적으로 엔지니어링 수행이 잘 안되어 자주 곤경에 처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던 차에 우리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세샬리’가 준공한 인접 공구의 설계책임자 였으며 알고 보니 그는 구조, 토질, 터널, 교량, 건축을 포함하여 모든 해석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타 사업에 대해서도 자문을 하는 등 EMA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능력자로서 우리는 엔지니어링에 대해서 한숨을 놓을 수 있었다.감리단 지반책임자로서 현장을 순회하고 있던 어느 날 시공사의 기술부소장, 공구장 및 지반담당자가 찾아왔다. 터널에 대한 여러 가지 문의 사항에 대해서 토의를 하고 논의를 거의 마칠 때쯤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한다. “무스 서, 알제리 감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십니까? 당신은 외국인이라서 괜찮을지 몰라도 우리는 터널 사고로 감옥 가기 싫으니까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현장을 계속 살펴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터널을 굴착하고 있는 곳이나 준비를 하는 어느 곳을 보아도 도면에 충실하게 시방에 맞게 시공을 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요즈음 NATM 터널을 원칙과 이론에 충실히 시공하기 보다는 시공성을 더 위주로 하여 변질(?)된 시공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곳 알제리에서는 내가 38년 전에 NATM 이론을 오스트리아의 Geo Consulting에게 처음 배운 대로 변질되지 않고 원칙에 입각한 시공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80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국제&회원기고<그림 3> 록볼트 설치 현황그래서 앞으로 터널 감리는 수월 하겠구나 라는 기대를 하면서, 한동안 국내 터널 관련 기술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이곳으로 견학을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근무를 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러한 생각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알제리 기술자들은 터널의 경우 가능하면 주어진 설계도면을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 공사비가 줄어들까 봐 그런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감독이나 시공사 직원들로부터 엉뚱한 질문을 받고는 했다. “터널 인버트 폐합은 왜 하나요?”, “막장 폐합은 꼭 해야하나요?” 등등. 그 뿐만 아니라 터널 모니터링 결과 설계상에 제시된 경고기준치에 변위 값이 근접하면 굴착을 중지하는 등 터널을 보강해야 된다고 난리법석을 떠는 식이다. 예를 들면 7번환기구에서 터널 토피 25m 위에 5층 아파트 건물 침하가 21mm(설계상 침하 예상치 23mm)에 도달했다고 터널 굴착을 중단한 채 추가지반시추조사 6공을 시행하고 무려 3개월 정도 후에야 굴착을 재개한 바가 있었다. 해당 건물의 침하 측정값 4개소 중 나머지 3개소는 각각 11mm, 9mm, 7mm이므로 편의상 평균 9mm를 최대 침하량 21mm에서 공제하면 12mm 침하 정도로 볼 수가 있어서 위험 상태가 아니며 경고기준치는 수치 해석에 의해 제시된 값으로서 현장에서 참고를 해야하지만 여러 가지 기타사항을 종합해서 공학적 판단에 의해 안정성을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해주어도 이해를 잘하지 못한다.또 한가지 느낀 점은 알제리 터널 기능공들이 왜 이렇게 위축되어 있을까, 감리단에서 시키는 대로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주저할까 하는 것들이었다. 좀 지내다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다. 우리가 투입 되기 전에 포루투갈 세네르社 소속 ‘바르보자’(지질전문가)라는 기술자가 설계사 입장에서 터널 시공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현장이나 회의에서 나하고 매번 의견 상이로 부딪치고는 했다. 이 친구가 그동안 너무 겁을 많이 주어 왔던 것이다. 또한 터널 설계 도면 변경은 절대적으로 안된다고 방어를 하고 조그만 붕락이 발생해도 1회 굴진장을 50cm로 줄여야 한다고 Vol. 20, No. 3 81알제리 지하철 터널 감리에 대한 小考고집을 부린다. ‘바르보자’는 터널 대책회의 시 항상 테르자기 막장 붕괴 이론을 그려가며 막장의 위험성이 보인다고 주장을 하지만 여기에는 경과시간의 개념을 포함하지 않고 설명하는 허점이 있었다. 그의 지질 관련 설명은 들을만한 내용도 꽤 있지만 터널에 대한 공학적 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아 나하고 여러 번 충돌하다가 1년 정도 후에 포루투갈로 철수를 했다.