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학문 마당을 지향하는 제75호 2023. 6.이 학술지는 2022 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발간되었음 (NRF-2022-2022S1A8A109495011) . This journal was supported by the NRF(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MOE(Ministry of Education)(NRF-2022-2022S1A8A109495011).불교학연구 (Korea Journal of Buddhist Studies) 제75호2023.6. 투고 논문 ‘제견’(vibhāvanā)이라는 척도로 살펴본,인도불교 문헌에 나타난 주지주의와 신비주의의 접전(接戰) 이영진·································································································································· 1 자얀따의 냐야만자리 ( Nyāyamañjarī ) 에서 유가행파의 착오론 비판 조율희································································································································ 29 티벳 논쟁으로서 쌈얘 논쟁의 비판적 검토 차상엽································································································································ 57 불교대전의 서문 ( 序文 ) 과 범례 ( 凡例 ) 를 읽으며 박오수································································································································ 99 비선형 인과 속 인격 동일성의 윤리적 함의 -파핏 (DerekParfit) 의 심리적 환원주의에 대한 보완가능성을 중심으로- 문유정······························································································································ 129 Gihigatā vs. Kumāribhūtā : ALegalPerspectiveontheCandidateTypesofBuddhistNunhood Ven. P ANDITA ··················································································································· 157 불교학연구회 활동일지 |187 불교학연구회 회칙 |189 불교학연구회 윤리규정 및 규정운영 |196 논문심사규정 및 게재원칙 |202 불교학연구회 운영진 |219‘제견’(vibhāvanā)이라는 척도로 살펴본, 인도불교 문헌에 나타난 주지주의와 신비주의의 접전(接戰) 1 불교학연구 (Korea Journal of Buddhist Studies) 제 75 호 (2023.6) pp. 1 ∼ 28 10.21482/jbs.75..202306.1 ‘제견’(vibhāvanā)이라는 척도로 살펴본, 인도불교 문헌에 나타난 주지주의와 신비주의의 접전(接戰) * 이영진 경상국립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tatpum@gmail.com * 이 논문은 2020 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0 S1A5C2A02093108). I. 들어가며 II. 제견 : ‘ 무념・무작의 ’ 와 ‘ 무상계에 대한 작의 ’ III. 주지주의 : ‘ 무상계에 대한 작의 ’ 를 ‘ 내적으로 마음을 움츠림 ’ 으로 격하하다 IV. 신비주의 : 무념・무작의는 초보단계의 명상이 아니라 , 궁극적 대상에 대한 념 ( 念 ) 이다 요약문 본 논문은 불교명상의 두 가지 흐름인 주지주의와 신비주의 , 그리고 그들의 힘겨 루기를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 논문의 목표는 한편으로 주지주의의 입장에서 신비 주의 명상을 격하 (格下) 하는 인위적 시도를 보여주고 , 다른 한편으로 신비주의 입장 에서 전통적인 명상법을 부자연스럽게 해석하는 사례를 제시함을 통해 , 인도불교 문헌 내에 이 서로 다른 두 흐름이 불교수행의 기저에서 힘겨루기하며 작동하고 있 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그리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잣대로 ‘ 제견 ’(除遣) 을 선택하여 두 전통의 접전을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하였다 .2 불교학연구 제75호 우선 주지주의의 관점에서 신비주의 명상의 인위적 격하를 보여주고자 유가사 지론 < 본지분 > 의 ‘ 무상삼매 (無相三昧 ānimittasamādhi)’ 관련 개소를 골랐다 . < 사소 성지 > 와 < 삼마희다지 > 를 통해 이 무상삼매가 전형적인 신비주의적 명상법임을 확 정하고 , < 성문지 > 제 3 유가처의 서술을 통해서 이 명상법이 5 종의 제견 중 ⑤ ‘ 무상 계를 작의하는 방식에 의한 제견 ’ 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 그리고 < 성문지 > 제 4 유가처에서 이 무상삼매 = ⑤무상계를 작의하는 방식에 의한 제견이 ‘ 샤마타의 행상 ’ 즉 ① ‘ 내적으로 마음을 움츠리는 방식에 의한 제견 ’ 으로 인위적으로 격하되 고 있음을 < 수소성지 > 의 개소를 참조하여 논증하였다 . 