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학문 마당을 지향하는 제74호 2023. 3.이 학술지는 2022 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발간되었음 (NRF-2022-2022S1A8A109495011) . This journal was supported by the NRF(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MOE(Ministry of Education)(NRF-2022-2022S1A8A109495011).불교학연구 (Korea Journal of Buddhist Studies) 제74호2023.3. 기획 논문 불교 수행의 역동성 , 그 대립과 접점 초기경전에 나타난 선정과 반야의 대립과 화해 김성철·································································································································· 1 선사상에서 해오 ( 解悟 ) 의 함의 마해륜································································································································ 27 투고 논문 능엄경과 유불회통 -조선 초 - 중기 유불지식인의 인식을 중심으로- 박정원································································································································ 57 TheProhibitionofNon-givenFood:AResponsetoSchlingloff Ven. P ANDITA ····················································································································· 81 불교학연구회 활동일지 |107 불교학연구회 회칙 |109 불교학연구회 윤리규정 및 규정운영 |116 논문심사규정 및 게재원칙 |122 불교학연구회 운영진 |139초기경전에 나타난 선정과 반야의 대립과 화해 1 불교학연구 (Korea Journal of Buddhist Studies) 제 74 호 (2023.3) pp. 1 ∼ 26 10.21482/jbs.74..202303.1 초기경전에 나타난 선정과 반야의 대립과 화해 * 김성철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조교수 icchantika@hanmail.net * 이 논문은 2020 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0 S1A5C2A02093108). I. 서 론 II. 초전법륜경에서 붓다의 정각 III. 해탈도의 전형적 서술 IV. 반야 - 합리주의 전통 V. 선정 - 신비주의 전통 VI. 반야와 선정의 조화 VII. 쌍 운 VIII. 결 론 요약문 본 논문의 목적은 붓다의 정각 체험에서 시작하여 붓다와 제자들의 해탈을 공통 적으로 서술하는 해탈도의 전형적인 서술을 거쳐 , 초기 경전에 나타나는 선정 - 신비 주의적 경향과 반야 - 합리주의적 흐름의 대립 양상 , 그리고 그 양자를 조화시킨 양상 을 유형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 붓다의 정각 체험은 제 4 정려에서 4 제를 통찰함으로써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지 만 , 개념적 사고가 사라진 제 4 정려에서는 4 제의 인식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립한 것이 해탈도의 전형적 서술로서 , 이는 깨달음이 이 르는 과정의 심리적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였다 . 이처럼 깨달음의 개 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는 두 가지 방면으로 나타난다 . 하나는 고제의 완전한 인2 불교학연구 제74호 식 곧 반야의 방식이며 , 다른 하나는 멸제의 완전한 실현 곧 선정의 방식이다 . 나아 가 이 두 가지를 통합한 방식도 존재한다 . 반야의 방식은 인격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를 무상 · 고 · 무아로 관찰하여 , 혐오 감을 일으키고 그 혐오를 통해 집착에서 벗어나 해탈하는 것이다 . 이 전통은 선정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배후로 돌림으로서 사실상 그것을 배제한다 . 이에 비해 선정의 방식은 9 차제주를 통해 획득하는 선정의 궁극 곧 멸진정을 통해 궁극적인 열반을 선 취하고 , 이를 통해 세간적인 욕망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이 두 방식을 결합한 방식은 형식적으로는 9 차제주 혹은 그 중에서 마지막 두 선 정을 배제하는 형식을 갖고 있다 . 이 중 전자의 방식은 , 선정에 들어 그 선정 안의 여 러 요소를 관찰한 후 , 다음 단계의 선정으로 나아가 멸진정에서 최후의 벗어남을 얻 는다고 한다 . 후자는 9 차제주의 마지막 두 단계를 배제할 뿐 아니라 선정의 각 단계 에서 누의 멸진 곧 해탈이 가능하다고 한다 . 이 점에 근거할 때 전자는 신비주의자에 의한 통합 , 후자는 합리주의자에 의한 통합으로 보인다 . 여기서 서술한 여러 수행법의 원형적 형태 그 자체는 그 성립의 선후를 확정하기 는 어렵다 . 그러나 그것의 이론적 발전 과정은 분명히 성립의 선후가 있는 것으로 보 인다 . 텍스트상으로 남아있는 해탈도는 이러한 이론적 발전 과정의 산물이다 . 그리 고 그 이론적 발전의 추동력 중 하나는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의 심리적 개연성을 확 보하는 과정임을 확인하였다 . 주제어 선정 , 반야 , 쌍운전도 , 신비주의 , 합리주의 , 통합주의 I. 서 론 불교 수행도에서 선정과 반야는 상보적인가 , 혹은 상호 대립적이거나 심지 어 배타적인가 ? 불교 전통 교학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당연한 듯이 이 둘이 마치 새의 두 날개나 전차의 두 바퀴처럼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될 , 필수적이며 상보적인 관계라고 생각할 것이다 . 또한 많은 현대 학자들도 이 두 가지가 상 호보완적이며 조화로운 수행도를 이루고 있다고 간주한다 . 하지만 몇몇 현대의 불교학자들은 선정과 반야의 독립성이나 대립성 , 나아초기경전에 나타난 선정과 반야의 대립과 화해 3 가 배타성에 주목하기도 하였다 . 벨기에 출신의 불교학자이자 인도학자인 루이 드 라 발레 푸셍이 바로 여기에 주목한 최초이자 대표적인 학자이다 . 그는 1937 년에 출판한 기념비적 논문 「무실라와 나라다 : 열반의 길」 1) 에서 무실라와 나라 다로 형상화되는 반야와 선정 , 합리주의와 신비주의 , 부정적 - 지적 전통과 긍정 적 - 신비적 전통의 차이를 밝히고 그 발전 양상도 추적하였다 . 이어서 프라우발 너 2) 와 앙드레 바로 3) 또한 초기 경전에 나타나는 많은 불일치점을 지적하였다 . 슈미트하우젠 4) 과 페터 5) 는 각각 푸셍과 프라우발너를 출발점으로 삼아 초 기 경전에 나타나는 수행도의 불일치와 대립 , 모순 양상을 깊이 있게 보여주었 다 . 본고에서는 이 모든 연구들을 소개할 수는 없을 것이며 ,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 다만 본고는 슈미트하우젠의 연구를 기본으로 , 선정의 방식과 반야의 방식을 대표하는 수행도를 보여주는 경전과 , 나아가 그 양자를 조화롭게 통합 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경전을 유형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 또한 흔히 쌍운이라 고 불리는 선정과 반야의 결합된 방식의 수행이 북전 아비달마와 유가행파 문 헌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간략히 살펴 본다 . 이를 통해 다양한 불교 수행도의 독자적인 의의와 체계화 과정에 대한 작은 이해라도 제공할 수 있다면 , 본고의 소개가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다 . II. 초전법륜경에서 붓다의 정각 붓다의 정각과 관련하여 일부 역사적 사실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6) 인정되는 1) 드 라 발레 푸셍 2011. 2)Frauwallner 1953.; 이 중 초기불교와 자이나 부분이 번역되어 국내에 출판되어 있다 . 후라오봘르 너 1991. 3)Bareau 1963, 1970+1971. 4)Schmithausen, 1981. 5) 페터 2020(2009). 6) 물론 이것이 현재 전하는 초전법륜경의 설법 내용이 글자 그대로 붓다의 첫 설법이라는 것을 의 미하는 것은 아니다 . 초전법륜경에도 후대의 수많은 이론적 발전의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Next >