이곳 터널설계도면은 국내 기준으로 볼 때 여러 가지가 과도한 듯 한데 그 중에서도 막장 보호를 위하여 터널 굴진 8m마다 자천공 대구경 강관다단(ø127, L=12m, ctc 0.4m) 29공을 설치하고, 동시에 막장에는 유리섬유볼트(L=16m)를 22공씩 수평으로 설치토록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처음 8m를 지나서부터는 막장에는 44공의 유리섬유볼트가 중첩된다. 너무 과한듯하여 시공사한테 유리섬유볼트를 생략하자고 했더니 큰일 나는 줄 알고 요지부동이다.<그림 4> 유리섬유볼트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ODS 발급 된지 4개월 지난 상태에 그동안 터널을 감리하면서 보고 느낀 점, 문제점, 개선방안 및 건의사항에 대하여 프리젠테이션 원고 25쪽을 만들어 2016년12월25일 EMA에 가서 시공국 ‘하우신’ 국장한테 보고를 하였다. 보고의 주요 내용은 자천공 대구경 강관다단의 주입방식 개선, 유리섬유볼트의 불필요성 및 D12.1터널(정거장~유타입, L=434m)에 대한 대책 등이었다. 터널에 강관다단을 시공하는 전문업체는 이태리의 트래비社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라서 믿었는데 1액형 선단주입방식만 시행하고 있어 국내와 같이 팩커를 이용한 다단주입방식으로 전환토록 단계별 작업 모식도를 소개하고 유리섬유볼트는 터널 전방 지반을 보강한 후 전단면 굴착을 하기 위한 방식으로서 우리 현장의 미니벤치 굴착을 하면서 막장에서 4m를 벗어나지 않도록 가인버트를 폐합하는 경우에는 불필요 하다고, 프랑스 TGV 건설 당시의 터널 도면을 예(유리섬유볼트로 막장을 보강한 후 전단면 굴착 및 콘크리트라이닝 병행 시공)로 들었다. 보고를 듣고 난 ‘하우신’ 국장은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보고한 내용을 내일 다시 한 번 더 해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82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국제&회원기고<그림 5> 자천공 대구경 강관다단 설치(1액형 선단주입 시행)다음 날에는 시공사(알제리국영업체 코시데) 회의실에서 현장소장과 관련자 및 ‘하우신’ 국장 참석 하에 어제 내용을 다시 발표했다. 현장소장인 ‘밸브압’의 얼굴이 사뭇 펴지지 않다가 결론에서 시공사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비와 자재를 사용하여 강관다단을 우선 시행하되 건물 근접 하부 통과 구간과 D10.3터널(7번환기구~정거장, L=673m)은 360m 굴진 후 120m 구간은 토피가 얕고 지반도 취약하며 지상의 학교 건물이 노후 되었으므로 강관다단은 백스탭 주입을 해야 한다고 강조를 하자 시간의 여유가 생겼는지 동의한다고 웃으며 박수를 친다. 보고를 마친 후 EMA, 시공사, 감리단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내린 결론은 전구간 유리섬유볼트는 삭제, 강지보공 간격은 0.8m를 기준으로 하고 D12.1터널은 굴진 연장이 96m 지점에 도달하면 강관다단을 훠폴링으로 전환한다 등이었다.‘17년2월 중순쯤 EMA에서 우리 감리단을 보는 시각과 분위기가 알려져 왔다. 그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불신에 가까운 것이었다. 모두들 의기소침하여 분위기가 착 갈아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우리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EMA의 신임을 회복하더라도 그것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당신들의 생각보다는 우습지 않고 실력을 갖춘 감리단이라는 것을 보여주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알제리 기술자들이 터널의 근본 이론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생각하여 교육 시킬 프리젠테이션 강의 교재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3월2일 EMA에서 나를 혼자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회의실에 들어가 보니 ‘하우신’ 국장과 LOT1 구간의 동명 감리 단장이 앉아 있다. “LOT1 공사구간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하여 경험 많은 무스 서의 의견을 듣고자 불렀다”고 한다, 일종의 자문회의 형식이었다. 스페인 감리 업체의 제안에 대한 평가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EMA가 취해야할 공사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고 나오면서 지반 분야는 아직 신뢰를 잃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가 좀 되었다.돌아와서는 궁리 끝에 교재 내용을 흙의 유효응력과 전단강도의 개념, 아칭효과, 터널의 이해, 지반반응곡선, 계측 변위의 경향 및 NATM의 22가지 이론 등으로 테마를 정하여 만들었다. 각 테마의 내용은 각종 공식이나 글을 통한 설명 내용보다는 최대한 그래프나 관련된 사진과 그림으로 가급적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교재를 만들면서도 37년 전Vol. 20, No. 3 83알제리 지하철 터널 감리에 대한 小考에 NATM을 배우던 생각이 다시 난다. 