신비주의 관점에서 전통적인 명상을 변형하는 사례로는 반야경과 그 주석서 인 현관장엄론을 선택했다 . 이 문헌들에서 전통적으로 신・수・심・법이라는 대상 에 주의집중을 확립하고 이를 명확하게 인지하는 수행으로 받아들여진 사념처에 대해 , ①내적으로 마음을 움츠리는 방식에 의한 제견 즉 명상대상을 관찰하거나 명 확하게 인식하지 않고 단지 대상으로서 간직하는 방식의 명상으로 풀이하고 있음 을 밝혔다 . 이와 더불어 < 성문지 > 에서는 초심자가 행하는 초보단계의 명상방식이 었던 ②무념・무작의에 의한 제견이 paramārthasmṛti, 풀이하자면 공성 (空性) 혹은 무 상 (無相) 이라는 궁극적 대상에 대한 념 즉 주의집중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살펴보 았다 . 주제어 신비주의 , 주지주의 , 제견 ( 除遣 ), 무념・무작의 ( 無念・無作意 ), 무상계에 대한 작의 , 궁극 적 대상에 대한 념 , 내적으로 마음을 움추림 I. 들어가며 루이 드 라 발레 - 푸셍 (Louis de La Vallée-Poussin) 은 1930 년대에 “Musīla et Nārada: le chemin du nirvāṇa” 라는 논문을 1) 통해 불교수행 전통에서 ‘ 무실라 ’ 로 대표되는 합리주의와 ‘ 나라다 ’ 로 대표되는 신비주의의 이중 / 갈등 구조가 있 었음을 지적하였다 .2) 이 둘은 각각 열반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것과 열반을 1) 이 프랑스어 논문의 한글번역에 관해서는 드 라 발레 - 푸셍 2011. 2) 최근 한상희 (2022) 는 빨리 주석서를 참조하여 무실라와 나라다가 과연 합리주의와 신비주의를 대‘제견’(vibhāvanā)이라는 척도로 살펴본, 인도불교 문헌에 나타난 주지주의와 신비주의의 접전(接戰) 3 몸으로써 체험 (Pā. kāyena phusitvā ; Skt. kāyena sākṣātkṛtvā) 하는 것으로 특징지 어진다 . 슈미트하우젠은 1981 년 논문 (Schmithausen 1981) 에서 이러한 이중 구조를 각각 ‘ 부정적 - 지적인 흐름 / 전통 ’(negative-intellectual current/tradition) 과 ‘ 긍정 적 - 신비주의적 흐름 / 전통 ’(positive-mystical current/tradition) 으로 명명하였다 . 그리고 , 빨리 , 티벳어 , 한역의 초기불교의 문헌을 대상으로 사상사적 접근을 통해 어떻게 하나의 흐름이 다른 전통을 하위에 두어 포괄해나갔는가를 정치 ( 精緻 ) 하게 구성해내었다 . 페터는 1988 년의 저서 3) 에서 역사적인 붓다가 실제로 수행했던 방법을 4 정 려 = 중도로 특정 하는 등 슈미트하우젠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 이러한 과정 속 에서 많은 학자들은 4) 불교명상을 소위 ‘ 합리주의 / 주지주의 ’ 와 ‘ 신비주의 ’ 의 대립과 [ 포괄주의의 측면에서 ] 화해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으며 , 필자 역 시 이러한 입장에 서있다 . 필자가 이해한 , 두 흐름 / 전통을 구분하는 주요한 차 이점은 다음과 같다 . ▷ 주지주의 : 진리 (satya) 에 대한 개념적 인식 = 언어화된 지혜 (prajñā 般 若 ) 가 중시되며 이것이 해탈적 통찰 (liberating insight) 을 구성함 . ▷ 신비주의 : 언어적 개념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인식과정 (saṃjñā 想 ) 5) 을 배제함을 통해 실재 (tattva) 를 몸으로써 즉 직접 접촉하거나 실현 [ 作證 ] 하 는 것이 해탈 경험 (liberating experience) 을 구성 . 6) 표하는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 3) 이 책의 한글번역에 관해서는 페터 2009. 4) 물론 모두가 이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 . 아날요 (Anālyo) 의 경우 소위 ‘two paths theory’ 즉 , 해탈적 통찰을 위해 단순히 사성제에 대한 지적인 이해만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이러한 지혜를 일으키기 위해서 선정의 성취가 필요하다는 주장 사이의 갈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 . 알렉산더 윈 (Alexander Wynne) 은 이러한 아날요의 주장에 비판을 가하고 아날요는 다시 이에 반박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 이 과정에 관해서는 Anālyo 2018 을 참조 . 5) 또한 이와 매우 밀접한 개념이거나 유사 동의어인 (Schmithausen 1981, 215 참조 ) smṛti/sati( 念 ), manasikāra( 作意 ) 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 6) 상세한 내용에 관해서는 이영진 2022c, 8-11 참조할 것 ; 물론 포괄주의의 과정에서 전자는 등지 (samāpatti) 와 정려 (dhyāna) 등의 특정한 명상상태를 전제할 수도 있을 것이며 , 후자는 접촉 그 자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