그 당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있었고 NATM 이론에 입각한 공사를 해야한다고 지금과 비교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터널 시공 형태도 있었지만 그 당시 배웠던 몇 마디가 나의 일생 동안 금과옥조가 되었듯이 내 강의를 들은 알제리 기술자들 중에 다만 몇 명은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발표 자료를 보완하고 또 보완했다. 이중에 몇가지는 터널로 학위를 받은 큰아들(택사스 오스틴 2010년 석· 박사 서상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교재가 마무리 되어감에 따라 새로운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기술적인 내용을 어떻게 정확히 수강생들에게 전달하느냐의 문제점에 봉착한 것이다. 공학적인 내용을 아무리 체계적으로 재미있게 설명한다 해도 과연 비전공자인 통역이 제대로 알아듣고 전달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마침 EMA에서 감리단에 직원 3명(남자1명, 여자2명)을 파견 배속시켰었다. 그들에게 토질과 터널에 대해서 배워보겠는가 물으니 ‘하미다’라는 여직원이 좋다고 한다. ‘하미다’와 통역여직원을 앉혀 놓고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고 진흙을 밟고 다닐 때와 마른 날 굳은 땅을 밟고 다닐 때의 차이점을 예로 들어가며 흙의 유효응력을 이해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터널까지 개인 교습이 17년3월8일부터 매일 40분씩 보름 정도 이어졌다. ‘하미다’의 이해력과 습득 능력에 감탄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통역여직원이 교재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통역을 맡은 스페인 국적 ‘강세나’과장(4개국어 능통)의 열정적인 배움의 자세가 조금은 마음을 놓게 했다.EMA와 협의 결과, 발표는 4월11일과 12일 이틀간 각각 09시에서 11시까지 2시간 동안 하고 EMA는 강당 제공과 홍보를 맡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마이크를 들고 강단에 서니 감회가 서린다. 강당 앞자리에는 EMA의 시공국장과 설계국장을 비롯해 과장들과 감독들이 있고 뒤에는 시공회사 직원들과 학생들로 자리를 가득 메웠다. 흙의 구성부터 유효응력은 머드팩을 이용해, 전단강도는 모어의 응력원을, 아칭 효과는 평판부재와 아치부재 및 흙막이공 배면의 이완 범위 내 토립자 각각의 움직임의 형태와, 달걀의 특성으로 설명하고 지반반응곡선은 터널 굴착 시 변위의 강력한 억제보다는 어느 정도의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 계측 변위의 경향은 토사 터널의 변위는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보이며 계측점과 막장의 이격 거리에 따른 변위의 발생과 수렴 형태를, NATM의 22가지 원리는 첫째, 터널의 주요 지보재는 원지반 자체라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 배경을 강조하면서 나머지 21가지를 설명했다. 모두 신중하게 경청하는 분위기를 보고 이런 기회를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쉬는 시간에 ‘하우신’국장이 커피 한 잔을 권하면서 묻는다. “무스 서, 서울에서 무슨 일하다 왔습니까? 철학적인 자세한 설명에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하며 무척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다음 날 출근을 하니 시공사 부소장이 친구들로부터 소문을 들었다며 발표 내용을 복사해 달라고 요청을 한다. 내 목적도 알제리의 많은 기술자들에게 전파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누구라도 요청을 하면 기꺼이 휴대하고 있는 USB를 이용하여 복사해주었다.84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국제&회원기고<그림 6> 터널의 이해 발표(EMA강당)그 다음부터는 여러 사람들이 나를 더 알아보고 신뢰를 해주는 것 같아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상황 별 대답에도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었다.‘17년10월에 들어서자 7번환기구에서 시점부 방향 터널은 갱구에서 160m 정도 굴진 된 상태에서 아파트 건물 하부를 통과하고 상가5층 건물에 접근하고 있었다.<그림 7> 터널 상부 5m위 상가건물터널 굴착은 상부반단면 좌우 분할 방식으로(국내에서는 CD굴착으로 호칭) 굴착하고 있지만 막장 점검 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중벽 시공 상태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을 지적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상가건물은 터널 상단부에서 5m 밖에 이격 되어 있지 않아 매우 조심스럽고, 지반 상태는 N치가 30은 넘지만 모래층이었다. 거칠게 시공하는 CD굴착보다는 차라리 링카트가 더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Vol. 20, No. 3 85알제리 지하철 터널 감리에 대한 小考<그림 8> 상부분할굴착 중벽 불량 시공차제에 터널에 대한 종합보고를 하여 현장분위기를 바꿀 심산으로 프리젠테이션 원고 31쪽을 만들어 10월9일 EMA에 가서 발표를 했다. 발표 내용은 주로 알제 지하철 터널의 지보 규격이 너무 과다하다는 것과 상부분할굴착의 시공상 문제점, 상가건물 하부 통과 대책, 및 작업장 별 터널 예정공기분석을 한 다음 터널을 대하는 자세와 정신에 관하여 강조를 하면서 구조 도면은 확정설계로서 도면 대로 시공을 해야하지만 터널 도면은 예측설계로서 막장의 지반 상태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여기서 잠시 살펴보면 터널 설계는 포루투갈 FERCONSULT社가 수행했는데 터널 지보 규격은 다음과 같다. 숏크리트 설계강도 27~30 MPa, 두께 30cm, 강지보공 H160, 와이어매쉬 150x150x8 국내에서는 통상 토사 구간의 터널 지보 규격은 숏크리트 설계강도 18~21MPa, 두께 20~25cm, 강지보공 H125, 와이어매쉬 100x100x5이다. 상가건물 통과 구간에 대해서는 그간 보아왔던 부실시공에 가까운 CD굴착의 거친 시공 과정을 보여주며 이러한 시공이 반복된다면 링카트공법이 더 안전할 것 같다고 하자 ‘하우신’국장이 수긍하는 눈치이다.<그림 9> 터널 상부분할굴착 전경86 자연,터널그리고 지하공간국제&회원기고그러자 ‘밸브압’ 현장소장이 극력 반대를 하면서 코시데의 회사 명예를 걸고 CD굴착을 시방에 맞게 하겠다. 감리단의 지적이 재차 나오거나 자체 점검에서 지적 사항이 나와도 당장 공사를 중단하겠다. 또 시공사의 특별점검단을 구성할 것이며 현장에는 비상대기 앰블런스를 배치하겠다고 상당한 의지력을 피력한다.논의 끝에 굴착은 CD굴착으로 하고 감리는 24시간 체계로 3교대 근무 편성, 주말 휴무일 전에는 막장 폐합 상태를 별도로 점검, 해당 구간의 계측은 1일 2회 실시키로 정리되었다. 보고 말미에는 아주 상식적인 내용의 그림을 몇가지 보여주며 EMA 직원들한테 돌아가며 질문하여 답을 맞춘 사람한테 안주머니에서 초콜렛을 꺼내 하나씩 상품으로 주자 아주 좋아들 하고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진다.<그림 10> 대구경강관다단 및 링카트 전경이와 같은 분위기를 이용하여 『터널은 상식적으로 대해야 하는 경험공학이다. 토사 터널은 변위 형태를 예측할 수 있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모양은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보인다. 터널의 변위는 막장이 멈칫거리면 증대하고, 막장이 전진하면 수렴한다. 터널의 결정은 Geotechnique가 하는 것이지 Geotechnology가 하는 것이 아니다. 터널의 붕괴는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너뜨리는 것이다. NATM의 성공은 시간과의 싸움에 있다.』 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이후부터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현장소장은 아래 직원들한테 “무스 서, 한테 승인 받고 하는 것이냐? 아니면 가서 물어보고 와라.”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EMA의 ‘하우신’국장도 나를 전폭적으로 신임하는 눈치가 보였다.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공사에서는 강지보공 H160을 H145로, 보조지보공 H160을 H120으로 변경 요청이 와서 승인해주었다.17년12월19일 EMA청장을 모시고 D12.1터널(정거장~유타입, L=434m)의 터널 관통식이 있었다. 알제리에서는 SOC사업이 많지 않아 더구나 수도인 알제에서 관통식을 보기는 흔치 않은 일이라 그런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Vol. 20, No. 3 87알제리 지하철 터널 감리에 대한 小考<그림 11> D12.1터널 관통식 전경청장을 시공국장과 현장소장이 안내를 하고 나는 뒤에서 수행을 했다. 터널 내를 걸으면서 공사 내용을 설명하던 시공국장과 현장소장이 동시에 손으로 나를 가리키면서 “터널을 완공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그 자리에 무스 서가 있었습니다.”라고 말하여 깜짝 놀라고 계면쩍기도 했다. 이 터널은 관통 오차가 2mm로 확인되어 다들 만족스러워 했다.‘18년에 들어서서는 터널의 콘크리트라이닝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관련 도면이 영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번 관통한 터널은 지하수가 많지 않았지만 7번 환기구에서 좌우로 파고 있는 터널은 장화를 신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지하수 유출량이 제법 많은 편이다. 상세 도면 어디를 살펴보아도 터널 내부의 사용수 처리 계통도와 지하수 유입에 대비한 종횡 주입관 설치는 촘촘히 배치되어 있으나 누수가 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배수 기능 계통도는 일체 보이지 않았다. 시공사에 물으면 APD 설계보고서만 들이민다. 보고서에는 본 공사구간에는 지하수가 들어 있지 않아서 지하수로 인한 어떠한 리스크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다.<그림 12> 진흙 상태의 터널 주행로 전경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